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으로 논문 쓰는 안내서
글을 쓰다 보면 생각보다 글이 진도가 안 나간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이 있다.
(이 글도 정말 오랜만에 쓰는 내가 할 소리는 아니겠지만 ㅠ)
나 역시도 이러한 경우가 상당히 많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후에 다음과 같은 노하우를 얻게 되었다.
그래서 참회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글이 안 써지는 이유와 그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을 정리해 보겠다.
많은 경우 글이 써지지 않는 이유는 그저 내 머릿속에 내가 쓰려는 글에 필요한 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너무 당연해서 허탈한가? 그렇다고 할 수도 있는데, 문제는 많은 경우 스스로 자기가 그래서 글을 못쓰고 있다는 인식을 스스로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안다고 착각한다)
그래서 이상하게 글이 써질 줄 알았는데 막상 잘 써지지 않는다면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쓰려는 것의 갭(gap)을 찾아봐야 한다.
이런 경우 문제가 단순하기에 해결책 역시 단순한데, 그저 관련된 자료나 선행연구를 꺼내서 읽다 보면 글이 써지게 되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다른 종류로 내가 쓰려는 글에 스스로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많은 경우 신경 쓰는 일이 많거나 회사 일과 논문을 병행하거나 하는 경우 이러한 현상이 생긴다.
또한 다작을 한다던지 해서 앞서 진행했던 연구에 너무 몰입되었다면 다음 주제로 넘어가기가 그렇게 쉽지 않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한 가지 주제를 하다가 다음 주제로 넘어가는데 적어도 3일의 적응 기간이 걸렸다.
(이건 내가 한 말이 아니라 '몰입'의 저자 황농문 교수도 한 말인데 나 역시도 해보니 그랬다.)
여기서 편법도 존재하는데, 그 문제를 두고 미친 척 하룻밤을 세어 보라.
그러면 3일을 하루로 단축하여 그 주제에 몰입할 수 있게 되고 글도 써질 것이다.
단, 여기서 함정은 중간에 집중 안된다고 자리를 뜨거나 영화라도 한편 보거나 감정이 많이 소모되는 대화, 싸움 등은 하지 말아야 한다.
글쓰기에 대한 약간의 팁을 더 준다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만약 여러분이 논문 작성을 위해 새로운 표를 만들어야 한다면 무엇부터 하는 게 좋을까?
빈칸의 표를 만들고, 그 칸을 채우기 위한 노력과 상상을 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일 것이다.
그 과정에서 비슷한 사례의 표를 참고하면서 나도 이런 식으로 고쳐봐야지, 여기에는 이런 내용을 넣어봐야지 생각하게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세상에 없는 나만의 표가 탄생할 것이다.
글을 쓸 때에도 그러한 방식이 의외의 도움을 줄 수 있다.
가령 전체 문단은 여기에 이런 식의 내용이 들어간다는 구상도 해 보고,
구체적으로 문장도 "~~ 는 ~~ 에 관한 연구이다. ~~ 는 이렇게 말했다" 정도로 생각나는 문장만 일단 써 두는 것이다.
문장과 문단을 수없이 다듬는 과정에서 "~~"와 같이 비워둔 부분을 채우려는 노력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되어, 생각보다 빠르게 글을 작성할 수가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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