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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뽕삼 Nov 06. 2015

소규모 에세이 ; 달리는 기차 안에서
​by 삼

3인 3색, 같은 소재 달리 보기

열네 번째 소재


달리는 기차

안에서


글, 사진, 그림 삼



                                                                                                                                                                                                                                  

                     


기차를 탈 일이 없던 내가

처음으로 기차를 탔던 때는

대학교 수시 시험을 보러 갔던 날이었다.


학교가 은근 거리가 있는 곳이었어서

기차를 타고 다녔었다.


학교 다니면서

추억과 함께 했던 기차.




수시 시험 보러 가면서

두 손 모아 기도하면서 마음을 졸였던 

1호차.




1교시 수업 때문에 새벽녘에야 올라탔던,

성에가 낀 창문을 바라보다 잠들었던

2호차.




아버지의  입원 소식에 

눈물을 흘리며 서울로 올라갔던 

3호차.




제 값 주고 산 자리에 앉아있던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 때문에

자리 양보해드리고 앉아있었던

식당칸.




졸업을 앞두고,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마지막 기차를 타고 가면서

잠든 동기 옆에 앉아서

이런 날이 또 언제 올까 생각했던

5호차.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어서 

지방에 내려간다는,

어떤 할머니의 들뜬 목소리가 가득했던 

6호차.




시집을 읽고 있던 내게

시집을 보여달라시던 할아버지가,

그 자리에서 조지훈의 '파초'를 암송해주셨던

7호차. 




그렇게 내 추억을 담아,

나의 청춘과 함께 달렸던 기차처럼



지난 두세 달 동안

사진도 찍어보고

그림도 그려가며

또다른 추억과 함께 달린 나날들. 



비록 

삼의 브런치 연재는 여기서 끝나지만,



나는 내 꿈을 향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향해,

내 목표에 다다를 수 있도록

기차처럼 달려갈 것이다.



짧은 기간 동안,

나의 추억과 함께 나의 기차에 승선해주었던

모든 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기차에서 만나는 인연처럼 

어디선가 볼 수 있기를.



                

                                 


쑥뽕삼의 <같은 시선, 다른 생각>

서른을 맞이한 동갑내기 친구 3인의

같은 소재, 다르게 보기 활동을 사진, 그림, 글로 표현한 공동작품 모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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