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운영 7년간의 기록들
유튜브 운영 7년간의 기록들
‘포터블 웨이브’의 시작은 단순했습니다. 7년 전 어느 주말 친구들과 압구정 ‘셰에라자드’에 들러 기기들을 이것저것 들어본 후, 건너편 탐앤탐스에 앉아 카페인 충전을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때 제가 충동적으로 “같이 재미있는 거 하나 해보자”라고 제안한 게 시작이었어요. 당시 소셜미디어의 패권이 페이스북에서 유튜브로 옮겨가던 시기였는데 마침 음악과 오디오 기기 좋아하는 친구들이 모였으니 “우리도 유튜브나 해보자!”라고 던져본 거죠.
기왕 시작하는 거 친구들이랑 오래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 본업력을 발휘, 국내외 시장 조사를 하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짜고, 콘텐츠 방향과 채널 컨셉을 정리했고, 친구들에게 ‘오디오 기기 리뷰와 음악 소개를 하자’고 다시 한번 제안했습니다. 그때 함께한 멤버가 지금은 바빠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훵크팬더와 스카페이스였습니다. (이제 메인 리뷰어가 된 유겸이는 이후 본격적으로 합류하게 됩니다.)
채널 이름은 휴대용 오디오 기기를 뜻하는 ‘포터블(portable)’과 음악과 소리의 파동 혹은 어떠한 사조를 의미하기도 하는 ‘웨이브(wave)’를 합성해서 ‘포터블 웨이브(Portable Wave)’라고 지었습니다. 로고는 저희 멤버 스카페이스가 종이에 손으로 그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디자인했고, 2018년 1월에 채널을 개설 후 첫 영상을 올리면서 시작을 알렸습니다. 초반에 워낙 인지도가 없다 보니 네이버 오디오 커뮤니티 위주로 채널을 알리는데 집중했고요.
(지금도 여전히 그렇지만) 채널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아주 많았습니다. 저 역시 이게 본업이 아니었고 같이하는 친구들도 각자 본업이 있다 보니 만나서 영상을 자주 만들 시간 내는 것부터 서로 의견도 달라서 하나로 조율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업계에 네트워크와 인지도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제품 대여와 수급도 어려웠고요. 그리고 당시 저의 촬영, 편집 수준은 거의 걸음마 단계라 만듦새도 영 좋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좋지는 않아요;;)
수익이 많이 나는 것도 아니고 실질적으로 당장 도움 되는 것도 없었지만, 그냥 숨 쉬듯이 꾸준하게 제 몸과 시간을 갈아가며 채널을 운영해 온 지 벌써 7년이 됐더라고요. 무엇을 위해 오랜 시간 이렇게 비효율적인 짓을 했을까 돌아보니 기획자로서 평소 표현하고 싶었던 소재를 콘텐츠와 비즈니스로 제약 없이 구현할 수 있는 매력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본업이 수많은 관계자의 지시와 컨펌에 ‘맞춰야’ 하는 일이라 갈증이 더 컸던 것 같기도 하고요.
오래 한 것치고 구독자가 많지 않은 채널이지만 꾸준하게 채널을 같이 키워 온 친구들, 부족하지만 채널 꼬꼬마 시절부터 영상을 꾸준히 봐주시는 진성 구독자분들, 그리고 저희 가치를 알아봐 주시고 제품 리뷰 의뢰를 해주시는 국내외 브랜드, 제조사, 유통사분들 덕분에 아직까지 포기 안 하고 채널을 유지할 수 있었네요. 그리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일을 하나 벌여보려고 하는데 윤곽이 나오는 대로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