본격 작가를 위한 OS구축
일전에 '작가를 위한 키보드'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고백하자면, 오랫동안 나를 괴롭힌 것은 키보드 보다는 모니터였다.
사실, 작가를 위한 모니터 따위는 그다지 없다.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도 모니터를 팔 때 작가용이라고 붙이지 않는다. 기껏해야 사무용, 게임용, 엔터테인먼트(동영상에 적합하다는 뜻이다)용 등의 구분이 있다.
사실 작가 따위가 모니터에 고민할 틈이 있는가? 그러나 작가가 모니터에 대해 염려(?)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 작가는 하루종일 모니터만 들여다 보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실제로 나의 생활이 그렇다. 모니터 앞이 아니면 거의 일을 할 수가 없다.
그러니 어느 순간 하루 종일 모니터만 보고 있는 나를 위해 뭔가 하나쯤 사줘야 하지 않을까? 라는 건전한 생각(^^)을 하게 된건... 상당히 오래 전 일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작가용 모니터 따위는 존재하지 않고,, 문서작업에 적합한 모니터가 상당수 존재하지만,, "문서 최적!" 이라는 타이틀로 모니터를 파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결국 모니터를 써보지 않고서는 알기 힘들다.
나는 오랜시간 나에게 적합한 모니터에 대해 고민했는데.. 그건 당시 쓰고 있던 모니터가 워낙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나에게 많은 수익을 안겨준 모니터를 은퇴시켜야 했다. 그래서 나는 나를 도와줄 모니터를 갈구하게 되었다.
모니터에 조금 아는 분이라면, 알겠지만, 요즘 나오는 고가형 모니터는 대부분 게임에 최적화되어 있다. 이는 화려하고 끊김없이 동작을 보여주기에 적합하다. 그리고 오래 보고 있으면 과히 눈이 아플정도로 색이나 밝기가 야하다.
하루 종일 보아도 눈이 아프지 않는 모니터... 다행히 나보다 먼저 이런 고민을 한 기획자가 있었다. 그는 늘 내 OS환경을 안타까워했는데, 나중에 나에게 최신 노트북을 선물하기 까지하였다.
그는 HP가 최고라고 HP를 추천하였다. HP는 사실 전문가용 모니터를 생산하긴 하는데,, 국내에서는 대중적인 모델이 아니라 꽤 비싸다. 해외직구를 하면 싸게 구매가 가능하겠지만... 나는 한가하게 모니터 찾아 용산 거리를 헤메거나,, 해외 사이트를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며 보고있을 여유따윈 없었다.
나는 누구나 그러하듯이 컴퓨터를 살때 딸려온 삼성 모니터와 그밖에 잡다하게 기억나지 않는 모니터를 쓰고있었다. 그 이후엔 아치바, 아메리카 모니터와 심미안 등을 쓰고 있었다. 이들은 순전히 싸기 때문에 산 것이었고 다른 이유는 없었다.
나는 사실 LG모니터가 앞서 말한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래 보아도 눈부시지 않으면서 적정한 선명도를 제공하는 모니터 말이다.
LG가 답이다.
내가 가진 심미안은 전문가용 모니터로 색이 아주 선명했다. 그렇게 눈이 아프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LG는 어떤 모니터보다 눈이 덜 아프다. 이점을 작가는 사실 찬양해야 한다.
모니터를 잘모를 때, 나는 LG모니터 특유의 선명하지 않는 느낌이 싫었다. 사실 고가형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고,, 눈이 피로하지 않으면서도 선명했다. 둘다는 동시에 충족하는게 어려운데 LG는 그걸 해냈다. 그러나 내가 고가형 LG모니터를 살 돈이 있을리 만무했다.
그리고 앞서 나보다 먼저 모니터에 대해 고민한 기획자는 중요한 걸 알려주었다. 첫번째는 모니터는 브랜드보다 패널이 더 중요하다는 점과 논글래어 기능이 눈을 정말 편안하게 해준다는 것이었다.
ㅎㅎ 나는 그래서 아쉬운대로 한성 논글래어 32인치 모니터를 샀다. 32인치는 비싸지만 나처럼 한번에 십 여건의 문서와 인터넷 자료를 동시에 참고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여러 창을 띄우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로 한성 논글래어 모니터는 정말 나에게는 뽀뽀해주고 싶을 만큼 좋은 선택이었다.
그동안 썼던 모니터가 모두 눈아프게 보일 지경이었다.
그렇다 작가들이여, 눈을 아낀다면 할부로 한성 논글래어 패널 모니터를 사라!!
정말 하루 20시간이 다되도록 모니터만 보고 있고,, 모니터만 보느라 밤낮이 바뀌는 줄도 모른다면,,, 논글래어 패널이 정말 중요하다. 색구현률 따윈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것이다. hz가 높거나, 선명도 따위도 작가보다는 적을 빨리 발견하기 위한 게이머용 기능인 경우가 많다.
작가에게는 플리커 프리도 소중한 기능이다. 플리커 프리 모니터는 오래보고 있어도 신경질이 덜 나는 점이 있다. 그치만 당장 눈으로 확인되는 기능은 아니다. 그외 여러 시력보호 기능이 새로 산 모니터에는 있었는데... 모두 다 나에게 필요한 기능이었다.
그러나 작가인 나는 안타깝게도 사무실을 이리 저리 옮겨야 할 일이 여러번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한성 모니터는 기스가 나고 말았다 ㅜ ㅜ (이 글을 쓰면서도 짜증이 난다.)
때마침 나는 델 모니터를 우연히 써보게 되었는데... 사실 델 모델의 대부분은 논글래어 기능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 논글래어가 없는 것은 특수 기능이 있는 모니터다.
나는 내가 찾던 모니터가 바로 델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델은 여러번의 이사를 견딜만큼 튼튼하고, 쓸데없이 눈 아프거나 화려하지 않다. 그리고 가격은 사실 싸진 않다. 그러나 델은 중고가격이 보장된다. 가난한 작가들이 3년쯤 쓰다가 팔아도 크게 손해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작가에게 필요한 모니터기능은 사실 '돼'와 '되'와 '돠' 가 또렸히 구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작가는 점하나에 정말 예민하기 때문이다. 였과 엇과 엿을 선명하게 구분하기 위해 모니터 앞으로 고개를 숙여야 하는 날이 얼마나 많았던가? 정말 오타 하나에 신경이 곤두서는게 작가 아닌가?
세상에서 작가가 제일 듣기 싫은 말이 "맞춤법에 신경좀 써 주세요." "이거 오타 아닌가요?" 등이다.
델은 모니터 앞에 코를 닿지 않아도 멀리서 이런 획 하나하나가 다 잘보였다.
작가들이여,,, 원고료를 아껴모아서...델을 사라... 그리고 절대 한번 보고 모니터를 고르지 마라... 나처럼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의 충고에 귀를 기울일 지어다... 절대 모니터 밝기를 모니터 성능과 햇갈리지 마라... 스피커는 반드시 소리를 크게 해보고 사고,, 모니터는 밝기가 어두울 때도 선명해야 한다.
PC방 모니터와 작가를 위한 모니터는 다르기 때문이다.
이글을 늦은 시간까지 작품을 위해 씨름하고 있을 모든 글작가에게 바친다.
p.s 벤큐 모니터가 눈이 안아프면서도 내구성이 좋다는 얘길 들었지만,, 나는 아쉽게도 써보진 못했다.
p.s 2 호응이 좋으면 작가를 위한 마우스에 대해서도 써보겠다. 물론 언제 쓸지는 모르겠다. 정말 정말 일이 넘쳐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