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윤 Jun 20. 2022

그냥 좋은 제주도 1

비가 와도 맑아도 날이 흐려도 매력 있는 제주


2년 만인가 코로나 직후에 한번 그리고 지금



'언니가 여행을 하는데 왜 내가 설레냐?' 동생이 한 말이었고 '언니가 여행을 간다니 내가 맛집 검색을 하고 있다는...' 같이 일하는 동료가 한 말이었다. 


"뭐할지 정했어?" 친한 동생이 물었다.


"가파도 가는 거랑, 해녀의 부엌 공연 예약이랑, 친구가 송악산 가고 싶다고 해서 그리고 맛집 몇 군데 정도?"

"짐은 다 쌌어?"

"아니, 아직! 이제 준비해야지"

"내일 가는데 아직도 준비를 안 했다고?"

"뭐 살러가는 것도 아니고 일주일치 짐인데 금방 정리할 수 있어"

".... 그래도 막 설레고 그러지 않아?"

"글쎄... 아무 느낌이 없어. 오히려 일하고 있을 때 너무 힘드니까 이거 빨리 끝내고 여행 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날짜가 다가오니 아무 느낌이 없네 ^^"

"그래도 부럽다. 몇 시 비행기야?"

"1시 반"

"알았어, 내가 비행기 타기 전까지 갈만한 데랑 맛집 검색해서 카톡 보내줄게 ^^"

"엉~, 고마워"

"잘 다녀와"

"응~"


여행을 떠나기 하루 전 까지도, 캐리어를 싸면서도, 공항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도, 나는 제주도를 향해 여행을 떠난다는 기분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티켓을 받아 들고 공항을 배외할 때까지만 해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 비행기에 올라 자리를 찾아 짐을 올리고 자리에 앉아 비행기가 출발하고 아찔한 어지럼에 몸이 붕~하고 뜨는 기분을 느낀 순간에서야 '간다... 제주도!!'


창밖을 보니 시선 아래 하얗게 깔린 구름이 꼭 빙하같이 보였다. 새하얀 구름 빙하 위를 40여분 날아 드디어 제주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의 큰 계획은 가파도, 해녀의 부엌 공연, 싱계물 공원 그리고 먹방이다.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가고 싶은 곳보다 먹고 싶은 메뉴가 어찌나 많던지, 이번 여행 일정은 식도락이 될 것 같다. 일주일을 여행기간으로 정하고, 비행기표와 숙소, 렌터카를 한 달 전에 예약 완료해놓았다.


여행 일정 중 둘째 날은 가파도 여행으로 계획을 했기에 렌터카는 셋째 날부터 예약을 했다. 그러므로 첫째 날 제주도 도착시에는 공항리무진을 타고 숙소로 향해야 했다. 제주공항 5번 출구로 나와 공항리무진 600번 버스를 타면 되는데, 다행히도 600번 공항버스가 20분 간격으로 있어서 많이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었다. 600번 버스는 제주도를 크게 바깥쪽으로 주기적으로 운행하는 버스이기에 제주도 어디든 목적지에 수월하게 도착할 수 있는 버스노선인 것 같다. 다만 이후 여행에서 제주도 내부에 다니는 버스는 좀 찾아서 타기 힘들었으므로, 그건 가파도 여행기록을 쓸 때 다시 얘기해야겠다. 


우리 숙소는 골든 데이지 서귀포 오션이라는 제주도 서귀포 중에서 구서귀포에 위치한 호텔이었다. 공항리무진 600번 버스 서복공원에서 내려 만능 지도를 검색하고 10분 정도 걸어서 이동하니 어렵지 않게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프런트에서 예약자명을 확인하고 방을 배정받았다.



이 중 우리가 배정받은 룸은 10층, 아쉽게도 고층 하나뿐이었다. 건물의 측면이었고, 햇빛은 들지 않았지만

괜찮다. 날이 흐린 제주도는 햇빛 들어오는 위치의 방이 필요 없었고, 창밖으로 보이는 시티뷰와 멀리 보이는 마운틴뷰가 맘에 들어서 만족하기로 했다.


호텔은 오래돼서 물건들은 종종 낡은 부분이 보였지만, 전체 적로 깨끗하고 아늑한 느낌이었다. 요즘 제주도 대부분의 호텔은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에 힘쓰고 있어 어메니티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샴푸, 치약, 칫솔 등 세면도구와 필요한 물품 등을 개인이 챙겨가야 한다. 이로 인해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줄어들었으면 한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 유용하게 쓰인 우리의 텀블러 제주도 여행엔 텀블러가 필수품이다.


사이즈는 그란데 이상 되어야 웬만한 음료들을 담을 수 있다


숙소에 가방을 두고 올레시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너무 오랜만인데 낯설지 않은 풍경이 반가웠다.

오늘의 메뉴는 메밀 치킨이었는데, 치킨을 사서 가는 길목에 만두? 빵? 같은 속에 흑돼지, 문어, 새우, 치즈 등이 들어있는 메뉴였는데 궁금해서 맛 별로 하나씩 주문을 했다. 그리고 '올레 메밀 치킨'에서 흑마농 치킨 반마리를 사들고, 인근 편의점에서 각자 취향에 맞는 맥주를 사서 서복공원으로 향했다. 나의 취향 맥주는 타이거 레몬 달달하니 음료 같기도 한 맥주가 알쓰인 나에게는 딱이다. 친구는 13이란 숫자가 쓰여있는 맥주였는데 이름은 모르겠다. 이건 쓴맛이 좀 강해서 나는 한 모금 마시고 못 마셨다. 


바닷가 경치 좋은 자리에 앉아 치킨에 맥주를 한잔 마시니 몸속까지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검은 돌, 짙푸른 바다색이 내가 제주에 있음을 실감 나게 했다. 드디어 제주다! 


서복공원 앞바다, 해가 진 뒤의 풍경


6월 제주는 오후 7시 45분부터 해가 지기 시작한다. 낮이 길어 제주를 오랜 시간 감상하기 좋은 계절이다.

제주여행 시작!! 내일은 가파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