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아나 Mar 18. 2018

북한과 미국의 이해타산

나는 트럼프가 북한에 대한 강력한 발언을 이어갈 때도, 미국은 북한을 폭격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제기해왔다.

그 이유는 미국은 순전히 자본주의 논리로 돌아가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오늘 동아일보 기사에서도 나왔지만, 미국이 북한을 침공하려면 최소 1000억 달러가 필요하다 이건 북한이 핵 보유하기 전에 계산이니, 북한이 핵탄두와 투발체를 수십에서 수백기를 보유한 현 상황에서는 몇 배의 전비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http://shindonga.donga.com/3/all/13/1254727/1)


미국이 해마다 국방비로 천조 이상을 쓴다고 해서 천조국이지만, 이건 미국에 매우 부담되는 비용이다. 1000억달러가 없어서가 아니라, ip= op 의 법칙에 따라 투자한 만큼 얻을게 없기 때문이다. 미국 최대의 로비단체가 군산복합체라지만, 이라크 침공 때와 달리 다국적 석유기업이나 민간기업들이 전쟁으로 인해 추구할 만한 이익이 없다. 반면 북한을 침공했다가 일본 한국 등의 우방의 반감을 얻게 되고, 잘못 발을 헛딧어 중국과 러시아에게 군사적 한계를 노출하면 미국은 대망신 당할 수 있다.

또한 미국의 군사력은 중동과 유럽에 더욱 집중되어 있다. 자칫 중동과 유럽 등지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고, 초전에 전쟁을 마치지 못하면, 북한은 미국의 계륵이 될 수 있다. 전쟁에 이기지도 못하는데 전비만 무한정 들어가는 상황이다.

또한 공군과 해군에 비해 육군이 약한 미국으로서는 한국군의 절대적인 지지없이 단독으로 북한을 선제공격하기가 심히 부담스럽다. 미국이 바라는 것처럼 항공모함 몇대 동원에서 북한을 코피 터트리면 북한이 넙죽 '죄송합니다. 형님' 하는 그림이 나오기 힘들다. 북한은 반격할 것이고 반드시 지상군이 대대적으로 투입되어야 하는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 뻔하다.

그리고 최악의 시나리오인 중국과 러시아가 참전하는 3차세계대전으로 확전 될 경우 미국은 명분없이 치르는 희생에 대해 자국 내로 부정적인 여론이 커질 것이 뻔하므로 국회에서 조기 종전을 압박받게 되고 미국이 중국에게 21세기 주도권을 내주는 진정한 최악이 올 수도 있다.


이런 수많은 악재를 아무리 트럼프라하더라도 감내하기 힘들다. 미국 군부와 정보부에서도 트럼프의 강경노선을 거부하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반면 미국이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으면 어떤 이익이 있을까?


북한의 이익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고, 미국의 경우 달러 경제로 북한을 편입할 수 있다. 미국 달러는 최근 약세로 북한의 무역량이 대단하지 않을 테지만, 북한이 달러로 무역하는 나라로 편입되었을 때 미국 경제에 의미하는 바는 크다.

최상의 시나리오로서 북한이 미군 주둔을 허용하게 된다면 중국에 빅엿을 먹일 수 있다. 또한 북한 영토를 거대한 항공모함으로 쓸 수 있다. 북한에 미군기지를 설치하면 공중급유 없이 중국을 폭격할 수 있다. 이건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트럼프는 자국 내 나쁜 여론을 불식하고, 미국의 악동에서 외교 영웅으로 이미지 세탁된다.


한마디로 실리적으로 북한을 폭격하는 것보다 북한과 수교하고 맥도널드 평양지점을 허용하는 게 훨씬 이익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점을 확실히 꿰뚫어 본 것 같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협상은 어떤 양상을 보일까?

북한과 미국의 실상을 다 아는 전문가라면 좋겠지지만, 그간에 드러난 전략적 관행을 되짚어볼 수는 있다.


북한은 중국식 협상의 대가다. 여기서 말하는 중국식 협상술이란 손자병법에 기초한 협상술을 말한다. 이는 다분히 노자의 영향을 받은 방식으로 협상의 막바지에 자신의 의중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절대 초전에는 자신의 패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노출하지 않는다.

미국식 협상도 자신의 패를 먼저 보여주지 않는 것은 동일하지만, 상호이익의 존중을 통해 협상을 펼쳐가는 양상은 사뭇 다르다. 허브코엔의 협상의 법칙 등을 보면 미국스타일의 협상 전략이 잘 나와있다.


그런데 전략의 요체는 사실 어떤 방식을 추구하는 것보다는 남들이 예측하지 못하는 한방을 터트리는 데 있다. 그런면에서 이번 트럼프와 김정은이 보여준 스타일은 한방이 아니라 여러 방을 터트렸다.

트럼프와 김정은 모두 자신의 속내를 10분도 안돼서 꺼내보인 것이다. 한마디로 초장에 자신의 비장의 카드를 오픈해버렸다. 그 카드가 무엇이었는지는 아직 완전히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


짐작을 해보면

북한은 보유한 핵탄두를 미국에 쏘기보다는, 미국에 팔려고 할 것이다. 북한이 필요한 것은 경제이기 때문이다.

(핵탄두는 매우 비싸게 거래될 수 있다. 북핵 포기를 대가로 절대 북한은 봄맞이 세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은 북한을 침공해봐야 경제적으로 얻는 게 적다. 따라서 미국이 필요한 명분과 체면을 얻으면 된다. 거기에다가 실리까지 얻으면 더욱 좋다. 따라서 북한은 아마도 미국의 외교적 성과를 대가로 제시했을 것이다. 


어차피 북핵의 포기는 양측다 서로를 믿을 수 없다. 북핵포기로 양측이 서로를 불신하게 된 역사가 한두번이 아니다. 6자 회담이 불발되고 폐기된 게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은 아마도 미국이 거절할 수 없는 카드를 던졌을 것이다. 군사협정을 맺자고 했을 수도 있고, 외교적 또는 경제적 실속을 보장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게 트럼프 정부에 이익이 될지, 그래서 역사적인 북미 회담이 성공하게 될지는 정말 예측하기 힘들다.


확실한 것은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하수는 싸우고 이기고 고수는 싸우지 않고 이긴다'는 명제를 얻는데 성공한 사람은 문재인이라는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은 크게 실패하기 힘든 여건이고, 그 이후에 북미 정상회담이 실패해도 남한은 잃는 게 적다. 성공하면 총알 한발 들이지 않고 많은 것을 얻는다.


반아나는 조만간 북한 갈 준비나 해야겠다. 4월과 5월의 정상회담이 순탄하게 진행돼서 북한에서 남한의 기술과 자본이 투입된 공장이 돌아가는 모습을 그려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