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짐으로 나아가기
(Monthly Intro) 작년 연말, 하루 온전히 한 해의 회고를 했다. (2021 연말 정산 회고)
한 해를 돌아보려니 하루로는 사실 매우 부족했다. 다행히 기록을 꾸준히 했기 때문에 기억의 편집이 크게 왜곡되지는 않았다. 그때 느낀 점은 하루, 한 주는 어렵더라도 한 달의 회고는 꼭 해볼 것. 글도 글이지만, 내 생각을 가지고 10개의 하이라이트를 꼭 뽑아내 볼 것. 아무래도 연말에 이 하이라이트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잘해왔든, 후회되든 어쨌든 내 성장 기록이니 차곡차곡 모아보려고 한다.
--
1. 삼성전자 X 남의집, "You Make" 호스트가 되다
삼성전자와 남의집이 공동 주최한 #YouMake 프로젝트 호스트가 되었다. 우풍에 고생하던 #찬빈네집 에 무풍 에어컨이 들어왔다. 무풍 신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게스트에게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게스트분들과 이문세 4집, 6집 앨범을 함께 듣고 마당에서 장작으로 불멍 하는 프로그램이다. 텍스처 문장 카드와 라이프쉐어 대화 카드를 하니 첫 모임에는 기존 2시간 반 프로그램이 3시간 반을 훌쩍 넘겼다.
<촌스러운 집의 낭만> 은 무풍 에어컨을 타고, 올여름 다양한 분들을 모실 수 있게 됐다. 이제 여름 더위에서 해방! Thanks 삼성전자 & 남의집 �
2. 데브디, 크런치타임 즐기기
어린이날 휴일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고민하다 최근 데브디(DEV.D)라는 팀에서 로컬스티치와 콜라보하여 만든 Crunch Time 스테이 기획이 흥미로워 신청해 1박 머물렀다.
다른 스테이와 다르게 투숙 전, 반드시 답 해야 하는 것이 있다. 20가지의 질문을 토대로 나에게 맞는 취향의 음악, 커피, 향, 책, 아크워크 등을 큐레이션 해주는 기획. 간혹 여러 스테이를 다니면서 좋았던 요소들을 꼽아보면 꼭 그 안에 위 키워드들이 있었네.
체크인과 동시에 나를 반겨주는 차분한 플레이리스트, 그리고 굳이 찾아 마시지 않는 강배전 커피가 아니라 균형 잡힌 원두가 담긴 드립백. 발랄한 키뮤 아트워크와 요즘 내 개인적인 화두를 어찌 아셨는지 BOLD 라는 책이 놓여 있었고, 매거진 B를 처음 접했던 Google 편도 그 옆에 나란히. 하이라이트는 향이었다. 워낙 무취-한 편이라 향이 주요한 요소는 아니었는데 ‘양양’이라는 이름의 향이 은은하게 좋아서 집에 두고 싶을 정도로 취해버렸다.
너무 부담스럽지도, 그렇다고 무심하지도 않은 그 섬세함과 따스함이 느껴졌던 시간. 실제 의도는 Wake me up이 아니라 Sleep me up이 아니었을지 싶을 정도로 낮잠과 푹잠으로 풍성했던 나를 위한 어른의 날 기록. 그나저나 궁금한 것은 나와 같은 사람이 얼마나 될지, 그리고 그들은 어떤 사람일지. 질문도 던져보게 되고.
3.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주거 실험, 5월의 책
2021년 한국 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맹그로브숭인 의 건축설계를 담당한 TRU 건축사무소 대표이자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이신 조성익 교수님의 신간 도서. 오늘날의 주거 문화, 공간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
[메모한 10가지 문장들]
1. 고독의 시간이 과도할 경우 부작용으로 따라오는 소외감은 복도에서 잠시 마주친 이웃과 나누는 한두 마디 대화로 물리칠 수 있다.
2. 서로 간의 거리가 있어야 상대방의 시선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각자 자기 일을 할 수 있다.
3. 이웃 간의 교류는 밥을 함께 먹으며 시작된다.
4. 공유를 활발히 하기 위해서 공유와 사유의 경계를 뚜렷이 해야 한다.
5. 그동안 ‘어디에 사는가’가 중요했다. 하지만 이제 ‘누구와 사는가’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6. 이웃과 더불어 사는 일은 결국 사회 전체의 행복도를 상승시킨다.
7. 어떤 공간에 개인적인 꾸밈의 흔적이 있다면 그것은 공간의 주인이 그곳에 잘 정착했다는 증거라 볼 수 있다.
8. 미 타임과 위 타임의 민첩한 방향 전환이 가능한 집. 내가 상상하는 이상적인 집이다.
9. 설계란 사람을 중심에 두고 애정 어린 관찰을 지속적으로 해내는 일이다.
10. 결국 한 인간의 성장이란 자신의 관점을 확대해나가는 일이며, 관점은 타인과의 접촉을 통해, 그 경험을 스스로 내면화하는 과정을 통해 풍성해진다.
4. USM X 코사이어티, 영감을 주는 오피스 전시
“공간은 우리의 기분과 감정을 바꾸고 더 나아가 삶을 변화시킵니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가 하루 중 꽤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업무 공간은 일의 생산성과 창의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어떤 공간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일의 결과물도 달라질 수 있죠.”
5/14-29 코사이어티 서울숲에서 진행되는 스페이스로직 USM 오피스 전시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이벤트에 운 좋게 당첨되어 다녀왔다. 프리 드링크 한 잔이 제공되고 업무에 몰두할 수 있는 편안한 테이블과 의자가 준비되어 있어 좋았다. 마치 같은 팀에 소속된 것처럼 두 시간 함께 몰두하는 나와 같은 참가자들과 코워커가 된 기분이 들었다.
