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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 Jul 03. 2023

세상에는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이 기념되고 있어

오늘 날씨 맑음

글을 읽고 그림을 보고 삐친 듯 한숨을 자고 깨면 

기억에 엉겨 붙은 것들을 내가 생각한 것들인양 사람들에게 얘기 한다

그러다 민망한 마음이 들면 꿈에서 본 것이라 말을 한다


무딘 몸 비에 안 젖을 수 없고

창을 반만 열어도 마음은 촛불처럼 휘청인다

쓰레기통 뚜껑을 머리에 이고 있는 씰게비들 중에서도

내가 만들고 있는 것보다 더 나은 것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나는 무기력하게 솔직해지기로 결심한다


재능이 필요한 나이도 더는 아니고

설명이 필요하다는 사람도 이제는 새끼는 그마저 짝이 없어

일년에 한 두어번쯤


뭘 하기는 하는가 보다

그것마저 고마워지게 만드는 능력이라니


사실 조용히 지워지는 이름들이 시스템에게 더 이로울 터

지우지 못한 사진들을 안고

버벅이는 핸드폰에 글을 썼다 지웠다 한다


침대를 비워주면 

그대가 와서 누울테지


가득찬 텀블러에 터는 설탕 혹은 계피 한 스푼 

코코아

뭐든 어울리는 것은 정해졌어

기대말아


그래

세상에는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이 기념되고 있어


W,P 레오


202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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