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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즐란 Aug 24. 2024

앗! 키 큰 짱구다



흰머리가 하나둘씩 나기 시작하더니

언젠가부터 흰 눈썹도 속속 나기 시작했다.

머리보다 새하얘진 눈썹은 정말 꼴불견이다.

오늘은 염색을 해볼까.

전쟁에 나가는 장군처럼 심호흡 한 번 하고

준비물들을 늘어놓는다.

뒤쪽의 흰머리는

내 눈에 안 보이는 부분이기도 하고

아직은 검은색이 더 많은 것 같아서

머리 앞테두리에만 염색을 한다.

꼴랑 이거하러 미용실 가기도 귀찮다.

눈썹부터 시작한다.

면봉으로 눈썹에 염색약을 바르고

앞머리로 넘어간다.

기다리는 십 분 동안 tv라도 보다가

씻으러 들어간 욕탕 거울 앞에

다 큰 짱구가 서있다.

눈썹 시커먼 짱구다.

아쿠! 깜짝이야.

ㅋㅋㅋㅋ

남편한테도 보여준다.

나 짱구가 되었어.

ㅋㅋㅋㅋ


짠~ 마술의 시간이 끝났습니다.

어머! 당신은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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