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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Emilio Jan 23. 2024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1화

열쇠말: 공감, 진심

앞으로 매주 금요일마다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1화씩 살펴볼 예정입니다. '정신 질환'이라는 독특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고 나니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우리 모두 '환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기업 리더 대상 1:1 코칭에 나서보면 정신 질환이 염려되는 분을 가끔 보게 됩니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처럼 현장에서 일하며 사람과 부대낄 상황이 아니라 판단됐었죠. 이처럼 이 드라마는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잔잔하지만 분명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여러분도 꼭 보셨으면 합니다.


출처: 넷플릭스 웹 사이트


1화는 주인공 정다은 간호사가 내과에서 정신과로 전근하며 시작합니다. 첫날 조현병 환자 오리나를 맡게 되는데, 외양상 완벽해(?) 보이는 사람입니다. 공부 잘하고, 예쁘고, 판사 남편을 가진 사람인데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습니다. 엄마가 시키는 대로 공주처럼 살아온 사람, 어느 순간 자신을 놓아버렸습니다. 엄마는 항변하죠.


"다 너 잘되라고 한 거야!"


그러면서 포도를 계속 사다 줍니다. 정작 딸은 포도가 목에 걸린 어릴 적 경험 때문에 안 좋아하는데 말이죠. 딸은 절규합니다.

"나는 나를 잃어버렸어!"


평행선을 달릴 것 같던 두 사람 사이에 정다은 간호사가 엄마에게 이런 말을 해줍니다. 


"저는 엄마가 내가 잘할 거라고 믿고 지켜봐 줄 때가 좋았어요."


마지막엔 엄마는 여러 과일이 담긴 통을 딸에게 건네며 웃습니다.

1화에선 '공감'과 '진심'이란 키워드를 뽑아 봤습니다. 근래 들어 공감을 빼놓고는 소통과 리더십을 말하기 어렵습니다. 쉽지 않지만 공감 강박을 느끼는 리더도 상당수입니다. 공감이 늘 옳은 것은 아닙니다. 1화 끝에 정다은 간호사의 전근 이유가 나옵니다.


"환자한테 너무 친절해. 일이 밀리니까 다른 간호사들이 걔 일까지 해야 하는거거든."


내과 수간호사의 말입니다. 공감에도 선이 있습니다. 공감도 에너지가 들어갑니다. 아쉽지만 공감만 하고 있을 수 없습니다. 조직에는 우리가 맡 역할과 그에 수반하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감이 뛰어난 사람은 '오지랖 넓은' 사람이 되고 맙니다. 그의 선한 의도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마음과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두 번째 키워드는 '진심'입니다. 직원과 소통에 마찰을 빚는 리더를 자주 만납니다. 그들은 '말을 함부로 한다', '윽박지른다', '답정너 스타일이다'라는 피드백을 받곤 하는데요. 왜 그렇게 행동했나 물어보면 대부분 이렇게 답합니다. 오리나 환자의 엄마처럼 말입니다.

"일 잘하라고 그랬죠." "성과 내라고 그랬죠." "성장하라고 그랬죠."


오히려 자신들 진의를 못 알아준다고 속상해합니다. 네, 코치인 저는 그 마음 이해합니다. 하지만 대상자 직원은 어땠을까요? 

우리는 상대의 마음을 볼 수 없습니다. 우리는 상대가 하는 말과 태도를 통해 마음을 유추할 뿐입니다. 그런데 기분 나쁘게 말을 전달하거나 비꼬는 태도를 보이면 거부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면 아무리 옳은 얘기라고 해도 수용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서 진심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그것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통제의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그 시대엔 윗사람이 모든 것을 장악하고 제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세상입니다. 그래서 1화가 전해주는 공감과 진심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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