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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잎 Aug 22. 2021

아기에게 ‘울면 안 돼’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울음’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아기들


아기가 태어난 지 한 달이 넘었다. 안고 있으면 부서질 것 같이 작고 작던 아기는 이제는 몸집에 제법 커졌고, 팔과 다리가 길어졌다. 태어나서 잠만 자던 아기는 이제 엄마와 놀이 시간도 갖고, 옹알옹알 무언가를 계속 말하곤 한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기의 모습을 보며 신기하기도 하고, 지금 내가 줄 수 있는 사랑을 충분히 다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아기가 울면 좀 어때




아기가 처음 태어났을 때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기진맥진한 상태로 귀를 최대한 기울여 봤지만, 잠시 동안 울지 않는 아기를 보며 얼마나 가슴이 철렁했는지 모른다. 산부인과 담당 교수님이 아기를 좀 닦아주자 그제야 자그마한 목소리로 ‘응애’하는 소리가 들렸다. 생명이 숨 쉬는 소리. 그 울음소리가 나에게는 참 소중하고 귀한 거였다.



그래서일까. 나는 아기가 울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조리원에서 아기가 울 때면 ‘왜 이렇게 울지?’ 이런 생각보다는 지금 아기가 필요한 것이 있구나. 참 건강한 반응이라고 생각했다. 기저귀가 불편해서 울 수도 있고, 졸린데 잠이 안 와서 잠투정을 할 수도 있고, 가슴이 답답해서 울 수도 있고. 우는 것은 정말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기들은 아직 말을 못 하니까
‘울음’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아기가 우는 것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왜 우는 것인지’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다행히 이 방법이 아기한테 잘 맞았다. 아기가 불편해하는 것만 해결해주면 금방 울음을 멈췄고, 다시 평화로운 표정으로 잠을 잤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자신이 불편해하는 것을 표현하는 아기가 참 기특했다. 이러한 부분을 감사하게 생각해서일까? 이제는 ‘아기가 울면 좀 어때’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우는 아이를 내버려 두고 싶지 않다


요즘엔 새벽 육아를 하고 있는데 40일이 지난 이후로는 아기가 수유 텀 때 깨는 거 빼고는 밤에 잘 자고 있다. 40일 이전에는 아기가 거의 1시간 30분마다 울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아기가 세상에 적응하느라 많이 울었던 것 같다. 엄마 뱃속에서 놀던 아기가 세상에 나왔으니 얼마나 낯설고 힘들었을까. 하루하루 적응해 나가면서 성장통을 겪었으리라.



아기가 울 때면 기저귀도 한번 살피고, 수유 텀이 됐는지 확인하고, 잠자는 환경도 만들어주고 다양한 시도를 했던 것 같다. 엄마도 아기가 울 때 이유가 뭔지 파악을 해야 했기 때문에 다양하게 시도했던 것 같다.



새벽에 잠을 잘 못 자는 내 모습을 보고 주변 분들은 아기 울 때 그냥 내버려 두라고 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아기의 필요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고, 최대한 그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분명 불편한 점이 있어서 아기는 우는 것일 텐데 울다가 혼자 지쳐서 잠드는 것은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아기가 우는 이유를 ‘엄마 냄새 맡고 싶어서’라고까지 생각했다. 기저귀, 수유, 소화, 잠을 다 신경 썼는데 그 네 가지 모두 아니라면 그냥 엄마에게 안겨 있고 싶은 거라고 생각했다.



단, 너무 자주 안아주지는 않고, 정말 아기가 얼굴이 새빨개지고 말로 달래도 그치지 않을 때 아기를 들어 올려 가슴팍에 포근히 안았다. 그러면서 ‘우리 아기가 엄마 냄새 맡고 싶었구나’라고 말하며 엉덩이를 토닥거려줬다. 계속 칭얼거리던 아기는 몇 분이 지나자 다시 편안한 표정으로 잠에 들었다.



나는 앞으로도 우는 아이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을 거다.





‘육아는 장기전’이라는 말이 있다. 엄마도 마음 편하게, 아기도 마음 편하게 지내야 행복한 육아를 길게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려면 엄마가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엄마 아빠의 계획 아래 아기를 이 세상에 데려왔으니 책임지고 아기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아기의 ‘울음’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저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기가 어디가 불편했어?’라며 원인을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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