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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en Mar 04. 2024

[Design] 어떻게 학습시킬 것인가?

교수기법 결정

우리는 지금 교육과정 개발의 두 번째 단계인 Design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중입니다. 혹시 길을 잃지는 않으셨지요?


앞서 교육목표 기술과 학습 콘텐츠 선정 방법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이제는 어떻게 학습시킬 것인가 즉, 교수기법에 대해서 살펴볼 차례입니다. 여기에서 잠깐 질문을 드려볼게요. 요리를 할 때 보통 어떤 방식으로 하시나요? 저의 경우 냉장고에 어떤 재료가 있는지 살펴보고 나서 메뉴를 정합니다. 부족한 재료가 있으면 나가서 바로 사 오고요. 조리법(구울지 볶을지 튀길지....)을 결정한 다음에 거기에 맞는 재료를 구하지는 않습니다. 교육과정 개발도 마찬가지에요. 학습 콘텐츠가 먼저 결정된 후에 교수기법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순서입니다.


순서를 거꾸로 하면 어떻게 되냐고요? 그래도 큰 이슈 없이 교육과정을 개발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운이 없으면 수습불가한 문제가 발생될 뿐이지요. 실제 모 공공기관의 담당자가 이미 개발완료해서 운영한 교육과정에 이슈가 발생해서 전문가들에게 SOS를 친 적이 있었는데요, 담당자의 설명과 이슈를 통해 확인된 문제점은 바로 교수기법이 (윗 분의 지시에 따라) 먼저 정해져 있었다는 점, 그리고 콘텐츠 선정 시 해당  교수기법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런 일이 흔하지 않을 것 같지요? 제 경험으로 봐서는 생각보다 흔합니다. 특히 HRD에 전문성이 부족한 분들이 리더 자리에 있을 때 이런 일이 종종 벌어집니다.


1. 교수기법의 결정


학습 콘텐츠가 선정되었으면 교육과정 전체의 교육 방법, 즉 교수기법에 대한 방향을 결정합니다. 이 때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목표 달성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언급되었지만 지식의 이해 수준이라면 강의, 기술 습득이나 행동 변화가 목표라면 강의뿐 아니라 실습이나 토론 등의 교수기법이 활용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아래 그림을 보시면 바로 이해가 될 겁니다.


<교육목표에 따른 교수기법과 평가방법의 결정>


교수기법이 교육목표 달성에 가장 효과적인지를 고려할 때에는 콘텐츠의 특성과 더불어 Analysis  단계에서 확인된 수강생 특성이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개발하고자 하는 교육과정의 주제와 관련된 수강생들의 특성을 찾아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는 연령, 성별, 직급 등과 같은 인사기록 상의 정보가 필요할 있고요, 직무교육이라면 해당 직무 수행 기간, 해당 직무를 담당하기 수행 업무, 직무와 관련된 과제나 고민, 필요역량의 보유 수준 등도 참고가 됩니다. 공통교육이나 필요수교육이라면 주제에 대한 관심도에 대한 것을 확인할 필요도 있습니다.


2. 교수기법의 종류


교육과정을 개발할 때 가장 많이 활용되는 교수기법이 무엇일까요? 통게적으로 조사해 본 적은 없지만 강의식과 참여식(토론, 실습 등)이 아닐까 합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학교 교육을 통해 경험한 교수기법이다 보니 익숙할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 HRD 전문성이 있거나 없거나 가장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교수기법이 강의식 혹은 참여식 교수기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① 강의식 교수기법 & 참여식 교수기법


강의식 교수기법은 대체로 일방향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진행되고 지식을 주입식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학습의 주도권이 강사에게 있습니다. 반면 참여식 교수기법은 학습의 주도권이 수강생들에게 기울어지는 방식입니다. 실습이나 토론 등이 이에 속하지요. 강사의 입장에서 보면 참여식 교육기법으로 교육과정이 설계되어 있을 경우 일부 강의도 해야 하지만 Facilitating, 즉 촉진활동을 해야 합니다. 가끔 참여식 교육을 하면 세상 편해서 좋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아마도 수강생들이 실습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본인의 휴식시간으로 생각하시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잘못된 생각이지요. 강사는 수강생들이 실습이나 토론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가는지를 충분히 관찰할 필요가 있고 필요하면 도움도 주어야 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쳤을 때 수강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촌철살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고요.


② 문제해결 중심 교수기법


HRD를 공부하다 보면 "0000 Learning"이라는 말을 아주 많이 듣고 보게 됩니다. 대부분이 교수기법이기는 하지만 교수기법이 아닌 경우도 있고요, 교수기법이라 하더라도 그 정교함의 정도는 다 다릅니다. 나름대로 검증된 프로세스를 가진 정교한 교수기법이 있는가 하면 특별한 프로세스 없이 개념만 있는 교수기법도 "00 Learning"이라고 불리워 집니다. 교육업무 초보들에게는 이런 것들이 혼란을 주는 것 같더군요. 이 글에서는 비교적 정교한 프로세스를 가진 두 가지 교수기법을 간단하게나마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주 간단한 소개니까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추가학습을 하시기 바랍니다.


