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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재선 Mar 24. 2021

DT, 전문가에게 맡겨라.

기업에서 DT를 추진하고자 할 때 디지털 이해도가 높은 직원을 선별해서 조직을 꾸리는 것을 가장 일반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경우 기존의 IT 부서원들이 그 일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렇게 맡길만한 내부 인력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쩔 수 없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외부 전문가를 새롭게 채용한다는 것은 쉬운 의사결정은 아니지만 가장 확실한 DT 성공의 조건이 된다. 외부 전문가란 IT 기술에 대한 이해가 기본이 되어야 하고, DT 기반 기술인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IoT 등의 기술을 기반한 프로젝트 수행 경력이 있는 인원이다. 물론 해당 분야의 경력 기간 또한 최소 10년 이상이 가장 이상적이다.


우리나라의 중견 이상 기업들은 리더급의 조직 책임자를 순환보직 형태로 운영하며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게 하는 경우가 많다. A라는 사업을 책임지다 필요에 따라 B라는 사업을 총괄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회사들의 경우라면 DT 조직의 책임자 자리에 기존 조직에서 성과를 낸 리더를 임명한다. 경영진 입장에서 보면 다음 세대의 경영진으로 성장도 시켜야 하고 지금까지 여러 조직을 맡으면서 나쁘지 않은 성과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DT를 책임지는 자리도 역시도 훌륭히 수행할 것으로 믿는다. 또 다른 경우로는 전문가를 영입한다고 하긴 했는데, IT 회사에서 근무 경력만으로 마치 전문가를 데리고 온 것처럼 생각하고 DT 책임자를 맡기는 경우이다. 안타깝지만 이 두 가지 케이스 모두에서 DT는 성공 확률보다 실패할 확률이 더 높다. 이는 컴퓨터 공학과를 전공했다는 이유만으로 컴퓨터 수리를 맡기려고 하는 것과 유사한 일이라 할 수 있다.


DT는 아주 빠르게 변화하는 분야이다. 특히 DT의 기반이 되는 기술 변화는 IT 분야 중에서도 상당히 빠른 편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런 환경에 대한 이해 없이 유사 경험도 없는 책임자에게 DT를 맡긴다면 그가 DT가 잘 이끌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이런 조직에서 대체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하나씩 살펴보자.

첫 번째로 DT 실무자가 DT 책임자보다 높은 기술 역량을 갖고 있는 경우이다. 즉, DT 책임자가 비전문가인 경우다. 이 경우 실무자는 책임자를 이해시키고 설득하기 위해 책임자를 가르치는 교육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렇게 설득하고 이해시키고 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실행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만약, 책임자인 리더가 학습 의지가 있고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히 표현할 수 있다면 그나마 상황은 좋은 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 리더는 실무자에게 엉뚱한 피드백을 늘어놓기 일쑤이고, 이러한 피드백은 점점 쌓여 결국 DT 방향을 오리무중 속으로 빠트리게 한다.


두 번째로는 DT 책임자는 물론이고 실무자도 전문 기술 역량이 없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어느 누구도 주도성 발휘가 어렵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만 계속해서 쓰다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진행이 안되는 경우이다. 이경우 컨설팅 회사와 같은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의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나은 판단이다. 다만 기업 내부로는 고유 자산이 쌓이지 않는 케이스이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DT라고 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조직이 두 개가 생기는 경우이다. 이미 회사 내에 DT 조직과 유사한 조직이 있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통상 내부에 IT 부서를 들 수 있다. 이런 케이스는 IT 조직이 DT 프로젝트에 대해 미온적 태도를 보이거나 혹은 임원들 사이에 사업 경쟁이 붙었을 경우이다. 이 경우 신설된 DT 책임자는 복잡한 조직 상황 안에서도 무엇인가 해보려고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거나 기존 IT 조직과 유사한 과제를 발굴해 진행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결국 과제의 차별성은 떨어지고 DT 결과는 실패로 끝이 난다.


DT는 IT 분야에서도 그 변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DT 실행을 책임질 조직 책임자는 이런 변화에 익숙한 인물이어야 한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외부에서 전문가를 채용해서 시작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외부 채용만이 능사는 아니다. 기존 조직과의 융화라는 측면에서 오랜 협업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차선 책으로는 IT 환경 변화를 즐기고 IT 학습 역량이 뛰어난 직원을 실무자 급에서 발탁하고 그에게 리더급의 책임자 역할을 맡기는 것이다. 이 경우 경영진의 서포트만 잘 된다면 충분히 DT 결과가 괜찮게 나올 수 있다.


정리하면, DT의 전문성은 실무자이든 책임자이든 반드시 어느 한쪽에서만이라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일 여러분 회사에서 DT 조직을 새롭게 만들고자 한다면 위의 여러 가지 케이스를 충분히 경영진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안으로든 밖으로든 전문가의 필요성을 역설해야 한다. 그것만이 DT 실행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길임을 경영진도 반드시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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