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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en Apr 16. 2024

[Design] 설계한 내용을 문서로 정리하기

생각의 정리, 소통, 기록

Design의 결과물은 대부분 문서로 정리되어 나오게 됩니다. 집을 지을 때 땅 파고 벽돌 쌓기 전에 "설계도"부터 만드는 것처럼요. 설계도 없이 개발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교육과정 개발의 지향점과 중심이 사라지기 때문에 혼란이 야기될 수 있고, 그 결과 한번에 끝낼 수 있는 일을 여러번 재작업을 해야 하는 몹시 귀찮고 짜증나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주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paper work이 많아서 힘들다라던가 업무 효율화를 위해 보고는 One Page로 한다는 이야기였어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일했던 동료나 후배들 중 몇몇은 문서 만드는 것을 쓸데없는 일처럼 생각하는 각하고 있는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문서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우선 문서를 작성하다 보면 머릿속에서 제멋대로 날아다니는 생각들이 조금씩 정리가 되는 효과가 있어요. 또 문서를 만드는 것은 "소통"을 위해 중요해요. 내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의견을 듣기 위해서 필요합니다. 그런데요, 이 두 가지만 생각한다면 문서 대신 "말"로 해도 대체가 가능해요. 마지막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바로 기록을 남겨야 다른 사람들이 참고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문서로 남아 있는 기록이 없다면 업무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맨땅에 헤딩"해야 하는 일이 생기기 쉬워요. 조직 내에 업무 노하우가 축적되고 시간 낭비를 방지하려면 지금 당장은 좀 귀찮더라도 문서를 잘 작성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설계 관련 문서에 어떤 종류가 있고 어떻게 작성하면 좋을지 살펴보겠습니다. 내 후배가 내가 담당하던 교육과정을 물려 받아서 담당하게 될 경우 가장 많이 들여다보면서 공부할 문서들이 될 거에요.


1. Course Profile(과정개요서)


교육과정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담은 문서가 Course Profile(과정개요서)입니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 이 교육과정은 이런 과정입니다..라고 소개할 때 활용할 수 있는 1~2페이지 정도의 자료이고요 교육과정을 개발한다고 하면 당연히 작성해야 하는 문서이기도 합니다. 보통 아래와 같은 항목들이 포함됩니다.


1) 교육목적 : 이 교육을 왜 하는가?(조직을 주어로 놓고 "~~를 위함"과 같은 형태로 기술)

2) 교육목표 : 이 교육은 무엇을 어느 수준까지 가르치는 교육인가? (수강생을 주어로 놓고 "~~를 할 수 있다"와 같은 형태로 기술)

3) 주요 대상자 : 어떤 사람들이 이 교육을 수강해야 하는가? (Target Audience)

4) 주요 교육내용 : 주로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5) 교육방법 : 주로 어떤 방법으로 교육이 진행되는가? (강의? 실습? 토론?)

6) 운영방법 : 교육일정, 기간, 복장, 사전학습 유무 등

7) 기타 : 특이점, 교육비 등


Course Profile에 포함되는 항목과 나열순서는 HRD 관련 문서를 작성할 때 아주아주 많이 활용되는 Frame입니다. 인터뷰 질문을 할 때도 위와 같은 항목으로 나누어서 질문을 개발하면 보다 쉽게 질문지를 만들 수 있고 교육실시 결과보고서를 작성 때에도 이 Frame으로 분석하면 빈틈 없고 논리적인 문서로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항목의 나열순서는 실제 일을 하는 순서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머릿속에 각인시킬 필요가 있어요. 유의할 것은 내용과 방법의 결정순서인데요 교육과정을 개발할 때 "내용"을 먼저 결정하고 그 다음에 그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최적의 교수기법을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또 안전합니다. 안전하다는 것은 또 무슨 뜻일까 의아하신가요?  


방법부터 결정하고 내용을 결정하는 바람에 문제가 발생한 사례를 하나 소개할게요. 제가 아는 모 공공기관의 사례입니다. 담당자 말에 따르면 처음부터 교육방법은 "멘토링" 방식으로 정해져 있어서 콘텐츠만 도출해서 교육과정을 개발했다고 하더군요. 그 결과 운영 상에 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수강생들이 강의로 진행된 첫 세션에만 참석하고 이후 3회에 걸쳐서 진행된 멘토링 세션에는 거의 참석을 안해서 운영자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는 것입니다.  그 교육과정의 콘텐츠는 하루 정도 "교육"을 받으면 충분한 콘텐츠였는데 멘토링 세션을 억지로 뒤에 붙여놨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이지요.


