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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ren Festival

그랜빌 아일랜드 행사에서 Volunteer를 하게 된 큰 딸!

2022년 봄, 3월~4월 경인 듯 싶다. 큰 딸이 친구와 함께 밴쿠버시의 행사 중 하나인 Children Festival에서 Volunteer(봉사)를 하겠단다.

이제 9학년(중학교 3학년)인 큰 딸은 초등학교 생활 동안 친구를 잘 사귀지 못했는데, 세컨더리에 가서는 제법 어울리는 친구들이 생긴 듯하다. 새로 생긴 친구 중, 타이완에서 유학 온 친구가 관련 정보를 알아왔다며, 함께 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해 왔다.


한국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위한 봉사 점수가 필요하듯 이곳 캐나다 고등학생들도 졸업을 위한 점수가 필요한데, 보통 이 점수는 10학년(고등학교 1학년)부터 12학년(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점수를 제출하게 되어 있다.


9학년인 아이는 점수가 목적이 아닌 순수한 봉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솔직히 내 딸이지만, 너무 자랑스럽고 이쁘다.




고등학교 졸업을 위한 조건 중

1. 학교에서 요구하는 시간 동안의 work hours  

Or

2. 학교에서 요구하는 시간 동안의 Volunteer hours

가 있다.


캐나다에서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없는 유학생의 경우, 봉사 시간을 채워야만 고등학교 졸업 조건을 채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들은 만 16세가 되면  part-time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는데, Entry level(마트 일, 패스푸드 점 혹은 식당 서빙 등) 특별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트레이닝을 받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부터 보통 시작하게 된다.


그래서 이곳 현지인들의 자녀 중에는 볼런티어뿐만이 아니라 16세부터 돈을 벌어서 스스로 재정적인 독립을 일찍부터 준비하는 아이들이 제법 많다.


나는 이곳 현지 마트에서 일을 하며, 고등학생들이 일찍부터 돈도 벌며,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헤쳐 나가고, 해결하는 모습들을 지켜보았다. 나의 10대와 20대가 얼마나 철이 없었는지에 대해 그 아이들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부부는 일찍부터 돈을 벌어보는 것의 중요함을 크게 생각하여,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만 16세가 되면 일과 공부를 병행하도록 어릴 때부터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이제 2023년  만 16세가 되는 큰 아이는, 2023년의 생일이 지나면 파트타임으로 공부와 일을 병행하는 것에 대해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처음으로 부모 없이 낯선 사람들을 대해야 하는 행사에서 봉사를 하겠다는 아이가 대견해, 모든 게 처음인 아이를 위해, 함께 관련 웹사이트를 방문해서 봉사를 하기 위한 신청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필요 정보를 알아보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크게 도와준 것은 아니고, 봉사 신청자들이 연락을 할 담당자의 이메일을 함께 찾아보았다. 아이는 스스로 이메일을 보내 문의를 하고 봉사를 하겠다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다. 집에서 전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그랜빌 아일랜드(다운타운에서 연결된 다리를 건너자마자 근접하게 있는 섬으로 다운타운 안에서는 미니 페리를 타면 바로 직통으로 갈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섬이다)까지 친구와 가야 하는 걱정에 아이는 몇 번이고 지도를 찾아보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밴쿠버 시에서 주최하는 행사라 그런지 봉사자들을 다 불러 모아 트레이닝까지 했다. 그 트레이닝을 위해, 당연히 그랜빌 아일랜드를 먼저 다녀올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했다.


그렇게 걱정하고 약간은 두려워하기까지 했던 6월 4일과 5일, 아이는 이틀간 행사장에서 Face painting 활동을 맡아서 봉사를 했다.


Face painting은 말 그대로 얼굴에 그림을 그리는 것(혹은 팔에 그림을 그려준다)으로 이곳 현지의 행사에 가면 빠지지 않고 제공되는 체험활동 중 하나이다.


창작성은 없어도 기존 것을 베껴 그리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는 아이를 위한 맞춤형 봉사라는 생각을 하며, 6월 4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오후 7시까지 봉사를 한다는 아이를 먼저 보낸 후 그날의 일과를 마쳤다.


그리고 나머지 아이들 셋을 데리고 복잡한 주말 도로를 운전하며 그랜빌 아일랜드에 도착! 어린이 축제에 남은 아이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다.


느지막이 도착한 그랜빌 아일랜드는 어린이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인해, 아이고 어른이고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아직 유모차를 벗어나지 못한 아이부터 엄마, 아빠가 어디 있던 my way로 달려 나가는 아이를 쫓아 함께 달리는 부모들.. 청소년에 어른들까지 너나 할 것 없이 얼굴에 이쁜 그림이 찍혀있다.


천막에 마련된 face painting 행사장을 보니 내 딸이 앉아 앞에 앉은 사람 얼굴이 그림을 그리느라 바쁘다..

멀리서 지켜보는 내 마음은 뿌듯함으로 그저 가득 찰뿐이었다. 큰 아이가 아장아장 걸을 때까지 다운타운에서 살았기에 종종 집 앞에 미니 페리를 타고 왔던 그랜빌 아일랜드나 이곳저곳에서 열린 이벤트에서 얼굴을 대고 그림을 그려 달라던 아이가.. 어느새 커서 다른 이의 얼굴에 그림을 그리는 봉사를 한다니 얼마나 대견하고 이쁜지~ 무슨 말이 필요할까?


쉬는 시간이라고 잠깐 날 보러 온 아이는 곧 자기 친구를 만나 쉬고 오겠다며 홀연히 사라진다. 아쉬울 새도 없이 남은 세 아이들과 토네이도 감자와 호박을 사들고는 여기저기 구경을 하며 어린이 이벤트를 즐겼다.


그랜빌 아일랜드에서 열린 어린이 행사장에서..

클수록 사진을 찍기 힘든 아이들을 불러 세워 기념사진을 몇 장 겨우 건졌다.


그리고 큰 아이가 끝날 때쯤 우리 아이들도 페이스 페인트를 받겠다며 텐트를 찾았다.

큰 아이가 앞치마를 메고 봉사하는 모습

셋째는 큰 누나에게 그림을 받겠다며, 팔을 내밀어 돌고래를 그려왔다. 제법 돌고래 다운 모습에 감탄이 나왔다.


이틀간, 내성적인 성격임에도 낯선이 들에 둘러싸여 봉사를 열심히 해 준 우리 딸이 엄마는 참 자랑스럽고 이쁘다. 큰 누나 덕에 우리 가족 오랜만에 멀리까지 나들이를 했던 주말이었다.


둘째가 찍은 그랜빌 아일랜드의 한 켠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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