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그건 꿈이 아니라 다가올 미래이다.
집이야 말로 가장 개인적인 생활과 밀접한 건축이 아니겠는가. 설계공모부터 다양한 용도의 건물들을 설계해봐도 집을 설계하는 것만큼 설레임이 가득한 일이 없다. 불특정 다수를 위한 건물이 아닌 건축주 개인의 이야기를 담은 건물이여서가 아닐까?
어렸을 적 심리상담사자격증을 공부한 적이 있다. 민간자격증이기에 발급은 쉬웠지만 건축을 공부하면서도 머릿속에서 자꾸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담사의 모습을 떠올릴 때가 많았다. 내 이야기를 말하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건 새로운 주제의 책을 읽는 것만 같아 왠지 모를 에너지가 생긴다.
그래서였을까 집을 짓기로 마음 먹은 건축주와 첫 미팅을 할 때가 얼마나 재밌고 설레는지 모르겠다. 두근거리는 마음이 들킬까 내심 걱정도 들지만 모르는 척 건축주가 상상하는 집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어떤 집을 설계해야 할 지 고민하는 시간들이 늘어나며 틈틈히 나의 일상을 파고 든다.
그렇게 하나 하나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는 비록 두려움과 걱정이 쌓일 때도 있지만 상상했던 공간이 모습을 드러낼 때면 그것에 만족하면서도 일부 아쉬워하는 모습들이 겹쳐 고맙고 미안할 때도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이야기가 잘 섞이도록 마음속으로 기도할 뿐이다.
어떤 특정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요즈음 많이 느낀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더라도 대화의 주제를 어떻게 정해야할 지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누구는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를 논하고, 누구는 골프에 대해, 누구는 주식에 대해, 누구는 정치에 대해.. 어느 하나 쉽게 스며들기 어려운 주제이면서도 어떤 주제를 꺼내는 것이 마땅한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집을 짓기로 마음을 먹었다는 상대방과 이야기를 하게 될 때면 온갖 질문거리가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게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집의 가격이 아니라 집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 그리고 그 안에 살아갈 가족들의 이야기를 상상하는 것이야 말로 더 없이 행복한 일 아니겠는가.
여러분들의 집은 어떤 모습이고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