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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bin Park Dec 29. 2021

2021년, 돌아보니 뭐 많이 했네

회고 | 새로운 시작과 다양한 경험, 그리고 기록들.

"한 해를 되돌아보는 좋은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한 일주일을 고민만 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3박 4일 강릉에 머물기로 결정하고, 편도 티켓을 구매하고 당일 숙소 예약을 했다.


다소 즉흥적이긴 했으나 나 같은 집돌이는 집에서 혼자 '회고'하는 것을 꽤 버거워한다.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편안함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익숙하지 않은 것을 새롭게 하려면 나만의 장치가 꼭 필요하다. 그중 하나는 바로 '환경'을 바꾸는 것. 그리고 '공간'과 '시간', 기록을 가득 품고 있는 '물건'을 찾는 것에서 시작한다. 12/28~31 2021년 회고 여행을 하기 위해 강릉으로 왔다. 굳이 의미 부여하는 것일 수 있겠지만 벌써부터 한 해가 잘 마무리되는 느낌이다. 훌륭한 사람들은 이미 일간, 주간, 월간, 분기별, 연간 기획과 회고를 하고 있겠지만 나는 그런 계획적이고 빈틈없는 사람이 못되기에 이렇게라도 '억지로' 노력하려고 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라기보다는 나의 2022년을 위해서, 2021년에 경험한 새로운 '시작'과 다양한 '경험' 그리고 '기록'들을 들춰본다. 나만의 방식으로.


2021-07-30 양평 어느 계곡 앞에서


1. 어디서 어떻게 회고해야 할까?

1) 환경을 바꾸자

"낯선 곳으로 떠나기"


일단 서울을 떠나보자. 서울을 떠나기 그렇다면 집에서 나와 가깝지만 새롭고 낯선 환경으로 떠나보는 것도 좋다. 나는 강릉에 와있다. 개인적으로 기차보다는 버스를 좋아하지만, 그래도 이번 여정에는 KTX를 선택했다. 나를 어쩔 수 없게 하는 환경을 좋아한다. 비행기와 버스, 기차같이 내가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는 그런 환경. 내가 속도를 조절할 수 없는 그런 환경에 처해질 때 나는 비로소 안정감을 느낀다.


2) 공간을 찾자

"랩탑과 메모장을 펼쳐놓기 좋은 책상과 의자를 만나기"


나는 파도 살롱에 와있다. 개인적으로 카페보다는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회고하는 것이 참 좋다. 일 같지만 일은 아닌, 회고라는 것을 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카페의 무드와 향도 물론 좋지만 책상과 의자가 오래 앉아 있기에 편한 공간은 사무실만큼 적합한 공간을 찾기 힘들다. 파도 살롱은 처음 와봤지만 1일권을 결제하고 24시간 사용할 수 있어 무척 편리하고 쾌적하다. 적절하게 맞춰진 난방과 조도, 그리고 정수기가 있다.


3) 시간을 만들자

"온전한 하루를 확보하기"


환경을 바꾸고, 공간을 잘 찾아도 가장 중요한 것은 회고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 나는 온전한 하루를 회고에 쏟아부었다. 가끔 하루를 확보해두면, 나같이 계획적이지 않은 사람들은 오전 시간을 날려버리는 경우가 있다. '어차피 오후에 시간이 많으니까'라는 핑계를 대기 딱 좋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이른 오전에 몸을 일으켜 세워 빠르게 집을 나서는 것을 추천한다. 오래된 에어비앤비 숙소는 그런 측면에서 최적이다. 윗 집 수도관 문제인지 아침 내내 울려 퍼지는 천정 소음으로 아주 잠을 일찍 깼다. 긍정의 힘!


4) 물건을 꺼내기

"기록 추적하기"


- 구글 캘린더 (업무 계정, 개인 계정): 색깔을 달리 표기하여 빠르게 업무/일상을 구분할 수 있었다.

- 지메일 (업무 계정, 개인 계정 1&2): 평소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계정별로 일종의 주제를 나눠놨기에 월별로 하이라이트 할 활동들을 파악하기 수월했다.

- 구글 포토: 기억하고 싶은 것들은 주로 찍는 편이다. 놓치기 쉬운 장면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 인스타그램: 여러 소셜미디어 중 인스타그램에 자주 업로드하는 편이다. 회고 및 '독립출판물' 제작 시 가장 많은 도움을 얻었던 매체. 나만의 해시태그를 세팅해두면 더없이 지난 기록들을 찾고 정리하기 편하다.

