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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하영 Oct 17. 2023

오늘 하루는 정말 치열하게 살았다




“오늘 하루 정말 치열했어”


고단한 하루를 끝내고 이런 말을 꺼낼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며 입을 꾹 닫는 게 아니라 입을 열어 고충을 토로하고 냉장소에서 캔맥주를 꺼내 마시며 몸 안에 있는 열기를 빼내고 싶다. 목적이 없어 거머리처럼 땅에 붙어 있던 시절이 있었다. 청춘을 핑계로 나태함을 당연시 여겼던 그때, 뒤에 다가온 모든 조급함은 내 몫이 아니었던가. 뚜렷한 목적만 있어도 삶의 채도는 올라간다. 할 일이 있는 건 일상의 명도를 올리는 일. 당신이 보낸 뜨거운 하루는 채색된 그림과도 같다. 이런 게 진정 아름다운 것이지 어디까지 당도해야 나를 인정해 줄 것인가. 가끔은 공작새처럼 업적을 뽐내도 된다. 힘들면 고되다고 입술을 열어도 된다.


우린 나약하다. 늘 그랬다. 


오늘의 내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새로운 시련이 오면 그것대로 울적할 것이다. 힘들면 힘든 거지 그게 뭐라고. 그러니 마음 좀 열고 살자. 열심히 살았다고 육성으로 말해보자. 


건강한 자존은 어쩌면 이런 환기에서 찾아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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