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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연 Aug 14. 2023

모피(毛皮)

욕망에 잠식된 사회

그 남자는 마취제를 놓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나오지 않으려는 녀석의 다리를 억지로 잡아 끈다. 녀석은 문고리를 잡고 발버둥 치지만 역부족이다. 녀석은 결국 양쪽 다리를 잡혀 단숨에 통제권을 잃는다. 남자는 녀석의 양다리를 잡고 그대로 바닥에 패대기친다.

 

퍽… 퍽…

 

머리부터 맨바닥에 꽂히는데 제정신일리 만무하다. 세 번 정도 패대기치자 녀석은 움직이지 못한다. 그저 조금 꿈틀댈 수 있을 뿐. 남자는 손도끼를 주섬주섬 챙겨 오른손에 쥐고는 녀석의 머리를 툭툭 친다.

 

툭… 툭…

 

녀석은 반응하지 못한다. 그저 꿈틀댈 뿐. 남자는 녀석의 발을 손도끼로 모두 자른다. 큰 힘을 줄 필요조차 없어 보인다.

 

툭… 툭…

 

녀석의 발이 모두 잘려 나간다. 덕분의 녀석의 다리는 눈에 띄게 짧아졌다. 녀석은 거의 정신을 잃은 듯 하지만 분명 살아있다. 녀석의 눈을 보면 알 수 있다. 녀석은 가끔 끔뻑이면서도 눈을 똑바로 뜨고 있고, 분명 살아있다. 남자는 녀석의 목을 발로 고정하고는 다리부터 가죽을 벗기기 시작한다. 뻑뻑했는지 칼로 흠집을 낸 후 강하게 벗기기 시작한다. 다리 부분의 가죽을 어느 정도 벗겨낸 후 남자는 녀석을 옆에 있는 나무에 매단다. 그 와중에 녀석은 반항하지 못한다. 그저 그 장면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다. 녀석을 잘 매달고 남자는 본격적으로 작업에 착수한다. 짧은 단도로 능숙하게 가죽을 벗겨낸다. 녀석의 하얗고 빨간 살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뱃가죽을 벗겨내자 갑자기 녀석이 발버둥 친다. 문득 고통을 느껴버린 것일까. 녀석은 심하게 요동친다. 하지만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가죽을 벗겨낸다. 작업의 막바지, 잘 벗겨지지가 않는지 남자는 칼을 던져 놓고는 있는 힘껏 가죽을 내린다.

 

투둑 툭

 

마지막 앞다리까지 겨우 벗겨내자 녀석의 앙상한 몸이 그대로 드러난다. 녀석은 생각보다 너무 말라 있다. 녀석의 몸은 하얗고 얼굴은 완전히 뻘건 물감으로 뒤덮여 있다. 남자는 가죽을 잘 포갠 후 녀석을 옆쪽에 주차된 트럭에 던져 넣는다.

 

털썩

 

트럭 짐칸 위는 하얗고 빨간 물감으로 흥건하다. 녀석은 그저 그중의 하나일 뿐이다. 녀석은 친구들 위에서 숨을 헐떡인다. 처음보다 훨씬 빠르게 숨을 헐떡인다. 녀석은 고개를 힘껏 들고는 내 쪽을 바라본다. 눈을 여전히 똑바로 뜨고서 천천히 두리번거린다. 마지막 힘을 짜낸 것이었을까. 그렇게 한번 둘러본 후 풀썩 쓰러진다. 그리고는 한번 더 꿈틀…

 


















움직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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