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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열타자기 Apr 17. 2019

리뷰는 전문가만 할 수 있다고?

유튜브를 강타하고 있는 리뷰 관련 이슈 3가지

유튜브를 강타하고 있는 이슈 3가지

1. 유튜브를 강타하고 있는 이슈 3가지


친구들과 1년째 음향기기, 오디오 리뷰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품을 사용해보고 제작자, 전문가의 입장이 아닌 이 제품을 실제로 사용하는 소비자, 마니아의 입장과 눈높이로 쉽고 공감이 가도록 소개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음감을 즐기고, 관심 있는 분들이 오디오에 대한 이해와 선택이 쉽도록 돕는 것이 목적입니다. 때문에 제품 선정부터 해설까지 신중에 신중을 기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러한 리뷰에 상업적인 성격이 가미되었을 때 리뷰와 광고 사이 밸런스를 맞추는 부분입니다. 저희도 채널이 성장하고 조금씩 알려지면서 상업적 성격의 리뷰와 광고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데 제품을 사용해보고 아닌 것은 미련 없이 거절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 해도 편파적인 리뷰로 인해 구독자와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신뢰를 잃는 것만큼 끔찍한 일도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유튜브 리뷰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고, 다양한 분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유튜버들이 등장하다 보니 제조사를 중심으로 부정적 리뷰를 제한하려 하거나 시청자의 많은 지지와 관심을 위해 리뷰어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도 목격합니다.     


저 역시 한 명의 리뷰어이자 시청자로서 유튜브 내에서 경험하고 느끼고 있는 화두 3가지를 중심으로 제 의견을 피력하려 합니다. 하나는 1) 리뷰의 공정성 논란, 하나는 2) 리뷰의 자유 논란, 다른 하나는 3) 리뷰어의 자격 논란입니다.           



2. 리뷰의 공정성 논란


최근 유튜브 내에서 '리뷰의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최근 모 전자회사에서 VLOG 전용 카메라를 새롭게 출시했고 많은 리뷰어들이 해당 제품을 리뷰했습니다. 이 제품은 움직임이 많은 VLOG 촬영에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 ‘오토 포커스(AF)’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약점이 있었는데, 문제는 상업적인 조건으로 이 제품을 리뷰했던 대다수의 유튜버들이 이 단점을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장점 위주로만 설명하면서 제품을 ‘강력’ 추천했다는 점입니다. 제품에 대해 이해가 높은 전문 리뷰어들이 이 부분을 간과할 리가 없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동종 분야 타 리뷰어들과 유튜버 시청자들은 제품 리뷰의 공정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아무리 상업적인 리뷰라 하더라도 제품 선택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언급하지 않은 점에 대한 분노와 리뷰어에 대한 배신감이죠.  

  

원칙을 무시하는 순간 본인이 쌓은 구독자와의 신뢰도 모두 무너집니다. 소탐대실.


여기서 제품 '리뷰'와 '광고'의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소비자의 입장에서 어떠한 이해관계없이 제품을 사용해본 후 작성한 리뷰에서는 비교적 적나라하게 장단점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리뷰가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반면 상업적 협찬을 받고 진행하는 리뷰의 경우, 소비자 입장의 리뷰보다는 제조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광고’의 성격이 강해질 수밖에 없기에 공정성과 객관성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습니다. (이 일이 생업인 분들도 많기에) 또한 광고는 항상 일정이 빠듯하기 때문에 차분하게 제품을 사용해 볼 시간이 적어 제품의 단점 자체를 아예 파악조차 못하는 리뷰도 종종 발견합니다.     

 

상업적 리뷰의 경우, 공정성을 위해 리뷰어와 광고 의뢰자 사이 명확한 합의가 이뤄져야 합니다. 리뷰어는 가급적 공정한 방향으로 리뷰 하되 제품에 약점 혹은 치명적인 하자가 있을 경우 어떤 식으로든 이를 언급을 하거나 최악의 경우 제품 리뷰를 거부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이 원칙을 무시하는 순간 본인이 쌓은 구독자와의 신뢰도 모두 무너집니다. 소탐대실입니다. 광고 의뢰자의 경우 이런 점을 관대하게 받아들이고 리뷰어의 표현의 자유를 허용해야 합니다. 만약 동의할 수 없는 단점이라면 이에 대한 근거를 리뷰어와 소비자에게 충분히 제공하여 논란을 직접 해명해야 합니다. 단점은 감출수록 드러나기 마련이고 억지로 감추면 앞단의 사건처럼 의도치 않게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됩니다.      


제품을 리뷰하고 광고하는 최종 이유는 결국 이 제품을 접하고 사용할 소비자를 위한 것이니 모든 리뷰의 기준을 소비자의 입장을 두고 생각하면 명확해집니다.          



