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lly one fine day in June
6월의 시작은 뿌연 스모가 점령하고 있던 도시의 흐린 풍경이었고, 그 상태로 두 주가 흘렀다. 산이라기엔 부끄러운 300미터, 어쨌거나 뒷산엘 오르고 싶었으나 스모그인지 안개인지 모를 그 불투명함 속에서 산을 오르고 싶은 생각은 좀처럼 들지 않았다. 아침부터 하루 종일 비가 내리던 날은 시내의 견고한 초현대식 건물의 실내에서 누군가와 긴긴 대화를 나누었다. 마침내 대화가 끝나고 밖으로 나왔을 땐 본모습을 되찾은 청정한 대기. 오후부터 개인 하늘은 다음날까지도 쾌청했고 나는 드디어 마침내 비탈길을 걸어올라 온갖 수종이 뒤섞여 뿜어내는 숲의 향기와 바람속을 거닐 수 있게되었다. 푸른 하늘 흰구름을 배경으로 공원으로 변해버린 산의 초입 풍경은 동화책의 삽화그림같았다.
오래된 건물을 허물고 신축이 진행중인 건설현장 뒤로 짙푸른 녹음 아래로 물이 흐르고 있음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