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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 개발자 Jul 18. 2020

01. I'm Still Alive

Prologue : 두 번째 생존 신고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https://brunch.co.kr/@dragonchoi/1

"대기업 개발자의 스타트업 생존기" 이후로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흙수저 > 수능 > 대학 > 한국 대기업 엔지니어의 과정을 거치고,

대표라는 직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온 지가 벌써 만으로 4년 3개월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연재한 글들에 발생한 조회, 공유, 댓글 수는 아래와 같습니다.


- 총 조회 수 : 54,206 건

- 총 공유 수 :   1,040 건

- 총 댓글 수 :        70 건


예전 글을 다시 읽어보니 별 것 아닌 주제로 너무 거창하게 쓴 것 같기도 하고 좀 부끄럽기도 합니다 ^^;

많은 분들이 제가 썼던 글을 응원해주셨고 또 공감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쩌면 그러한 응원 덕분에 아직도 제가 생존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사업을 하면서 매해 새로운 일들이 생기고, 또 새로운 일들에 도전하고,

의욕을 잃었다가도 또 힘차게 하루를 시작하는 일들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4년이라는 짧은 시간이 8년처럼 느껴질 만큼,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넘어지고 일어나며 배워왔습니다.

(넘어졌는데 넘어졌는지 모르고 간혹 발로 차시는 분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이 있을 것이고,

또 넘어지고 일어나는 것을 반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는 것이 한 방울이라면, 모르는 건 바다와도 같다.
- 넷플릭스, 다크


여전히 많이 부족하지만 이렇게 "아직 살아있다."라는 소식을 전해드리고,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알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들과

돈을 써가면서 배울 수밖에 없었던 현실적인 문제와 고민들 그리고

그 것들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 등을 회고하고,

저희 회사를 더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브런치 글을 다시 연재해보려고 합니다.


연재에 대한 고민

 사실 '이럴 시간이 있기는 하나..'라는 고민을 제일 많이 했고 '회사 대표의 이야기가 회사의 입장과 분리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연재를 다시 시작하는 것에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글로써 세상과 소통하는 채널을 하나 더 두는 것이, 두지 않는 것보다 현재의 저와 회사에게 더 나을 것이고 또 그 어떤 누군가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진솔하게 연재하는 성격이 좀 더 강한 글들이다 보니, 혹여 너무 당연한 이야기들을 저만 알거나 저만 깨달은 것처럼 얘기하는 뉘앙스가 풍길 수 있습니다.


 이미 어느 정도 사업을 아시는 분들. 그리고 아주 잘하시는 분들께는 혹여나 불편함을 드리게 된다면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양해를 부탁드리며, 아직 모르는 게 많으신 분들께는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4년 동안

[4년 전]

2016년 4월. 브런치에 첫 번째 연재.

자본금 : 1천만 원

매출 : 5천만 원

상주 인원 : 1명

책상 1개, 맥북 1개, 모니터 1개


[현재]

2020년. 브런치에 두 번째 연재.

자본금 : 5천만 원

매출 : 10억 원('19년 결산 기준, 누적매출 21.5억 원)

상주 인원 : 11명

업무 공간 외 대표실, 회의실, 탕비실, 휴게실


'큰 성공’ 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무식하게 시작한 것치곤,

운이 따라주었고 모두가 노력하고 많은 분들께서 도움을 주신 덕분에

나름의 성과를 만들어 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금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채워야 하는지, 사업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미리 알 것들을 알았다면 더 잘할 수 있는 게 많았을 텐데..'라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생존을 위해서

영업, 인사, 재무, 기획, PM 그리고 4개의 각기 다른 직군의 팀 관리,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설계와 개발.

4년 동안 팀원들과 함께 그래픽/제품 디자인과 회로설계/펌웨어 등의 임베디드 개발을 제외(위임)하고,

생존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건 닥치는 대로 다하며 보낸 것 같습니다.