참고로 Course Profile은 교육과정 개발의 Design 단계에서만 만드는 문서는 아닙니다. 교육체계 개발을 하면서 만드는 교육체계도 안에 배치된 교육과정들에 대해서도 Course Profile이 나와야 교육체계 개발이 완료된 것이라고 있어요. 교육체계 개발은 외부 HRD 컨설팅펌에 외주를 주는 경우가 많은데요, 마지막 보고서에는 교육체계도와 함께 개별 교육과정에 대한 Course Profile이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교육체계 개발을 아웃소싱할 때 꼭 체크하세요.


2. Course Design(과정 설계안)


Course Profile을 기반으로 조금 더 상세하게 내용을 풀어서 쓴 것이 Course Design입니다. Course Profile이 개발하는 모든 교육과정에서 반드시 작성해야 할 기본 문서라면 Course Design은 교육과정이 짧거나 단순한 경우에는 굳이 작성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지만 교육시간이 8시간(하루) 이상이라면 작성하는 것이 좋아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문서를 만들다 보면 생각의 정리에도 도움 되고 이해관계자와의 소통(보고)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 실제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수강생들에게 교육과정을 소개할 때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어요.


보통 아래와 같은 양식을 활용해서 작성합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잘 정리하면 전체 교육과정의 논리적 흐름을 엿볼 수 있고 이 교육과정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잘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몽글몽글하게나마 교육과정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떠오르기도 해요. 그래서 소통에 도움이 되는 것이기도 하고요.


<Course Design 양식 예시>



3. Module Design(과정 상세 설계안)


Course Design에 포함되어 있는 각 Module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보다 상세하게 정리한 문서입니다.

대략 20~30분 정도의 시간 단위로 쪼개서 내용을 작성해요. 여기까지만 설계안을 작성한다면 정말 교육과정 개발을 꼼꼼히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문서를 통해 머릿속에서 뿌옇게 떠오르던 교육과정의 이미지가 선명해지기 시작한다면 잘 작성한 설계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Module Design 양식 예시>


4. Lesson Plan(수업 계획안)


Lesson Plan은 가장 상세한 교육과정 설계안입니다. 대략 5분~10분 정도의 시간 단위로 쪼개서 교육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계획하는 문서입니다. Module Design(과정 상세 설계안)까지는 교육담당자가 작성하는 경우가 많지만 Lesson Plan은 SME(내용전문가), 강사가 작성합니다. (교육담당자가 작성하더라도 SME의 입장에서 작성)


보통 단일 교육과정을 여러 차수 혹은 여러 반으로 구분해서 운영하는 경우, 즉 진행방식 표준화되어야 할 경우 활용합니다. 강사양성과정 등을 통해 각 반별 강사에게 숙지하도록 해서 차수별, 반별 최대한 내용과 진행방법이 비슷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도구라고 할 수 있어요. 또, 하나의 교육과정을 여러 명의 SME(내용전문가)가 협업해서 개발하는 경우에도 활용되는데, 과목별 중복과 누락을 피하는데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Lesson Plan 양식 예시>




[용어의 개념이 다르면?]

경험담을 하나 소개할게요. 컨설팅을 의뢰한 고객사의 담당자가 1주일 정도의 시간을 주면서 "Course Profile"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간단한 문서인데 시간을 참 많이 준다고 생각했지요. 1주일 뒤에 Course Profile을 보냈는데 담당자가 당황한 목소리로 연락이 왔어요. 본인이 원한 건 이게 아니라고요. 이야기를 나눠 보니 Module Design 정도로 상세한 내용이 담긴 문서를 원한 것이었습니다. 용어에 대한 개념이 서로 달랐던 것이지요. 경험담에서 알 수 있듯이 조직 내 HRD 담당자가 외부 HRD 컨설팅펌과 협업할 경우 용어에 대한 개념 차이로 인해 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간단합니다. 원하는 아웃풋 이미지를 실제 예시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참고로 Course Profile은 제가 위에서 소개한 개념이 맞는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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