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앞바다에서 일어난 지진, 그리고 일본의 재난 시스템.
정정합니다.
규모 5.0의 지진을 진도 5의 지진이 발생되었다고 했었습니다. 진도는 지역별로 흔들리는 정도를 말하기 때문에 지역별로 모두 다르고, 발표할때는 어느 지역이 진도 얼마였다라고 발표하게 됩니다. 그리고 소수점을 사용하지 않고, 5이상의 경우는 강, 약을 붙입니다. 즉, 진도 5강 혹은 약이지 진도 5.0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에 브런치 글도 수정합니다.
어젯밤 울산 앞바다에서 규모 5.0의 큰 지진이 발생했다고 하고, 한국에서 발생한 지진중에 내 생각으로는 규모가 꽤 큰 지진이기 때문에 내 일처럼 걱정이 들어 한국의 방송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었다. 지진의 규모는 울산 동구 동쪽 52㎞ 해상에서 발생했고, 쓰나미의 여파는 없었다고 한다. 52km 해상이라는 것은 매우 얕은 곳에서 발생했다는 말이기 때문에 흔들림은 꽤 컸으리라.
울산 시내는 진도 4 정도, 경남지역역시 일부시군에서 진도4 정도의 지진을 느꼈다고 하며, 이 지진이 본진이라면 향후 규모 5.0 이하의 여진이 계속해서 발생될 수 있다. 다수의 흔들림이 1달 ~ 6개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생각되기에 개개인별로 지진의 준비와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개인이 할 수 있는 대비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지진의 대비는 생활 속에서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 크게 개인이 할 수 있는 방법은 2가지 정도. 작게는 3일치의 식량.(구조대가 오는 시간을 계산) 길게는 1개월 정도의 식량을 항상 비축하고, 그 기간 동안 밖에서도 지낼 수 있도록 장비를 마련하는 것과 강한 흔들림에 가재 물건이 떨어지지 않도록 높은 장소에 물건을 놓지 않는 방법이 있겠다. 그리고 도쿄도에서 발행한 방재 책자를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한국어로 되어 있다.)
지진은 미리 알기 매우 힘들기 때문에 이러한 생활 속의 노력이 필요하며, 일본에 살고 있는 나 역시 개인적으로도 언제나 집안 한편엔 재난 시 필요한 식료품, 장비를 언제나 구비해두고 있다. (일본은 크고 작은 지진이 매우 잦은 나라 이기도하고, 향후 30년 이내에 수도권에 직하형 지진이 올 수 있다고 예측되어 있다.)
1개월치의 식량은 언제나 구비하되, 유통기한을 잘 메모해두었다가 유통기한이 다가올 때 먹어 없애고, 다시 그만큼 새로운 식량을 구입하여 비축한다. 물은 특히 신선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워터 서버를 집에 설치해두고 있으며, (정수기는 재난 시 물이 나오지 않으면, 쓸모없음으로 비추) 매달 신선한 물을 배달받고 있다. 또한 언제든지 밖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텐트나 버너 등의 아웃도어 용품을 구입해두었다.
아웃도어 용품은 재난 이외에 캠핑 등으로 사용할 수 있으니, 구비해두면 두고두고 쓸모 있다. 아참. 캠핑용품은 무게가 꽤 나가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산악용품을 추천한다. 산악용품은 가격이 꽤 나가지만, 사이즈도 작고 가벼워서 효용가치가 충분히 있다. 이렇게 지진을 대비해두면 일단 든든하다.
행동요령은 지진이 오기 전과 지진이 오고 난 후로 나뉘는데, 우선 가족이 있는 분들은 지진이 올 때 대피장소를 미리 결정해두는 것이 좋다. 매우 큰 지진이 도심에서 발생하게 되면 일단 도로를 이용하는 교통수단 이외의 교통수단인 전철은 운행을 멈출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 2011년 3월 11일의 동일본 대지진 발생 시 전철이 도쿄를 운행하는 전철들이 모두 올 스톱했다. (복구는 하루 이상이 걸렸기 때문에 그날 퇴근길은 카오스였음.)
발 빠른 사람들은 자전거를 구입하거나 그나마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버스, 택시를 이용하여 어떻게든 집에 도착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마저도 안 되는 사람들은 몇 시간을 걸어서 집에 돌아갔다고 한다. (수고하셨어요;;) 여튼간에 그렇게 해서 집에 어떻게든 도착했다고 치자. 어? 가족들이 집에 없다. 휴대전화는? 통화량이 엄청나게 많아서 당연히 터지지 않는다. 와 최악이군. 가족들도 일단 어디엔가 피신을 한 것 같은데 과연 가족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원치 않은 이산가족 찾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모두 어딨는 거지? 밥은 먹고 있는 걸까?)
