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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madism Jul 31. 2019

북한산 원효봉, 염초봉 우중 등반 2019.07.21

무려 2개월 만의 등반이다!

지난 5월에 대통령기 등산대회에 나갔다가 왼쪽 발목을 다친 후에 약 2개월 만의 첫 등반이다.
이번 산악회 등반은 8월 초 설악산 천화대 등반을 앞두고 비슷한 등반로에서 연습을 하는 차원으로 계획된 등반이다.

작년에 20회 정도 멀티 등반을 경험했음에도 간만의 등반이라 그런지 밤새 뒤척였고 그렇게 일요일 새벽이 밝았다.

집에서 등반지인 북한산 혹은 도봉산을 가려면 적어도 2시간 전에는 집에서 버스를 타야 한다. 차를 가져가 보는 것도 좋겠지만, 하산 후 달콤한 술 한 잔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기에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M4101 버스를 타고 종로에 내려 다시 전철로 환승 후 또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일정이다.


종로에 내려 커피 한 잔을 들이킨다. 오랜만의 등반이라 많이 설레었는지, 너무 일찍 집에서 나와 1시간 정도 여유시간이 생겨버렸다.


드디어, 북한산성입구에 도착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습한 장마철 날씨다. 등반하기 다소 위험한 날씨지만, 안전제일주의의 든든한 산악회 선배들과 함께하는 등반이라 안심이 된다.


오랜만에 등반 배낭을 꾸렸다.
늘 꾸리던 배낭인데, 어제는 왜 그리도 넣었다 뺐다 하면서 많이 버벅거렸는지....


대장님 이하 산악회 선배들 모두 집결지에 도착했고, 오늘의 등반지인 원효봉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오늘 모두 안전 등반을 기원하며!


지난주 카메라를 새로 샀다.

이미 몇 대의 카메라와 고프로까지 있는 상황이지만, 고가의 카메라를 등반 때마다 가져가니 여기저기 바위에 긁혀서 만신창이가 되어 버리기 일쑤였다.

그러던 찰나, 올림푸스에서 아웃도어 전용 카메라 소식을 접했고, 이번에 새로 출시된 모델인 Tough tg-6을 지르게 되었다.

이번 등반 사진은 몇 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이다.


원래 계획은 원효봉 릿지를 지나 염초봉 릿지까지 등반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출발 때 다소 많은 비가 내린 관계로 원효봉 릿지 구간은 그냥 워킹으로 통과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중간에 휴식을 좀 취한다.

올해 환갑을 맞이하신 산악회 누님이 멋진 포즈를 보여주신다.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항상 정기 등반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시는 열정이 너무 존경스럽다.


원효봉 정상에 도착했다. 날씨 때문에 온통 운무가 자욱하다. 잠시 간식을 먹고 염초봉 릿지 시작 구간을 향해 다시 길을 걷는다.


염초봉 릿지 시작점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다 함께 파이팅을 외친다. 여전히 비가 내리는 관계로 서로 안전에 각별히 신경 쓰라는 대장님의 당부가 계속된다.


염초봉 릿지 시작점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다 함께 파이팅을 외친다. 여전히 비가 내리는 관계로 서로 안전에 각별히 신경 쓰라는 대장님의 당부가 계속된다.


차례차례 순서대로 천천히 등반길에 오른다. 중간중간 자일 없이 올라갈 수 있는 평범한 릿지 구간도 비가 오는 관계로 각별히 신경 써서 발걸음을 옮긴다.


원래 평소 등반 때는 새롭게 선등자 교육을 받고 있는 산악회 형님이 선등을 보지만, 오늘은 안전을 고려해서 대장님이 직접 선등으로 올라가고 후등자 빌레이도 직접 보시는 등 오래간만에 등반에 참여한 나를 배려해 주신다.

우리 대장님을 보면서 항상 리더의 자세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된다.


어느 정도 올라가니 멋진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좋았다면 더 멋진 광경이었겠으나 운무가 자욱하게 깔린 정상의 모습도 이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광경일 테니...


아주 잠깐이지만 바람에 운무가 걷히고 맑은 하늘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비행기 안에서 바라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순간이다.


멋진 모습을 배경으로 형님, 누님 사진도 남겨본다. 모두 너무나도 천진난만한 표정이다.


오늘 등반의 최대 하이라이트 구간을 만났다. 바로 말바위 구간.

이 말바위 구간을 지나가는 방법이 3가지 정도 있다고 하는데, 염초봉 등반이 처음인 나에게 대장님이 장난 삼아 어떤 길로 지나갈지 정하라고 하셨는데, 제일 쉽다는 말에 기어가는 절벽길을 선택했다.

아!

제일 쉬운 길이라는 말은 다 뻥이었다 T.T

운무로 인해 잘 보이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천 길 낭떠러지 옆 좁은 바위길을 기어가야 하는 아찔한 코스였다.


아찔하고 무서웠지만, 자일 파트너를 믿고 한 발 한 발 발을 옮겨본다


드디어 이 무시무시한 코스를 통과했다. 정말이지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그런 곳이다.


뒤이어 난코스를 이동하시는 산악회 선배 형님. 베테랑 등반 경력에도 불구하고 이 코스는 간담이 서늘하다고 하신다.


무난히 코스를 통과하신 선배님 왈
“누가 여기로 가자고 했어??!!”

“아... 전 그냥 당했습니다! 엉~~ 엉~~ T.T”


이 말바위 구간을 영상으로 잠시 담아보았다. 이건 정말.... 다시 봐도 아찔함 그 자체이다.


말바위 코스를 지나니 이제 오늘 등반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2개월 만의 등반이라 많이 설레고 실수도 많이 했지만 든든한 선배님들의 배려 덕분에 무난하게 등반에 다시 복귀할 수 있었다.


드디어, 염초봉 릿지의 종착점인 백운대 정상이다.
백운대는 워킹 등산으로만 왔었는데, 이렇게 등반으로 와보니 느낌이 새롭다.


장비를 챙기고 하산을 서두른다.

백운대에 도착했을 때 사실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약간 뜨거워짐을 느꼈다. 아마도... 사고로 인해 올해는 등반을 하지 못할 것이라 낙심했었는데 이렇게 다시 등반을 할 수 있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던 것 같다.

어쨌든, 이번 발목 부상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얻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무엇보다도 오래오래 등반을 하기 위해서는 내 건강과 안전은 물론이고 함께하는 악우들 역시 다치지 않고 재밌고 안전한 등반을 오래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처럼의 일요일 등반으로 아주 좋은 에너지를 얻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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