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헌일 Aug 16. 2020

검붉은 보랏빛.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그런 오묘한 색,

당신은 그런 빛을 뗬다.


검붉은 색이 섞인 어두운 보랏빛.


적당한 인생을 살아왔기에

많은 군상들 안에 섞일 수 있었고

다양한 이들의 색깔을 보아왔으며

그들은 모두 각자의 색을 가지고 있다.


맑고 청량한 파란색,

산뜻하고 푸르른 초록색,

밝고 선명한 노란색,

뜨겁고 정열적인 빨간색,

따뜻하고 명랑한 주황색.


그러던 어느 날

어떤 특별한 이유 없이

네가 눈에 띄었는데

지금껏 보지 못했던 낯선 색상이

네게서 빛나고 있었다.


검붉은 보랏빛의 색깔.


위험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도무지 예측하기 힘든

그런 알 수 없는 색이었다.


그 색깔이 내게 물들 때면

나는 항상 몸의 어딘가가

아팠던 것 같지만

정작 헤어 나오긴커녕

검붉은 보랏빛 수면 위를

얼굴만 내민 채

넘실거리며 떠다녔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떤 단어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