이런 최악의 상황을 미리 대비하기 위하여 집 근처의 재해시 피난시설을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또한 재해시 해당 피난시설에서 가족들과 상봉하는 것을 미리 약속해두면, 앞에 설명했던 눈물의 이산가족 찾기는 일단 하지 않아도 되니 꼭 해두자.
그리고 실제 지진이 발생되었을 때의 행동요령이 있는데, 실내에 있는 경우에는 문을 모두 열어두고 (건물의 뒤틀림으로 문이 열리지 않는 경우를 대비하여) 창문과 벽에서 떨어진 곳에 피해있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일반적으로 고층건물의 경우 흔들림은 심하겠지만, 고층건물일수록 내진설계는 잘 되어있는 경우가 많기에 비교적 건물에서 대기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그러함에도 피신을 해야 할 경우 엘리베이터는 위험하고, 자동으로 멈추기 때문에 계단을 통해 침착히 외부로 피신한다.
원래 한국의 재난 시스템을 비판하고자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너무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일단 이번 기회를 통해 지진의 대비와 행동요령을 전파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기에 먼저 글을 적어보았다. 아무튼 한국의 재난 시스템은 잘 가동되었을까? 모두가 아마추어였다.
재난발생을 알려야 하는 각 지방자치처들과 보도를 하는 방송국들 모두가 지진에 익숙하지 않았으리라. 일단 아래의 영상을 보자. 가장 최근에 일본에서 발생된 <구마모토 지진>의 경우이다.
14일 지진(예진) 발생 당시 NHK의 긴급지진속보 자막 영상.
뉴스 워치 9(9시 뉴스)의 방송 중이었기에 속보 3.7초 만에 대응을 보인다. (영상에서 지진경보 소리가 나오기 때문에 되도록 이어폰으로 감상해주세요. 특히 일본에 계신 분들이 라면 꼭! ^^;;) 지진의 진원지와 진도가 TV자막으로 방송되며, 편성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재난방송으로 바로 바뀐다. 이게 24시간으로 돌아간다.
아, 지진이다. 싶으면 일본인들은 무조건 TV를 보며 정보를 얻는다. 채널은 일본의 공영방송 NHK. 한국으로 치자면 KBS가 된다. KBS가 당일 이 정도의 재난보도가 이뤄졌는지 심히 의심스럽고 궁금하지만, 나는 현재 일본에서 살고 있기에 아직 사실을 알 길이 없다. 하지만 YTN에서 생방송을 해준다는 정보를 얻고 YTN에서 재난 방송 아닌 재난방송을 접할 수 있었는데, 아나운서가 지진이 처음인지 아니면 방송 매뉴얼이 없는 건지 본인도 당황스러운 모습이 역력했다.
(실제로 지진 발생 직후 KBS 9시 뉴스가 있었는데 지진 속보는커녕 지진 소식은 뉴스 거의 마지막 부분에 보도되었다. 다만 부산 MBC 뉴스에서는 지진이 일어난 지 5분 정도 뒤에 속보로 보도되었다. - 나무 위키 참고)
(아놔.. 뭘 어떻게 방송해야 하지..)
또한 재난 방송일 경우, 시민의 전화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되었다. 재난 방송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모든 채널이 국가의 공신력 있는 채널을 통해 (예를 들어 소방서라던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은 현장에 자신들의 리포터들을 급파해서 리포터들의 소식을 전달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정보에 신뢰를 느낄 수 있다. 시청자는 정보가 필요한 것이지, 울산의 모 아저씨 집의 가정사까지 들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어찌 되었던 규모 5.0의 지진이 온 이상, 향후에도 여진을 감지하는 곳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며 이번에 이야기를 하고 있는 단층에 대해서도 쓰시마 고토 단층 대라는 둥, 부산에서 포항에 이르는 양산단층 대라는 둥. 어떤 단층인지 아직 확실하게 학계에서도 의견을 합치하지 않는 것을 보아 (쓰시마 고토 단층 대라는 설이 유력하지만) 앞으로도 한국의 지진 및 재난 준비는 아직 갈길이 멀어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한국은 일본보다 땅이 오래돼서 지반이 단단하다는 점. 일본처럼 진도 6-9 정도의 강진이 발행하진 않았다는 점이다. (진도 5부터 6까지, 단 1의 차이이지만 힘의 차이는 엄청나다.) 그리고 이번 지진을 계기로 지진을 잘 대비하는 가정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