- 블로그: 인스타그램보다는 조금 더 장문의 글 혹은 여러 사진들을 아카이빙하기 좋다. 여행 기록은 웬만하면 인스타그램에 먼저, 블로그를 다음으로 정리한다.


2021년, 여행이 멈춘 시절에 집을 지키는 캐리어


2. 회고에는 정답이 없다.

노션에서 테이블 탬플릿을 켜서 월별로 했던 일들에 대해 업무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으로 구분했다. 두 가지 큰 축에서 뽑히는 카테고리들을 기록했고 총 21개 정도가 도출됐다.


노션 Table로 정리해보는 회고록

1) 업무와 개인, 그리고 카테고리별 회고

- 업무: 채용, 채용 추천, 팀빌딩, 공간기획, 운영, 오프닝, 프로그램


#1. 팀 리더로서 팀원 채용 및 팀빌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 팀원 14명을 채용했고, 그룹 내 타 부서 동료 2명을 추천했다. (지나고 봐도 누군가를 채용한다는 것이 제일 어렵고 힘든 일임을 다시금 느낀다. 같이 일할 동료가 제일 중요하다.)

#2. 신규 지점 오프닝 준비 및 공간, 운영 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 이전 직장에서는 공간 기획의 기회가 없었는데 감사하게도 2호점의 여러 공간들을 '운영 관점'에서 기획할 수 있었다. 이 기간이 어쩌면 내 생애 가장 큰 부담과 책임이 따랐다고 생각한다.

#3. 타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해 우리 다움, 그중에서도 프로그램을 뾰족하게 기획해야 했다.

- 우리가 고객에게 주고자 하는 경험을 정의하는 것. 산발되어 있는 메시지들을 정리하고, 4개의 핵심 키워드로 우리만의 프로그램을 풀어냈다. 외부 브랜드와 협업 외에도 내부 고객과 함께 기획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했다. 여전히, 지금도 고객의 이야기가 가장 흥미롭고 귀하다.


- 개인: 여행, 인터뷰, 기고, 사이드 프로젝트, 협찬, 독서, 영화, for fun, 공간 기록, 강연, 제로 웨이스트, 결혼식, 앰버서더, 공부


#1. 제로 웨이스트와 결혼식 키워드가 추가됐다.

- <2050 거주불능 지구> 사내 북클럽 선정 도서를 읽은 뒤, 일상의 관점과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내 작은 행동이 미칠 작지만, 큰 결과들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엄연히 말하자면 '제로 웨이스트'라기보다는 '레스 웨이스트' 지향자이다. 결혼식은 기록을 안 해두면, 누구 결혼식을 갔었는지 시간이 지나면 금세 잊게 되는 것 같아 추가했다.

#2. 제주와 강릉 여행기록은 블로그로.

- 3월에 1박 2일로 강릉을, 9월에 약 5박 6일로 제주를 간 여행의 기록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댓글로, 구두로, 혹은 반응으로 표해주는 이들이 있어 감사하다. 역시 여행기는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 나를 위해서도, 누군가를 위해서도 좋은 일.

#3. 책 덕분에 인터뷰 기회가 늘었다.

- 독립출판물 덕분인지, 코로나 덕분인지 '집'을 키워드로 하는 인터뷰 기회가 늘었다. 별 볼일 없는 기록이라도 역시 내뱉는 게 중요하다.


2021년, 찬빈네집을 환히 밝히는 조명



2) 월별 한 문장 회고

1월: <일을 잘한다는 것>이라는 책이 준 위로, '직관'의 중요성.

2월: 땅으로 떨어진 2주 천하 클럽하우스 주식에게 안부를.

3월: 애시당초, 강릉에 오길 잘했다.

4월: 올해의 공간, 알맹 상점을 만나다.

5월: 와디즈 펀딩 준비로 내 여름을 불태우리.

6월: 살아보고 결정하세요, 맹그로브 신설

7월: 환경을 생각하고, 위트 있고, 실용적인 그런 귀여운 스토어?

8월: 29CM에서 왜 저를..?

9월: 밀린 휴가를 몽땅 제주에, 5박 6일 여정.

10월: 이번 생애 살 수 있을까, 부암동

11월: 핀란드 대신, 태안 만리포로.

12월: 아프지 맙시다.







3) 해왔던 것, 하고 있는 것, 해야만 하는 것,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회고


#1. 작년부터 올해까지 유지하고 있는 것들 (Keep)

- 밑미 온라인 리추얼 <나를 닮아가는 방 만들기> 

- 찬빈네집 Vol 1 독립출판 입고처 확대 (절판!)

