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 언제쯤이면 되나요?
수능을 앞둔 여고생이라면 소녀감성에 가득 차 들었을 노래,SES의 달리기.
단 한 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
끝난 뒤에 지겨울만큼
오랫동안 쉴 수 있다는 것
그땐 정말 수능만 끝나고 나면 힘든 일은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언니들이 약속해줬던 끝은 아직도 오질 못하고 있다. 그저 수능이라는 달리기, 고3이라는 달리기에만 국한된 노래였었나. 이제 시집가서 애까지 낳고 살고있는 언니들을 보면, 언니들 또한 그 작사가를 찾아가 뭐 이런 가사로 희망고문이나 했냐고 얘기할 지도.
끝은 커녕, 분명 지루할 만큼 쉴 수 있댔는데 이제까지 살아온 인생을 뒤 돌아볼 때 그렇게나 맘의 부담없이 쉬었던 적이 있나. 수능은 인생의 여러 난관 중 그나마 제일 쉬운 허들이 아니었나 싶다. 내 행동에 오롯이 책임을 져야하는 어른의 나이임에도, 속은 자라지 못하고 커다란 겉옷을 걸치고 어른 흉내를 내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고시준비, 취직준비, 이직준비, 퇴직준비..
언제까지고 준비생으로 살아야할까
그렇다고 제대로 준비되는 게 있기나 할까
제대로 잠을 못 이룬 채 오른 출근길에서 괜시리 SES언니들이나 탓해본다. 언니들, 언제쯤이면 끝나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