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고통
발들이 밟고 지나가
발들이 여러 번 밟고 지나가
그럴 때마다
입은 더 커져 더 큰 소리가 나고
머리는 뒤로 젖혀져 휘청거리고
나풀거리는 팔과
힘없이 떨어지는 다리
“너무나도 아프네”
이어지는 고통
이 시는 반복되는 폭력과 억압 속에서 반응하는 고통의 순간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발들의 밟고 가는 고통은 몸과 마음에 그대로 전달이 되지요.
“발들이 여러 번 밟고 지나가 그럴 때마다”
발들이 지나갑니다. 발들, 즉 소수가 아닌 다수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여러 번이라는 말은 우연이나 한 번의 실수가 아닌 고통이 누적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입은 더 커져 더 큰 소리가 나고”
밟힐수록 입과 소리는 커져만 갑니다. 통제할 수 없는 비명이자 의지와 달리 소리는 자꾸만 새어나갑니다.
“머리는 뒤로 젖혀져 휘청거리고”
받은 고통으로 인해 몸의 균형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아직 버티고는 있지만, 언제든 쓰러질 수 있지요.
“나풀거리는 팔과 힘없이 떨어지는 다리”
머리와 달리 팔과 다리는 이미 기능상실. 저항하거나 움직일 수 없고 바람에 흔들리듯 나풀거리고 떨어집니다. 화자는 더 이상 능동적인 주체가 아니라, 외부 힘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장면입니다.
“너무나도 아프네”
마지막 구절은 설명도, 은유도 없습니다. 그저 사실 하나가 덩그러니.
화자는 마지막까지 화려하게 고통을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담담하게 말하기에 고통의 진짜 무게를 가늠하게 하죠.
살아가며 겪게 되는 수많은 통증을 우리 또한 작품 속화자처럼 아프고 지치지만 계속 살아가야 하기에 덤덤하게 표현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