3. 리뷰의 자유 논란


‘리뷰의 자유’에 대한 논란 역시 유튜브에서 일련의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특정 제품을 사용해본 후 다소 부정적으로 리뷰한 유튜버를 해당 제품 제조사가 고소·고발한 일입니다. 그들 주장에 따르면 '악의적인 리뷰로 매출에 피해를 줬다', '경쟁 업체의 사주를 받고 악의적으로 리뷰를 작성한 것 아니냐' 등의 명목으로 해당 리뷰어의 리뷰 콘텐츠 삭제. 사과, 심지어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이는 리뷰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리뷰어는 본인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권리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리뷰어는 같은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개인차가 분명 존재하며 본인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권리가 있습니다. 물론 리뷰어는 부정적인 이슈나 논란이 될 만한 요소에 대해서는 철저히 검증하고 확인해본 후 이야기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는 법적인 이유가 아닌 리뷰를 보는 시청자들 역시 리뷰어의 신뢰도를 끊임없이 평가하기 때문에 자신의 신용을 걸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때문에 동등한 사용자, 소비자의 입장에서 솔직하고 신중하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사적이고 악의적인 다른 목적이 없다면) 제품을 바라보는 관점과 의견이 다를 수 있을 뿐입니다.     


반대로 제조사가 리뷰어의 부정적인 의견을 반대하고 저지해야 한다면 해당 리뷰어와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근거와 자료를 준비하고 논란을 밝히는 것이 먼저입니다. 단순히 자신들의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으로 피해를 줬다며 무작정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납득할만한 근거를 제공한다면 (오해라면) 오해도 풀 수 있고, 부족하다면 솔직하게 인정하고 다음 제품에 반영할 수 있는 열린 자세가 있어야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아주 기본적인 원칙과 상식을 무시한 제조사이니 할 수 있는 발상과 행동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무게의 중심이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의 입장에서 비롯된 무리수입니다.         



4.  리뷰의 자격 논란


마지막으로 '리뷰의 자격' 논란입니다. 불과 몇 년 사이 유튜브가 급성장하면서 정말 다양한 소재의 유튜버들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일반인뿐 아니라 해당 분야 종사자 분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내세워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다양한 리뷰어들이 등장하고 각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더 많은 지지를 이끌어내고자 다소 무리한 경쟁이 벌어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해당 분야 종사자인 전문가의 (본인의) 리뷰와 의견만이 더 정확하고 그 외의 다른 이들의 리뷰와 의견은 신뢰하기 어렵다는 식의 이분법을 내세우는 소위 ‘전문가 출신’ 리뷰어들의 주장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리뷰의 근원과 존재의 이유는 제품을 사용할 ‘소비자’입니다. 리뷰를 찾아본다는 것은 특정 제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얻고 구매를 고려하는 데 있어 먼저 사용해 본 동등한 '소비자'의 입장을 생생하고 객관적으로 듣고 싶기 때문입니다. 물론 해당 분야 종사자와 전문가 분들은 ‘소비자’의 입장보다는 ‘제작자’의 입장에서 더 깊이 있고 다른 각도에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의 의견만을 신뢰할 수 있다는 논리를 주장하는 것은 소비자가 아닌 전문가의 위치를 과도하게 의식한 개인의 오만일 뿐입니다.


리뷰어를 현직 전문가, 비전문가라는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 자체가 리뷰의 다양성을 제거하고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하는 기만행위입니다.


저 역시 음향기기를 리뷰하고 있지만 오디오 엔지니어도, 개발자 출신도 아닙니다. 그저 오랜 시간 음악과 음향기기를 좋아하고 향유해온 ‘적극적 소비자’ 중 한 명일 뿐입니다. 때문에 전문가의 입장이 아닌 제품을 사용하는 동등한 소비자의 입장에서 같은 눈높이로 더 쉽고 친근하게 전달해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의 이 분야의 맥락적, 경험적 지식과 정보만큼은 훨씬 풍부합니다. 특정 전문가 출신 유튜버들의 논리대로라면 모든 전자 제품 리뷰는 전자 제품을 직접 개발하고 현직에 종사하는 엔지니어만이 할 수 있는 격이 되어 버립니다. 전문가가 제품을 개발하는 이유도 결국 소비자를 위한 것 아닌가요?


리뷰를 막을 권리가 없듯, 리뷰를 하는데 정해진 자격은 없습니다. 그것이 전문가든 일반인이든 각자의 입장과 관점에서 객관적이고 솔직하게,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을 신뢰하고 판단하고 즐기는 것은 온전히 소비자와 콘텐츠 시청자의 몫입니다. 애초에 이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 자체가 리뷰의 다양성을 제거하고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하는 기만행위입니다.    

 



지금까지 유튜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논란들을 세 가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유튜브가 급격히 성장하는 가운데 일어나는 혼란들을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해석하고 판단하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적어보았습니다. 저 역시 이런 부분을 잘 고려하여 ‘균형 잡인’ 유튜버가 되도록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창규 (THINK TANK, Brand & Marketing Director)

 litt.ly/thinktank_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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