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름바다 May 15. 2021

<심리학자의 미술 수업> 의 출간을 준비 중입니다

오랫만에 소식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

   

이맘쯤이면 화사하게 만개해 거리를 환하게 밝혀야 할 백일홍 나무가 아직 개화 준비 중임을 오늘 문득 발견했습니다. 할 일을 눈 앞에  두고 어쩐일인지 미루고있는 내모습도 저렇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5월의 시간은 날개를 단듯이 날아갑니다. 여러분은 어떤 시간을 지내고 계실지 궁금합니다.


지난 해에는 큰 길로 산책을 다니며 꽃나무를 벗삼았지만, 올해는 나무가 우거진 숲 속의 오솔길로 다니다 보니, 가로수 역할을 하는 백일홍의 안부를 생각도 못하고 지났던 겁니다. 잔잔한 꽃잎이 석달 열흘, 백일을 피고지며 봄과 여름 사이의 시간을 물들이는 백일홍 나무입니다. 색채의 다채로움이라곤 없이 온통 푸른 나무만 가득한 이 도시에 그나마 색을  입히고 화사함을 더해주는 가로수라 또 좋아합니다. 서너 그루씩 무리져 만개한 백일홍 나무가 봄바람에 나부끼는 무심하고도 유려한 움직임에 시선을  던져놓고 지구를 삼킨 전대미문의 혼돈을 잊어보려던 것이 지난 해 이맘 때입니다.


일찌기  카뮈 선생님이 소설속 화자의 입을 빌어 말씀하셨듯, 긴 격리의 시대를 지나며 무엇보다는 중요한 것은 제 할 일을 하는 것이었어요. 세상이 아우성인 와중에 몸을 낮추고 엎드려 할 수 있는 일은, 정해진 시간이 되면 정확하게 약속을 지키는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신비에 감탄하고, 밤에는 수 백년 암흑의 우주공간을 건너온 별빛의 진실에 마음을 기대는 일, 그리고 남은 일은 제 할 일을 꾸준히하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의 겨울과 두번의 봄, 그리고 한번의 여름을 지나면서 준비한 신간이 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두해 전 우연한 기회에 <미술관에 간 심리학>을 출간하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책을 세상에  내보낸 마음은, 최선을 다해  작성한 시험 답안을 제출한 것과 같은 기분이라, 더 이상 미련이 없을 줄 알았는데... 한권을 쓰고 나니 하고픈 이야기가 더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또 하나의 이야기를 정성들여 준비했습니다. 곧 뵙게 될 신간에선 16세기부터 21세기로 이어져 오는 시간을 살았던 화가들의 삶의 다채로운 모습과 그들의 예술이 우리에게 건네 오는 이야기들을 현대 심리학의 이야기로 풀어보았습니다. 카라바지오, 렘브란트, 베르메르, 모네, 휘슬러, 에드워드 호퍼, 마크 로스코를 비롯한 많은 화가들의 흥미진진한 삶의 이야기와 작품들을 만나게 되실텐데요, 출간을 기다리는 동안 조금씩 그 이야기들을 풀어갈까 합니다.


이제는 흙이 되고 바람이 된 그 옛날의 화가들이 그림으로 전하는 서정과 서사는 이 어려운 시절에 더더욱 위력을 발합니다. 비록 전시관의 문이 닫혀 직접 대면할 기회는 적어졌으나 책과 인쇄물, 인터넷 화면으로 접하는 예술작품들은 여느 때와는 또 다른 감흥으로 다가옵니다.  긴 터널의 끝이 보이고 세상이 조금씩 자유를 되찾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회복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일상들을 기억합니다. 터널 끝에서 마주하게 될 긍정적 역설과 전화위복의 역사를 기대해 봅니다. 제가  내놓는  또 한권의 책이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수 있는 이야기 바라며 많은 지지와 격려 부탁드립니다.  

 


작가의 이전글 데이비드 호크니 -all about m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