Problem Based Learning(PBL)

실제 세상의 비구조화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수강생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이끌어 가는 교수기법입니다.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주요 콘텐츠에 대한 학습과 더불어 문제해결 능력, 협업능력, 자기 주도성 등을 개발하고자 할 경우 활용될 수 있어요. 수강생들은 실제 상황에서 접할 법한 가상의 문제상황을 자신의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을 하게 되는데, 이때 강사는 문제상황 외에도 Mission(해결해야 할 과제), Product(수행 결과물)과 Performance(결과물에 포함되어야 할 내용이나 조건) 등을 제시하고 필요할 때에만 수강생들에게 최소한의 도움을 줍니다.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입장에서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이 "문제상황"의 개발인데요 이를 위해 현장을 인터뷰하기도 하고 시나리오 작가와 협업하기도 해요. 참고로 PBL은 주로 의학 및 의료 교육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활발히 채택되고 있습니다.


Action Learning

수강생들이 실제 업무과제를 가지고 교육에 참가하여 전문가(강사)의 도움을 받아 학습하면서 업무과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교수기법입니다. 조직 내 문제 해결 능력을 강화하고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촉진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로 인정받고 있지요. 또한, 개인의 리더십 역량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도 효과적으로 활용됩니다. 학습과 현업 문제해결을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단일회차로 운영되기는 어렵고 교육장과 현업을 왔다 갔다 하는 복수회차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운영로드가 걸립니다. 수강생들의 참여와 자기주도학습 방식으로 학습이 진행된다는 점에서는 Problem Based Learning과 비슷하지만 "가상의 문제상황"이 아니라 "실제 자신의 과제"를 활용해서 학습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제 경험으로 보면 수강생 분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방식인데요 경영자 분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보이는 교수기법이에요. 그 이유는 설명 안드려도 아시겠지요? (^^)



3. 교수기법도 프로세스


Problem Based Learning이라고 하면 HRD 하시는 분들조차도 그냥 “문제 주고 풀라고 하는 학습”이라고 말하기도 해요. Action Learning의 경우에도 "Action"이라는 단어 때문인지 ”행동이나 활동을 많이 시키는 학습”이라고 막연히 이해하기도 하고요. 정말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지요. 단순히 이해만 잘못하고 있다면 그나마 다행인데 근본 없이(?) 교육과정을 설계해 놓고 Problem Based Leaning 기법을 썼다, Action Learning이다라며 홍보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더군요. Problem Based Learning이나 Action Learning과 같이 정교한 프로세스가 있는 교수기법은 어느 정도 정통 프로세스를 따르면서 설계했을 때 그 기법을 활용했다는 말을 해야 하는데 그냥 "있어 보이려고" "00 learning"으로 설계했다고 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교수기법에 한 공부를 하지 않은 채 일을 하다 보면 우리가 하는 일의 본질을 흐려놓기 쉽습니다. 무엇보다도 걱정이 되는 것은 프로세스를 제대로 따르지 않고 설계한 교육과정이 효과가 없었을 때 "그 기법 별로 효과도 없더라" 하면서 기법 탓을 한다는 거에요. HRD는 응용학문이기 때문에 항상 현장에서 살아 숨 쉬고 변화합니다. 정리된 이론보다는 현장의 Best Practice가 훨씬 더 빛이 나는 분야이기도 해요. 다만 그런 현장중심  인식이 본의 아니게 "선 무당"을 양산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본인 비전이 HRD이신 분이라면 Problem Based Learning이든 Action Learning이든 또 다른 기법이든 한번이라도 업무에 활용해 보시는 것이 경력개발에 도움이 됩니다. 혼자 적용해 보기 어려우면 (회사 돈으로) 외부 전문가를 자문역으로 활용하면서 협업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니면 HRD 컨설팅펌에 교육과정 개발을 할 때  이런 교수기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업체와 협의하여 간접적으로 배우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참고] 교수기법과 교육방법

편의상 저는 교수기법과 교육방법이라는 용어를 구분해서 사용합니다. 교수기법은 위에서 설명드린 기법들처럼 전체 교육과정을 지배하는 교육방법이자 방향성이고요, 세부적인 학습 콘텐츠에 대응되는 작은 단위의 학습활동은 교육방법으로 구분하고 있어요. (예 : 설명, 퀴즈, 시범, 팀토론, 발표, 피드백, 사례연구, 동영상 등) 강의의 경우에는 교육방법이 곧 교수기법이 될 수 있고요, 강의와 참여식 교수기법이 혼합된 교육과정의 경우에는 "이 교육과정은 강의 60%, 참여식 학습 40%의 비중으로 설계했습니다"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문제해결 교수기법을 활용한 경우에는 "이 교육과정은 Problem Based Learning 방식으로 개발되었고 On/Off가 혼합된 Blended Learning입니다"와 같은 방식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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