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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선 Feb 12. 2024

설국

모든 덮을 수 있을까?

지난밤 동안 많은 눈이 내렸다. 창밖을 보니 엄청난 눈이 쌓여 있었다. 모든 세상이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였다. 나무들도 내린 눈으로 하얀 눈꽃을 활짝 피웠다. 설국이 되었다.

횡계로 내려온 이후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린 것 처음이다. 몇 년 전 일본 북해도를 갔을 때 엄청난 눈에 놀랐는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 북해도에 다시 온 것 같았다.

난 서둘러 발왕산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1459미터  산 정상에 올랐다. 내린 눈으로 온통 하얗게 뒤덮인 세계가 펼쳐졌다.

나무들은 뒤덮인 눈으로 나뭇가지가 휘청거릴 정도 우거졌다. 여름에는 많은 잎으로 녹음이 우거졌다고 하는데 겨울에는 눈으로 눈꽃을 만발하게 피었으니 우거졌다고 할 수밖에ᆢ

푸른색으로 우거진 것이 주는 느낌과 하얀색으로 우거진 것이 주는 느낌이 많이 다르지만 감동도 색다르다.  산정상에서 부는 차갑고 매서운 바람은 얼굴을 세차게 할퀴고 지나간다. 팔목까지 빠지는 길은 걷기조차 힘들다.

케이블카가 없음 이 산 정상까지 올라올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장엄한 광경에 아직도 얼얼한 뺨을 매만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라봤다.

눈이 모든 것을 덮어버리고 하얀 빈도화지가 되어 세상을 다시 그려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저 멀리 돌아가는 하얀 풍차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손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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