- 에어비앤비 호스트 앰배서더 


#2. 2021년 새롭게 시작한 것들 (New)

- 찬빈네집 Vol 1 브런치 북 발행

- 신촌 문화관 <여행 대신 책을> 전시 참여자로 책 추천

- 이너시티 X 찬빈네집: 외부 공간에서 '집'을 주제로 한 콘텐츠 액티비티 진행

- 모든 요일의 방 <침대맡의 에세이> 기고

- 2주간의 협업 실험 <하우스부암> 프로젝트 참여

- 초안클럽 몽토점 멤버로 참여

- 텍스처 앰배서더 활동


#3. 매체 인터뷰 및 기고 (Must)

[Work]

- 202101 싱글즈 매거진 '혼자서는 잘 살 수 없을까?': 싱글의 새로운 주거 공간을 모색하는 브랜드 인터뷰

- 202105 SEOUL MADE 매거진 '다양한 얼굴의 집': 건강한 일상을 위한 공유주택 브랜드 인터뷰


[Personal]

- 202102 더패브릭 '결이 맞는 것에 무게를 두기': Ordinary Clothes 브랜드 웹사이트 게시

- 202102 동네(Dongnae) '보광동 로컬 인터뷰': 프롭테크 브랜드 SNS 콘텐츠 게시

- 202105 29CM X 밑미 '위클리 이너피쓰': 브랜드 콜라보, '청소'

- 202107 AROUND 78호 '소비하는 삶': 오늘날의 소비에 관하여

- 202108 행복이 가득한 집 8월호 '나혼자산다': 1인 가구 섹션

- 202108 코케 '카페in 이야기 2호': 커피 구독 서비스 코케(koke)

- 202108 29CM '스타일 아이콘': 바이닐 & 책 큐레이션, 추천

- 202110 어반디타입 '플레이리스트': CITY SLING BAG 주제로 한 플레이리스트 제작

- 202110 스토리지북앤필름 '클럽스토리지': 워크숍 후기 인터뷰이

- 202111 텍스처 '뉴스레터' 및 Instagram: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 202112 필로스토리 '퍼스널 브랜드 툴킷': 앰버서더 인터뷰


#4. 책과 음악, 영화 (Like)

[책]

- 실전 프레젠테이션 이야기, dear late bloomer, 일을 잘한다는 것, 내일의 디자인, 초조한 도시, 집을 순례하다, 다시 집을 순례하다,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사진가의 기억법, 첫 집 연대기, 서울의 엄마들, 예진문의 취미기록, 볼드저널 16호 <필환경 생활>, 월간디자인 513호 <디자인 용적률 500%>, 인디펜던트 워커, 어른이 되어 그만둔 것, 너무 착하게 살았더니 모든 게 다 내 탓인 마냥 끌어안아 버렸다. 오픈북 4,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 서울의 공원, 심신단련, 공간의 미래, 독립은 여행, 당신의 B면은 무엇인가요?, 타인의 삶 2, 글쓰기의 쓸모, 집을 쫓는 모험, 마케터의 투자법, 상하이를 여행하는 법, MAGAZINE MAKERS, CEREAL BOOK,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될 수 있을까?, 에코에쎄이, 팀장의 탄생, 누구나 카피라이터, 안녕한 가, 자영업자, 생각소스, 매거진B <COPENHAGEN>, 일터의 문장들, 우울증과 홈파티, 건축가의 도시, 하우투 딴 짓, 그냥 하지 말라, 만드는 사람들의 도시, 방밖에 없는 사람 방 밖에 없는 사람,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2022 트렌드 노트, 월간 한옥 29호, NFT 레볼루션, 오늘도 리추얼 음악, 당신을 초대합니다, 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East 매거진 Vol 4. Stay, 빛의 얼굴들 and more.


[음악]

- 클럽하우스 DJ

- 앨범들: 이주영 <이주영>, KOC <Peace or Love>, 이영훈 <잘 지내나요> and more.


[영화]

- 그녀들의 방, 초록물고기, 윤희에게, 너의 결혼식, 미쓰백, 시월애, 먼훗날 우리, 안녕 소울메이트, 소공녀, 카모메식당, 안경, 세 자매, 소년시절의 너, 혼자 사는 사람들, 안경, 남매의 여름밤, 집 이야기 and more.


2021년, 턴테이블과 LP가 나라는 못 구해도 적어도 나는 구했다




3. 텍스처 스크랩북에 기록한 올해의 문장들로 2021 회고 클로징

텍스처, 내가 뽑은 올해의 문장들 @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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