(물론 분야가 다양한만큼 설정된 목표와 투자한 시간, 그 결과물의 질도 각각 다릅니다. 일단 회사가 어떻게든 회사답게 돌아가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뿌듯하고 유의미한 성과는 팀원들의 성장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었지만,

회사를 위해서 또 팀원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어떠한 방식으로든 팀원들이 성장해야만 했습니다.


제가 사업 초창기 했던 만큼의 개발 역량을 갖춘 풀 스택 개발자들도 탄생하는 등 (아직 규모 있는 시스템의 아키텍처 설계를 능숙하게 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대충 골자 잡아주면 알아서 뚝딱뚝딱..)

처음에는 어려워하는 게 많았던 그들이 일을 해쳐나가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한편 저도 관리와 실무 측면에서 역량이 성장함을 느낄 수 있었지만,

제 자신으로부터 얻은 가장 확실한 성과는 생존에 대한 자신감입니다.

'설령 모든 게 신기루처럼 없어진다 해도 난 절대 굶어 죽지 않는다. 내가 있는 곳이 꽃밭이 아니라 똥물이라도 똥더미를 해쳐나가며 생존해나갈 것이다.'


사업에 대한 고민

I Have To Stay Alive.


인생의 1막은 학생으로서,

인생의 2막은 직장인으로서,

인생의 3막은 창업가로서.

매 막마다 새로운 차원의 학습과 사회화를 경험하면서 또 다른 인간이 되어나가는 것 같습니다..


생존의 시간은 고된 시간이었고 나름의 성과가 있었지만, 이 정도 성과로는 만족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성과가 더 많이 나올 수 없는 이유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뚜렷하게 인식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제가 아는 사업에 대해 재정의하고 '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여러 번의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고, IR 자료를 준비하고 그에 대한 피드백들을 받으면서,

우리가 향하는 시장의 모습은 어떠한지,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여기서 어떠한 리스크가 있고, 그 리스크를 어떻게 피할지, 어떤 리스크를 감수할지, 우리가 얻는 보상은 무엇인지.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동작시키고 순환시킬지, 그 순환에 가속을 어떻게 붙일지, 규모는 어떻게 키울지.... 고민할 사항들이 너무 많았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고민은 우리 회사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 즉, 우리 회사가 존재함으로써 사회에 줄 수 있는 가치, 우리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의 본질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들이었습니다.


 사업에 대한 명확한 비전,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 자금 조달, 인재 영입, 비즈니스 파트너의 필요성 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들을 하는 과정에서 가장 크게 와 닿는 건 저의 부족함 들이었습니다. 많은 자책감과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말씀하십니다.

개발자 출신이 창업하고 대표가 되는 것은 망하는 길에 가깝습니다.
 '정말 맞는 말 아닐까? 이 정도까지가 내 한계이고 내 끝인가? 난 왜 어린 시절 무언가를 만드는 방법에만 그렇게 매달렸을까. 사업 기획이나 영업, 마케팅 분야에서 작게라도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한번 경험해보았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내가 이 정도밖에 안되니 아직도 회사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다.'

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또 이런 생각으로 다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아무리 자책하고 징징댄다고 해도 상황이 달라지는 건 없다. 지나간 날들보다 더 중요한 건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느냐이며, 현재가 고되더라도 지금 무언가를 고민하고 선택을 할 수 있는 이 시간이 어쩌면 가장 행복한 순간일 수 있다.'


누가 뭐래도. 안팎으로 너덜너덜해져도. 저는 이제 혼자가 아니니 책임을 져야만 합니다.

출신이 무엇이든
대표라면
여러 믿음과 약속들을 지켜 나가기 위해서
계속 살아나가야만 하지 않을까요?


서두가 길었습니다.

첫 글에 미리 목차를 드리고 싶었는데, 아직 소스들의 정리가 다 안됐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천천히 하나씩 연재를 시작해보겠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졌습니다.

더위 조심하시고 항상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평범한 대표"가 된,

"평범한 개발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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