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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입학 신청을 위한 레퍼런스

이렇게 또 하나의 정보를 얻다

한글학교 교장직을 맡고 나니, 직책 때문인지 이제 대학에 들어갈 12학년 학생의 어머님으로부터 자녀의 레퍼런스가 되어 달라는 요청 메시지를 받았다.  학생은 9월부터 한글학교에서 보조 교사로 봉사를 시작한 학생이다.


캐나다 BC주의 4년제 대학 UBC 와 SFU(출처: 인터넷)


아직 아이들이 어려 대학은 아직 먼 이야기 같은 나로서는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 필요한 레퍼런스가 있다는 이야기에 놀라웠다.


지금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대학을 들어갈 때에는 수능 점수가 전부였다. 게다가 대학에 합격하려면 봉사활동 점수가 필요하다는 조건도 없었다.


큰 아이 말로는 캐나다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위해 채워야 할 봉사활동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것도 신기한데,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조건 중 하나가 레퍼런스라니~ 그 나이에 무슨 레퍼런스가 있다고??



레퍼런스에 관련된 이야기는 이미 언급한 적이 있다. 참고로 궁금하시다면 참고하시라는 의미로 링크를 연결해 본다.



캐나다에서 인맥은 중요하다.  https://brunch.co.kr/@4kidsmom/162



연락을 주셨던 어머님도 처음 겪는 일이신지, 정보도 없고 하나도 모르시겠단다.


'레퍼런스'라는 단어의 부담감을 잘 알기에 흔쾌히 허락하기가 쉽지 않아, "저도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말로 시간을 벌었다.


그리고 지금 한창 대학을 다니고 있는 ex-coworker인 나이 어린(?) 친구에게 SOS 신호를 보냈다.


언제나 흔쾌히 나의 연락을 받아주고, 궁금해하는 내용을 자세히 알려주는 나의 친구!!

지금 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조카 같은 친구와 통화를 하며 얻는 정보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우선, 이 친구 말로는...


1. 고등학교 성적이 엄청나게 좋았던 학생들은 점수가 기준이 되어 대학교 입학 신청에서 대부분 합격을 한단다.


2. 하지만 그래도 대학 입학 신청 시, 레퍼런스를 넣어야 하는데, 레퍼런스를 해주는 사람의 레퍼런스 편지는 필요하지 않고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등을 기입하도록 되어있단다.


3. 보통 학생들이 선택해야 할 레퍼런스는 학교 선생님 중 한 명, 그리고 학교 외 다른 곳에서 한 분을 구해야 한다고..

캐나다에서는 만 15세(고등학교 1학년, 10학년 나이)가 되면 파트타임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일을 하고 있는 학생들은 직장 매니저에게 보통 레퍼런스를 요청한다고 한다.


4.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선발할 시, 비슷한 성적을 가진 학생들이 남게 되면, 이 레퍼런스를 통해 심사가 이루어진다고... 좀 더 좋은 레퍼런스를 받을수록 확률은 높아지는 것이다.


5. 워낙 많은 학생들이 입학 신청을 하기 때문에 대학교에서 레퍼런스 체크를 위해 일일이 전화를 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 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레퍼런스로 적어낸 사람의 이메일로, 질문지를 보내서 받는다 한다.

예를 들어, 레퍼런스를 해 줄 사람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는 질문을 한다는 것이다.


6. 레퍼런스를 할 만큼의 인간관계가 이루어진 경우라면, 학생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갖고 있다고 가정한다. 예를 들어, 이 학생이 어떤 스포츠를 좋아하는지, 그래서 학교 생활 중 클럽 활동으로 스포츠 활동을 했는지, 관심 있는 분야라던가, 그 관심 분야를 기반으로 한 경시대회 경험은 있는지, 전반적인 성격이라던가,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 그리고 대화를 통해서 느낄 수 있는 생각 등등을 기본으로 알만큼의 관계가 형성되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한다.


그래서 내 친구가 대학에 응시할 당시, 레퍼런스는 같이 일했던 매니저로 등록했고, 후에 매니저한테 이 친구에 관한 질문에 대답하라는 이메일이 왔다고 한다.


약 3년 전, 교회에 알고 지내는 집사님이 공부를 한다기에 레퍼런스를 써 준 적이 있는데, 그분은 직접 레퍼런스 질문지를 갖고 오셔서 작성해 달라 하신 적이 있다.


그 집사님은 이미 알고 지낸 지 기억이 안 날만큼의 시간을 공유했고, 함께 모임을 오랜 시간 참여했고,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며 서로의 어려움을 나눴다. 그리고 함께 기도했던 사이었기에 질문지에 답을 하면서 막힘없이 써 내려갔던 기억이 난다.


그분은 어린이집 선생님이 되기 위한 공부를 시작하실 참이었는데, 제일 기억에 남는 질문 중 하나가 이거였다.


"당신은 왜 이 사람이 아이들을 돌봐주기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당시, 살짝 고민을 하기도 했던 질문인데, 생각해보면 내가 그 사람을 잘 알지 못하면 답을 적어나가기 쉽지 않았던 질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어린 친구와의 통화를 마친 뒤, 고민하던 마음을 정했다.

안타깝지만 고작 3개월 알고 지낸 사이에, 일주일에 한 번 1시간 반.. 그것도 다른 반에서 봉사를 하기에, 내가 레퍼런스를 해 주기에는 자격이 안된다 스스로 판단을 내렸다.


그리고 메시지를 보내 어머님께 정중히 거절 의사를 전해드렸다.


그날 저녁, 큰 아이와 우리 부부는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몇 년 전부터 15살이 되면 일을 구해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라는 우리 부부의 의견을 이미 듣고 자란 아이는, 이런 대학 입학 신청 과정 중에 필요한 레퍼런스에 대해 나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눈치 었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결국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람들과 관계를 가지며 살아가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큰 딸의 성격에 쉽지 않은 산을 넘어야 하겠지만, 그래도 2022년 생일이 지나 15살이 되면, 사회로 나아갈 발걸음 잘 내딛고 나아가길 응원해야지 싶다.


이번 일을 통해 난 하나의 정보를 획득했고, 캐나다에서 쌓아가는 사람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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