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더 다채롭게 칠해보길 바라
'경험'과 '낯섦'에 대하여
한 가지 일을 실제로 경험하지 않고서는 한 가지 지혜도 늘릴 수 없다
– <사기> 중에서
진로에 대해 고민한다고 했을 때, 수많은 책과 글에서는 이렇게 말을 해.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라. 내가 했을 때 가장 행복한 일을 해라.
또는 잘하는 일과 행복한 일 두 가지 일을 다 하라는 경우도 있고.
그런데 내 경우에는 있지, 대부분의 상황에서 행복하고 즐거운 사람이거든. 내가 모르는 분야에서 일하게 되면 새롭게 배워서 해내는 것도 그 나름대로 재미있고, 무엇보다도 그런 경험들에서 얻는 사람들이 나는 참 좋아.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긴 해. 하지만 대개의 경우 나는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을 나름대로 즐기는 편이야.
그렇다면 잘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내가 내 또래에 비해 탁월하게 잘하는 것, 특출난 것이 뭐가 있을까?
사실 나는 이 질문은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물음으로써 나를 성장시키는 질문 중 하나라고 생각해.
그래서 당장 답을 내리라고 하지는 않을 거야. 다만,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는 것, 그것도 정말 다양하고 독특한 경험들을 해보는 것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알려주고 싶어.
아마 내가 지금까지 썼던 편지들 중에서도, 머리에 물음표가 뜨게 만드는 편지들도 있었을 거야.
예를 들면 삶의 지표로 삼을 가치를 선택하라든지, 그런 것?
그것조차 정하지 못하겠는데 너는 고작 1년 더 살았다고 참으로 말이 많구나. 어쩌라는 거냐. 하고 네가 말했을런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오늘 그 방법에 대해서 말하려는 거야. 그걸 어떻게 구할 것이냐, 어떻게 정할 것인가, 진짜로 내가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점에 있어서 나는 다채로운 경험이 정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믿어.
삶을 정말 다채롭게 한 번 칠해보렴.
그리고 그 중에서, 너에게 가장 잘 맞는 색이 무엇인지 한 번 골라보는 거야.
다만 네가 생각할 수 있는 '다채로운 경험'의 범위를 넘어서, 진짜 다채로운 경험들을 해보려고 노력해 봐.
아마 학교에 다니면서, 혹은 나중에 직장에 다니면서도 가능한 것들만을 하는 것은 나중에 네가 후회할 가능성이 높을테니까 말이야. 아니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차마 용기를 내지 못했던 것들을 해보는 것도 좋아. 지금이 아니면 그 언제가 된다고 해도 절대 해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니까 말이야.
알바를 하더라도 맨날 하던 과외 같은 것 말고,
감정적으로 소모가 큰 콜센터 같은 곳이나, 몸이 엄청나게 힘든 일들도 한 번 해볼 수도 있겠고,
여행을 하더라도 관광지만 보러 다니는 것 말고,
높은 곳을 무서워 하는 너라도 패러글라이딩에 한 번 도전해 보렴.
그런 경험들은, 짧게는 네가 일상으로 돌아와서 이런저런 일을 할 때 그 경험들 자체만으로도 또래에 비해 특출난 부분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너의 버킷리스트를 늘려서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주기도 할 거야. (내가 스카이다이빙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너는 아마 소스라치게 놀랄 거야.)
그리고 길게는 네가 앞으로 하는 선택들에 있어서 사소한 지혜부터 깊은 지혜까지도 빌려주는 고마운 영감님들이 되어주고 말이야.
단언컨대, 네가 직접 경험하는 것들은 정말 좋은 영감님들이 될 거야.
나쁜 경험, 쓸데없는 경험은 없어.
나의 영감님 중 하나가 그랬어. 네가 그 경험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그건 모두 좋은 경험들이라고.
그래서 나는 네가 어떤 선택을 해서 어떤 경험을 하든, 그건 절대 나쁜 경험이 아닐 거야.
이건 취업이나 진로에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걱정하지 말고, 네가 원하는 것들을 마음껏 해보는 시간을 한 번 가져보렴. 기나긴 인생, 너만의 색으로 빛나기 위해서 말이야.
오늘은 달이 참 밝아.
좋은 꿈 꾸길 바라면서-
이만 마칠게.
From. 감히 하늘을 날고자 하는 1년 뒤의 내가,
To. 63빌딩 위에서도 벌벌 떨던 1년 전의 나에게.
Cover Picture - Amelia, Flying. @Annecy, Fran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