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년배들 눈물나게 하는 카라의 15주년 기념 앨범!
여름엔 소녀시대가 완전체로 돌아왔는데, 지난주인 11월 29일에는 카라의 15주년 기념 미니앨범 “When I move”가 발매되었다. 두 그룹이 한창 정점을 찍고 있을 때에는 큰 관심이 없었는데, 십 대 시절에 데뷔해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은 여성들이 서른 초반~중반의 나이에 다시 모여 노래하고 춤추는 걸 보니 동년배로서 너무 반갑고 멋지고 응원하고 싶고 감동적이고 아주 난리법석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아, 허영지와 강지영은 스물아홉이라고 한다. 강지영은 15주년인데 스물아홉이라니 무슨 일… )소녀시대와 카라가 같은 년도에 데뷔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2007년 케이팝엔 대체 무슨 일이…), 두 그룹의 역사가 다르다 보니 15주년 기념앨범의 의미와 무게도 다르게 다가온다. 솔직히 소녀시대 때는 그냥 그런가 부다~ 했는데, 카라의 재결합은… 왜 이렇게 눈물이 나냐 ㅠㅠ
탑 걸그룹이었던 만큼 새 앨범과 함께 기다렸다는 듯이 각종 예능에 차례로 출연했는데, 어쩌다 보니 문명특급을 시작으로 아이유의 팔레트, 딩고 킬링보이스, 아는형님(정말 싫어하는 프로그램인데…)까지 줄줄이 이어서 보고, MAMA 시상식 무대, 음악중심, 뮤직뱅크 등등 각종 음악방송에 나온 것까지 모두 다 찾아봤다. 놀란 건 다들 정말 잘한다는 것이었다.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고 무대 매너도 너무 멋지다. 특히 히트곡 메들리와 신곡 퍼포먼스를 함께 보여준 MAMA 무대는 “와 역시 도쿄돔을 매진시키는 걸그룹이란 이런 건가?”(과거 아이돌 덕질력으로 나도 도쿄돔의 위상 정도는 알고 있다…) 싶을 정도로 너무 멋졌다! 내가 기억하는 카라는 귀여운 옷을 입고 “락유빠쎄”나 “나만의 허니~”를 부르던 모습이었는데 (죄송합니다 너무 오래전이라…) 이번에 내가 본 모습은 카리스마 넘치고 관록이 묻어나며 짬이란 이런건가 싶은 슈퍼스타였다. 그리고 나는 니콜이 그렇게 춤을 잘 추고 무대에서 멋이 풀풀 흩날리는 캐릭터인 줄 몰랐다. 멋있으면 다 언니라더니.. 언니… 게다가 카라는 정말 히트곡이 많고 나도 그 시대를 산 사람으로서 다 따라 부를 수 있었다. 특유의 그 휘몰아치는 느낌에 속도를 내기 딱 좋아서 이번 주 내내 과제하면서 노동요로 듣고 있다.
내가 감동을 느낀 또 하나의 포인트는 그들이 과거를 기억하는 방식이었다. 어떤 노래도 흑역사라는 식으로 말하지 않고 “우리 진짜 열심히 살았잖아”라며 자신들의 성취를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 멋졌다. 말 못 할 사정이 얼마나 많았을까? 잦은 멤버 교체부터 소속사와의 계약 분쟁까지 전성기 시절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는데도 “그때 진짜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하는 모습에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야만의 시대를 지나, 고통스러웠을 지난 몇 년의 시간을 넘어, 건강하고 멋지고 아름답고 강한 걸그룹으로 돌아온 카라의 현재를 보며 나도 덩달아 힘을 얻었다. ‘아픔을 겪었으니 응원하고 싶다’가 아니라, 지금의 이들이 너무 멋져서 팬이 되었다! 카라 동생들 너무 짱짱이고 이제 히트곡 메들리 들으면서 나도 다시 과제하려 가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