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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오뚜오 Jan 22. 2016

능동적 허무주의(Nihilism)

Friedrich Wilhelm Nietzche 의 허무주의 관념

                                                                                                                                                                                                                           

 어떤 일을 하면서 한계가 보이고 새로운 목표가 안 보인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그 일이 하나의 과정일 수도 있어요. 현재 목표가 안 보인다고 그만두면 발전이 없습니다. 목표를 향해 오르고 내려가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지금은 안 보이던 경치와 풍경이 새롭게 나타납니다. 눈 앞에 계곡이 있어서 그 뒤에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 구비를 돌아서면 멋진 경치가 펼쳐집니다. 그러니까 목표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죠. 과정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랑하다 보면 우리가 살아 있는 자체가 커다란 희열이 될 수 있습니다. 삶은 죽음을 향해 달려가지만 우리는 죽으려고 살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이루겠다는 허상의 목표 때문에 삶의 과정을 즐기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스스로 능동적 허무주의자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는 실제로 아무런 목표도 없고 의미도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그것이 저에게 비극적 사건은 아니라는 거죠. 살아가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순간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실존 자체가 존재의 이유인 거죠. 그러기에 스스로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랑을 해보신 분들은 알아요.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에 가는 길, 직장에 가는 길이 너무 익숙하여 도중에 마주치는 사물들이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사랑을 하는 순간 새로운 빛으로 다가옵니다. 나무 한 그루, 돌부리 하나가 아주 새롭게 느껴집니다.


 이것이 니체가 원하는 거예요. 사물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뀌는 겁니다. 내가 변화함으로써 세계가 달라집니다. 이렇게 우리는 무엇이 가치 있는 일인지를 알게 됩니다. 

발췌 서적: 이진우, 니체의 인생 강의(2015)


 우리 시대의 청년들에겐 짜여 있는 틀 안에 정착할 수 있는 안정감이 너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그 틀 안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기미가 보이면, 스스로 불안감과 불확실성에   젖어 들어 현실과 타협한다. 그래서 부조리와 불합리한 현실을 마주하고도, 인지하고 있는 척도 하지 못한다. 그야말로 무지해 보이는 것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안정감을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 사회는 그야말로 '짜인 대로' 꾸준히 보수적으로 유지될 수 있고, 어떠한 비난과 불만에 반응하지 않아도 자멸하는 메커니즘에  최적화되어있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라고 말한다. 당시 니체의 이 한 마디는 단순한 종교적 저항이나 반발은 아니었을 것이다. 니체가 말하는 신의 죽음은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본다. 첫째로는 절대적 정의와 자유의 상실이고, 둘째로는 니체의 관점에서 인간을 속박하던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주의, 기독교로부터의 자유이다. 이렇게 니체는 저 한 마디로 당시 사회 구조와 신이 지향하는 가치들 간의 모순, 철학으로 인한 인간 억압의 정당화를 꼬집어 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 있어 나는 니체의 '능동적  허무주의'에 대한 개념이 꽤나 논리적이라고 본다. 이미 목표에 대한 의미가 사라져 버린("신의  죽었다"라는 말과 의미상 상통한다.) 세상에서 그것을 받아들이고(니체는 Amor fati,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라는 말을 하며 '운명애'를 강조하기도 했다.) 좌절하지 않으며 자신만의 행복을 찾는 것이 인생에 있어 최대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타인의 시선과 생각에 지나치게 관여하여 묻혀버린 스스로의 행복의 의미가 불분명해진 시점에 회귀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고 명확한, 자기중심적이지만 현실의 안정감을 잃지 않을 수 있는 탈출구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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