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반갑지 않아
인사하는 태풍
인사하는 태풍
하지만 나는 반갑지 않아
나를 집어삼킬 듯한 태풍
이 존재가 어서 사라졌으면 해
사람이 반가운 태풍
더 다가가고 싶지
더 가까워지고 싶은 태풍
그런데 사람은 계속 멀어져
나는 반갑지 않아
이 시는 강렬한 감정과 달리 어긋나는 감정을 대조하며 보여줍니다. 위협적인 태풍은 사람에게 다가오고 싶어 하지요. 그렇지만 사람은 이내 더 놀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인사하는 태풍 하지만 나는 그리 반갑지는 않아”
인사를 하는 태풍의 표정은 다소 낯서게 다가옵니다. 그 인사를 받는 화자는 인사를 반기지 않지요. 이미 여기서 상대의 호의와 화자의 감정이 어긋나 있음이 드러납니다.
“나를 집어삼킬 듯한 태풍”
태풍은 강하고, 거대하며 통제할 수 없습니다. 이 모습은 단순한 물리적 위협을 넘어, 화자는 심리적 두려움을 느낍니다. 호의로 다가오지만 상대가 가까워질수록 위협을 느끼는 아이러니함이 공존하는 구절입니다.
“이 존재가 어서 사라졌으면 해”
화자의 마음은 분명합니다. 이 관계, 이 감정, 그리고 이 접근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도망치고 싶다는 회피의 욕구가 솔직하게 드러납니다.
“사람이 반가운 태풍 더 다가가고 싶지”
그렇지만 태풍은 화자에게 다가가려 합니다. 태풍의 호의가 화자에게는 공포가 되는 상황입니다.
“더 가까워지고 싶은 태풍 그런데 사람은 계속 멀어져”
마지막 구절에서 관계의 비대칭이 완전히 드러납니다. 다가가고 싶은 존재와 벗어나고 싶은 존재간의 마음의 간극.
사랑과 관심이 반드시 환영받는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상황이나 대상에 따라 상대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기도 하지요. 좋은 의도라도, 혹여 모르더라도 그건 재앙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