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나는 죽음에 대한 강박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죽음을 섬뜩한 것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삶을 기념하는 방식으로 생각한다.
삶과 죽음은 불가분의 관계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자신의 죽음은 실감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전시 2부에서는 죽음의 공포, 그리고 삶과 죽음의 순환을 강렬한 방식으로 시각화한 데이미언 허스트의 대형 설치 작품들을 소개한다.
1990년대 초에 발표한 〈천 년〉과 〈살아 있는 자의 마음속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은 금기에 도전하는 파격적 소재 때문에 발표 당시부터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킨 초기의 대표작들이다. 관객은 유리 너머로 죽음의 물리적 실체를 직면하면서 공포와 혐오, 호기심과 불편함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허스트는 거대한 유리로 만든 폐쇄적인 구조를 자주 사용했는데, 관객이 그 안의 내용물을 볼 수는 있지만 개입할 수는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점은 죽음이라는 예정된 결과를 앞둔 채로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운명을 연상시킨다.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 죽음의 물리적 물가능성〉, 1991
유리, 채색된 절, 실리콘, 모노필라멘트, 상어, 포름알데히드 수용액, 217 X 542 X 180 cm. 개인 소장.
포름알데히드 용액이 담긴 유리 수조 안에 거대한 상어를 넣은 설치 작품이다.
금방이라도 관객을 덮칠 듯 생생한 모습으로 보존된 상어는 죽음의 공포를 직면하게 하면서 동시에 부패를 늦추고 영원히 보존하려는 불멸에 대한 욕망을 보여준다. 인간은 소멸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지만, 한편으로는 자기 자신의 죽음은 그것이 닥치는 순간까지도 실감하지 못한다는 역설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구상 단계에서 이미 소문이 날 정도로 유명했으며, 공개된 이후에는 20세기 미술의 대표적 이미지 중 하나로 남았다. 허스트는 이 작품 이후 보존된 동물을 사용한 일련의 작품들을 발표하여 '자연사" 연작이라고 불렀는데, 어미 소와 송아지를 반으로 갈라 단면을 전시한 작품 <엄마와 아이(분리된)>(1993)는 제45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출품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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