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니?》

《어떻게 살아가고 있니?》

by 오은영


《어떠니?》

자유롭게 태어나
줄에 감겨 자라났지

창문에 나를 바라보는 눈들은
나를 궁금해하고

“자유롭게 태어나는 건
어떤 기분이니?”

말하고 싶고, 그리워.

“매달려 자라는 건
어떤 기분이니?”

말하고 싶지 않고,
힘들어.

《어떻게 살아가고 있니?》

이 시는 자유롭게 태어난 존재가 결국 줄에 감겨 자라나는 삶을 그린 작품입니다. 태어날 때는 자유로웠으나, 자라오면서 하나둘씩 얽히고 매이게 되며 결국 매달려야 하는 현실에 맞닥뜨리게 되는 대비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자유롭게 태어난 꽃은 순수한 시작, 가능성, 그리고 얽히지 않은 본래의 상태를 상징합니다. 하지만 이어지는 문장에서 그 자유는 오래 유지되지 못합니다.

“줄에 감겨 자라났지.” 줄에 감긴 꽃은 자연스럽게 환경의 제한을 받습니다. 줄은 책임, 타인의 기대, 그리고 삶이 가져오는 무게를 상징합니다. 즉 자유롭게 시작했더라도, 자라나는 과정에서 꽃은 이미 어딘가에 붙들리고 얽혀버리고 만 것입니다.

창문 너머의 눈동자들은 단 한 번도 자유로웠던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꽃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자유롭게 태어나는 건 어떤 기분이니?” 이에 꽃은 조용히 답하죠. “말하고 싶고, 그리워.” 꽃은 자유로웠던 그 시절을 떠올리고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눈동자들은 지금까지 창문 너머의 세상을 나가지 못했기에 이번에는 질문을 뒤집어 다시 꽃에게 묻습니다. “매달려 자라는 건 어떤 기분이니?”라고 말이죠. 이 질문은 꽃에게 많이 아플 것입니다. 줄에 매여 자라는 자신의 ‘현재’를 정확히 짚어냈기 때문이죠

이에 꽃은 결국 솔직히 말합니다. “말하고 싶지 않고, 힘들어.” 이 한 줄에서 꽃의 두 마음이 선명하게 대비됩니다. 자유를 그리워하는 마음과 현실의 고통을 숨기고 싶은 마음.

시절이, 상황이, 환경이, 혹은 단지 개인의 마음이 여러 가지를 얽히게 만들곤 합니다. 그 모든 것이 과연 개인의 의지였을까요? 혹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걸까요? 그 연유는 명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꽃은 조용히 말합니다. 우리는 자유롭게 태어났지만 자라며 얽히는 것 또한 삶의 일부가 되고 그리고 그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비로소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고 말이죠.

꽃의 고백은 결국 우리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여전히 자유를 그리워하고, 언젠가 다시 피어날 순간을 기다리며 오늘도 조용히 자신의 줄을 견뎌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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