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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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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아나 Nov 04. 2017

가을 전사자 1/5

가을이 오면 사망자가 폭증했다. 미혼들이 특히 많이 죽었다. 기혼들도 자주 죽었다. 사춘기가 오면 발병이 시작되었다. 지나치게 치명적이었다. 길거리에 젊은 사람들을 보기 힘들어 졌다. 늙은 사람은 더 보기 힘들어 졌다. 

누구도 안 걸린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 수많은 과학자가 매달려 연구했지만 특별한 처방은 나오지 않았다.


질병의 이름은 최초발견자와 최초사망자의 이름을 따서 '아나사이판틱 네로만 히미로카시 증후군'이라는 어려운 이름으로 불렸다.

다른 사람들은 다른 이름으로 불었는데, 이름이 뭐건 상관 없었다.

원인은 '외로움'이었다. 그리고 외로움이 느껴진지 2~3일 이내에 발병자는 숨이 가빠지고, 길을 가다가 일을 하다가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다가 문득 쓰러져 죽었다.


가장 확실하게 안걸리는 방법은 외롭지 않는 것이었다. 그외 김치를 하루 10회 이상 먹으면 안걸린다건지, 치자나무를 집과 일터에 두르면 안걸린다든지... 은행잎이 함유된 건강식품을 자주 먹으면 걸려도 잘 죽지 않는다던지... 외롭다 싶으면 재빨리 지나가는 여자(혹은 남자)에게 키스를 하면 살 수 있다든지 하는 모든 민간요법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마디로 외로우면 죽는 병이다.

그러나 누구도 살면서 한번도 외롭지 않는 경우는 없었고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방법 따윈 알려진 바 없고

알려진 모든 약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외롭지 않기 위해 모두 혈안이 되었다.





2부에 이어서...

(반아나의 1분 소설이 다시 시작됩니다... 기다려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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