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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하영 Nov 17. 2023

세상에서 제일 자유로운 해파리 이야기





사진 : JTBC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혹시 해방하고 싶은 적이 있어? 


너를 억압하고 있는 것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생각말이야. 사랑도 일도 뜻대로 되지 않아 울상을 짓고 있는데, 남들은 뭐가 그리 행복한지 저리도 웃고 있네. 나는 말이야. 언젠가 해파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 


그거 알아? 

해파리는 뇌도 심장도 내장기관도 없대. 일부 해파리는 영원한 수명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가끔은 아무 신경도 쓰지 않고 넓은 바닷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해파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아무렴 사념 없이 그저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는 존재가 되면 깃털처럼 가벼워질 것 같았거든. 


그런데 쥐고 있는 게 너무 많으니 내 하루가 무거울 수밖에. 

우린 '어느 존재'로부터 속박당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 걸지도 몰라. 내려놓으면 다 해결될 일인데 그러기가 참 쉽지 않다. 그렇지? 

괜찮아. 사람들도 다 그렇게 사는 걸. 내 말은 늘 해방을 꿈꾸면서 낭만 한 줌은 품고 살자고. 비 오는 날 막걸리를 마시거나, 혼자 서점에 가서 책을 읽는 것처럼 말이야. 프라하에 가서 맥주는 마시는 상상을 해봐. 너무 좋지 않아? 열심히 살다 보면 언젠가 그날이 올 거야. 그러니 우리 열심히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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