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하나의 가설을 설정하여도 괜찮은데 가설이 많아지다 보면 가설에 포함된 변인들도 많아지게 되고,
변인들의 특성에 따라서 자연스러운 전후 관계 같은 것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전후 관계는 때로는 닭이 먼저냐 달갈이 먼저냐 문제처럼 헷갈리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심리학에서 이론화된 순서가 있다고 보고 그 순서에 준해서 관계를 설정하면 질서가 잡히게 된다.
어떤 것이 먼저인지 순서가 아예 없지는 않다
아래 그림을 참고로 내가 구상중인 연구 변인 내지 연구 가설을 고민해 보자.
이것은 EKB 모델이라는 것으로 전반적인 인간의 심리 형성 과정을 잘 설명해 주는 그림이다.
내가 어떤 물건을 사기 위해 정보를 탐색하다가, 광고를 보고 그것을 기억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다른 대안들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구매를 결정하게 되고 만족/불만족스러운 경험 형성에 따라 다시 나의 태도가 바뀌는 일련의 과정을 도식화한 그림이 아래 그림이다.
화살표의 방향성을 참고하길 바란다. 그것이 변인 간의 선후 관계를 설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KB모델
보다 간단한 형태의 그림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아래 그림을 살펴보다 보면 위의 복잡한 그림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아래 그림은 사람들이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수용하는지를 설명하는데에 오랫동안 활용되어온 기술수용모델(TAM)의 연구모델이다.
제일 왼쪽의 외부적 요인들이 인지된 유용성과 인지된 사용용이성에 영향을 주고 이것은 다시 해당 기술에 대한 태도, 사용의도, 실제 사용에 영향을 주게 된다. 위의 EKB와 비교한다면 신념-태도-의도-구매 로 이어지는 프로세스가 동일하다(오히려 너무 간단해서 싱거울 정도이다).
기술수용모델(TAM), Davis, F. D. (1989).
다시, 약 10년 뒤 Davis는 이 모델을 개선한 연구모델을 제시하게 된다. TAM의 기본형(박스 표시)은 유지하면서, 외부 요인들을 보다 다양화하고 구체화 한 것을 알 수 있다. 이것 역시 위의 EKB 모델에서 제시한 요인들을 조금 더 구체화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TAM2, Venkatesh and Davis(2000)
결국 연구자가 인간의 심리의 과정을 묘사하는 가설은 EKB의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그런 형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표현될 수 있다면 비판당할 여지도 적다고 볼 수 있다.
Davis, F. D. (1989). Perceived usefulness, perceived ease of use, and user acceptance of information technology. MIS quarterly, 319-340.
Venkatesh, V., & Davis, F. D. (2000). A theoretical extension of the technology acceptance model: Four longitudinal field studies. Management science, 46(2), 186-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