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영어
내 아이에게
조기 영어교육을 시켜야 할까요?
조기교육: 학령에 도달하지 않은 아동에게 일정한 커리큘럼에 따라 실시하는 교육. 대체로 만 4∼5세 아동을 대상으로 유아의 지적 잠재력을 조기에 개발하거나 훈련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고민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글로벌 시대, 내 아이의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조기 영어교육을 시켜야 할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합니다. 하나씩 살펴보고 필자의 의견을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언어는 빨리 배울수록 좋다.
조기 영어교육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언어는 빨리 배울수록 좋다는 연구결과를 근거로 내세우곤 합니다. 맞습니다. 기본적으로 나이가 어릴수록 '언어'를 습득하는 능력은 뛰어난 것이 사실입니다. 마치 스펀지가 물을 쭉쭉 빨아들이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에는 전제가 깔려 있어야 합니다. '모국어' 이거나, '그 언어를 사용하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대한민국에서 영어를 조기교육 시키는 것이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영어는 우리 아이들의 모국어가 아니며, 즉슨 가정에서나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에서 자연스럽게 영어가 들리는 환경이 조성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점이 영어유치원이라는 교육업체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인데, 엄밀히 말하면 영어유치원 또한 자연스럽게 영어가 들리는 환경을 아이들에게 제공할 수는 없습니다.
글로벌 시대에 영어는 필수이다.
인터넷과 IT의 급격한 발전으로 전 세계는 사실상 하나로 이어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거리감은 시간이 지나고 세대가 바뀔수록 더욱 좁혀지겠죠. 이런 세계의 흐름 속에서 영어는 단연코 국제어의 위치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큰 관점에서 보면 영어가 필수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전제가 깔립니다. '영어를 사용하는 직업을 가질 경우', 그리고 '영어를 순수하게 좋아하는 경우'라는 전제 말입니다. 이런 전제에 해당하지 않는 이에게 영어는 필수가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 아이가 어떤 스타일의 사람이 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만들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우리 아이에게 영어는 필수다'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요? 아이가 정말로 영어를 필수로 익히는 것을 원하는 것이 맞나요? 시대가 바뀌고 있고,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선택은 아이가 해야 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조기 영어교육은 투자이고 선택하는 것은 부모의 권리이다.
네, 저는 기본적으로 조기 영어교육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교육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존재하는 조기 영어교육의 방식과 방향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아이에게 어떠한 투자를 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부모의 선택이고 부모의 권리입니다. 그리고 올바른 방향으로의 교육이 가능하다면 조기 영어교육은 당연히 최고의 투자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그런 이상적인 교육서비스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조기 영어교육은 큰 효과가 없다.
공감합니다. 그리고 팩트입니다. 그 이유는 너무 많은 이슈, 그리고 근거와 연결되어 있어 모두 설명하기는 조금 무리일 듯합니다. 한 가지만 예로 들면,
대한민국에서는 영어를
실생활에서 사용할 일이 없습니다.
그렇게 어린 유아기부터 조기 영어교육을 시켜도, 막상 아이가 성인이 되면 사회에서 영어를 사용할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영어를 사용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 또는 '영어를 순수하게 좋아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어릴 때부터 수백, 수천만 원의 고액 영어 사교육을 받은 아이조차도 성인이 되면 그것은 그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뿐입니다.
오히려 모국어를 배우고 익히는데 방해가 된다.
공감합니다. 그리고 팩트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영어 조기교육을 시키는 이유는 바로 어릴 때 배워야 자연스럽게 빨리 습득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한국어를 잘하는 사람이 영어도 잘한다'는 사실입니다.
모국어를 잘해야
영어도 잘한다.
다시, 한국어를 잘해야 영어도 잘합니다. 문제는 아무리 이 포인트를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대다수의 부모들은 이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아니, 아무리 이것이 진실이라고 하더라고 '왠지 모르게 불안해한다'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회피하는 것이죠. 하지만 받아들여야 합니다. 한국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아이가 영어를 외국인처럼 유창하게 구사할 확률은 0%입니다. 우리는 부모로서 성급해하지 말고 모국어부터 천천히 가르칠 수 있는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유아들의 학습 스트레스
유아들을 대한민국처럼 사교육에 찌들게 만드는 나라는 전세계에 단 한 군데도 없습니다. 이런 현실을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우리들입니다. 우리가 반성해야 합니다. Shout out to SKY캐슬입니다.
부모들의 등골 브레이커
글에 감정을 담는 것을 선호하지 않지만 영어교육, 그리고 교육에 있어서는 왜 이렇게 감정이 담기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답답하고 아쉽나 봅니다. 조기 영어교육, 영어 사교육은 대표적인 부모들의 등골 브레이커입니다. 일반적으로, 자녀의 사교육에 이 정도 수준의 지출을 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 대한민국 뿐입니다. 일본이나 중국도 이렇게는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글에서도 밝혔다시피 이 부분에 대해 필자는 부모들을 탓하지 않습니다. 근본적인 책임은 '입시교육시스템'과 나몰라 하는 '기업과 정부기관'에 있습니다. 사교육비 지출이 부모들의 선택권이라고만 치부하기에는 이것은 확실히 사회에 건강하지 못한 영향을 주고 있고, 이 문제에 대해 모두가 모른 척하고 있습니다.
놀이와 체육활동의 필요성
공감합니다. 유아 때에는 그 나이 때에 맞는 놀이와 체육활동에 시간을 더 쏟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교육' 문제의 원인은 대부분 '왜곡된 입시교육 시스템'에 있습니다. 다른 글에서 자주 언급했듯이, 안타깝지만 이 입시교육 시스템은 단기간에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정말로 바뀌려면 근본부터 완전히 뒤집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어차피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아이들은 입시경쟁에 뛰어들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때를 대비해서라도 조기에 유아교육에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때를 대비해 기초체력을 준비해 주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일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조기 유아영어교육에 반대합니다. 핵심은, 기본적으로 영어는 공부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고, 유아기때 영어를 공부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아이의 영어실력이 진정으로 좋아질 가능성은 희박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부모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본질을 꿰뚫어 보시길 제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