한 벽면에 적혀있는 ‘업무 공간을 더 낫게 만드는 6가지 키워드’가 머리에 유독 맴돈다. 1) Sunlight 2) Greenery 3) Conversation 4) Music 5) A cup of coffee 6) Good Colleague
5. 가평 와락, 동료들과 2번째로 떠난 여행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호스트님의 따스한 환대에 체크인부터 여정 전반이 즐거웠다. 왕사탕으로 시작해서 맥심 믹스커피, 양희은의 <아름다운 사람>을 들으며 와락에서 또 불멍 하고 싶다. 가족보다 시간을 함께 많이 보내는 동료들과 떠난 2번째 여행.
다음은 오사카 부장님 만나러 가자는 농담도 던져봤다. :)
6. 29CM 맨션, 당신 29하던 삶
당신2 9하던 삶. 카피 정말 잘 지었다 싶었는데 '29 맨션'이라는 오프라인 팝업 전시까지 이어지는 전개가 무척 멋졌다. 낚시와 파도, 사진과 작업, 꽃과 흙. 아티스트의 세계관이 담긴 맨션에 신을 벗고 다녀봤다면 더 좋았겠다 싶었던- (너무 개인적인 코멘트이지만) 집으로 돌아가기 전, ‘백일홍’과 ‘금계국’ 중 ‘Golden Wave’라는 뜻의 금계국 씨앗을 챙겨 왔다. 집들이 선물로 받은 이 씨앗은 집 화분에 심어 보기로.
7. MGRV, Day Off
우리가 입주해있는 헤이그라운드의 ‘성수시작점’에서 전사 모임을 가졌다. 코로나 기간에 브랜드가 탄생해 오픈 시점부터 지금까지- 입사했던 분들이 다같이 제대로 모일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 그 아쉬움을 달래기 충분했던 오전 그룹별 Day Off, 오후 밴드 까데호의 공연 & 대표님의 업데이트. 그리고 주혜님과 공동 MC로 진행한 구성원들의 TMI를 모아 준비한 게임과 이후 디너까지.
모처럼 다 같이 눈물 나게 웃고, 즐길 수 있어 기뻤던 날. 향후에는 각자 이 날을 어떻게 기억할지 기대된다. 당장 다음 달, 다다음달, 1년 뒤가 도전의 연속인 스타트업 종사자들은 매일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만 같기에. 잘하고 있고, 잘할 수 있고, 잘 안되더라도 잘 될 거라는 격려와 응원이 긍정적인 미래로 나아가는 확신을 만든다고 더 굳게 믿게 됐다.
8. 원티드 플러스, 3회 차 아티클 릴리즈
wecrashed 에피소드 8(최종화)까지 보니 지난 2년 반의 위워크 시절이 아쉬움과 그리움으로 남는다. 제목은 창업자에게 향해있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 그 시절을 함께한 선배, 후배, 동료들은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고. 아담이 지휘한 세대를 1년 반? 정도만 경험했어서 그 훨씬 과거의 일은 드라마를 통해 짧게나마 관찰할 수 있었다.
확실한 것은 그는 여러 의미에서 추진력이 대단한 인물이고 그 덕분에 코워킹 스페이스의 글로벌 진출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추억의 TGIM, 런던 썸머캠프, LA 글로벌써밋, 비건 정책, 위리브와 위그로우. 과일수와 맥주. 전세계 지점의 24시간 엑세스가 가능한 직원 혜택. 영화같은 시간들이었네. (해외여행 가면 위워크 지점 투어만 해도 영감 한가득-)
좋은 동료를, 런던과 L.A출장 기회를, 그리고 나를 만든 WeWork는 폭망 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나저나 드라마는 진짜 잘 만들었다. 근래 본 시리즈물 중 최고. #dowhatyoulove #hustleharder � 이제는 #weworked
9. 속초 출장, 아나로그 진공관 카페
6년 전, 속초 출장에서 발견한 당시 신상 카페 아나로그. 지금도 그 자리에 있어줘서 고마운 마음. 가급적 속초 오면 꼭 들리는 곳. 어둑해진 밤에 오면 과거의 나를 만나는 것 같아 늘 기분이 좋다. 여기 오면 꼭 마시는 핫초코 한 잔과 사장님이 플레이해주시는 진공관 앰프로 울리는 김현식 LP 앨범 앞에 두고 느껴보는 #속초의밤
10. 스페셜티 커피 샌프란시스코에서 성수까지, 펠트 청계천점 북토크
5월 8일 조원진, 심재범 작가의 신간 <스페셜티커피, 샌프란시스코에서 성수까지> 출간 기념 북토크가 펠트 청계천점에서 진행됐다. 신간을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기회와 커피인들이 주목하는 스페셜티 커피씬의 대표 주자분들이 모이는 자리에 원진 작가님이 초청해주셔서 몸 둘 바 없었다. 1부 김병기 프릳츠 대표 & 조원진 작가, 2부 린지로 토츠커피뉴욕 대표 & 심재범 작가 대담 형태의 토크쇼 포맷으로 진행됐다. 개인적으로 '스페셜티 커피가 뭐야?', '우리나라 커피는 괜찮은 편이야?', '국내에서 어느 카페가 잘해?'라는 질문에 어느 정도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었다. 아마 이 책이라면 어느 커피 관련 책 보다 쉽게 이해되면서 깊이 있는 지식과 경험을 아우르는 인사이트를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