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으로 살아남기
보통의 삶을 살기 위해선 다사다난이 필요했습니다.
후회가 필요했고 짙은 이별도 반드시 필요했죠.
그러니까, 유유자적한 일상을 위해선 스트레스를 받고 많은 피로가 필요했습니다. 가끔은 큰 사고도요. 이것저것 느끼고 뭔가 나도 삶을 살았다고 느끼다 보면 우리는 보통의 일상을 이상이라 여깁니다.
당연했던 것들의 소중함을 차츰 깨달으며 일상적인 것을 동경하게 되죠.
그래서 저는 굴곡보단 천천히 순행하는 일직선을 원합니다. 갑자기 떠오르는 것보단 천천히 올라가는 게 좋고 빠른 것보단 느림의 미학을 좋아합니다.
보통이 주는 기쁨은 행복의 기준을 낮게 합니다. 그래서 바뀐 공기에, 맛있는 음식에, 당신의 말 한마디에 하루가 기쁜 게 아닐까요. 저는 오늘 간단한 그림을 그리면서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점심에 과식했지만 소화가 잘돼서 기뻤고 밀린 예능이 있어서, 다음 주에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어머니와 통화를 할 수 있어서, 나의 바지런함으로 인해 빨래 바구니에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아서 기뻤습니다.
아무 일도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저에겐 꽤 값진 행동들이 일상 속에 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 그저 즐기는 삶을 살 수 있겠죠.
사소함이 즐비한 이곳이 바로 제가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일지도 모를 이야기
<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