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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설 퍼실리테이터 Jan 12. 2022

존버 글쟁이

최고는 아니어도 존버는 가능하지 않을까



브런치 작가 신청에 낙방했다. 내 글이 그렇게 못났나. 브런치도 거절한 내 글을 대중들이 읽어줄까. 이 정도 실력으로 책 출간은 무슨... 할 수 있을까란 의심과 함께 포기하고 싶어 진다.



잠이 오지 않아 에세이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를 펼쳤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삶과 태도에서 힘과 영감을 얻곤 한다. 저자는 말한다. 무엇이 될 줄 알았다, 더 나은 어른이 되지 않을까 했지만 마흔이 된 지금까지 잘 모르겠다고. 무엇이 되지도 않았고, 더 나은 어른이 되어가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남일 같지 않다. 내 이야기 같다. 아니, 인생이란 그런 게 아닐까. 기대보다 시시하고 그리 대단하고 화려하지도 않고 말이다.



앞으로 어떤 삶이 다가올지, 어떤 삶을 살게 될지 모르겠지만 평생 놓고 싶지 않은 일이 있다. 바로, 글쓰기. 꾸준히 일기를 쓰며 내 생각과 감정을 잘 정리하고, 가치 있는 글을 써서 나누고 싶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쓰다 보면 더 만족스러운 글이 나오지 않을까. 무엇보다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나는 태생적으로 승부욕이 별로 없다. 이기든 지든 그러려니 하고, 내가 엄청 빛나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고, 인정받고 싶은 사람에게서 인정받는다면 그걸로 그만이다. 이렇게 욕심 없는 나도 괜찮을까. 죽기 살기로 부딪혀도 될까 말까 한 세상에서 이렇게 안일한 태도로 글을 써도 괜찮을까.



이런 나에게도 장점이 있다. 풀코스 마라톤에 출전해 여유롭게 경치를 즐기며 달리는 나를 보며 깨달았다. 나는 단상 위에 올라갈 욕심은 없지만, 완주할만한 근력은 있구나. 즐길 줄 알고 지구력이 좋은 사람이구나.



욕심은 없어도 적어도 나에겐 꾸준히 하면 언젠가는 빛을 발할 거라는 ‘졸꾸정신’(졸라게 꾸준히 하는 정신) 있다.  정신으로 가늘고 길게 많이 버티기는   있을  같다. 무엇이 되진 않더라도, 꾸준히 글을 쓰며 버티는 존버 글쟁이는   있겠다. 아니, 되고 싶다!

​​


작성 : 2020.03.13




* 22년 1월 브런치 작가가 되었으니 아직까진 존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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