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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교육, 틀은 깨뜨리고 가치는 높인다

장래혁의 뇌교육 가이드

매해 이맘 때면 신입생들의 싱그러움으로 활력이 넘쳐야 하지만, 어느덧 코로나가 2년째 접어들면서 더이상 꽃 피는 3월이 주는 변화와 새로움의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는다. 입학식을 치르지 않은 아이, 같은 반 선생님과 친구들과 교류를 하지 못하는 세대, 오프라인상 만남 보다 온라인이 더 익숙한 세대의 출현은 과연 사라질 수 있을까.

1학기 대학수업 역시 원격학습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입생들이 입학을 포기하며 등록률이 기록적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특히, 올해는 계속되는 저출산에 따른 학력인구 감소로 수많은 대학 정원이 미달되는 사태가 본격적으로 벌어진 원년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의 대학 이야기는 사뭇 다르다. 급조된 동영상 강의로 수업부실 문제가 대두되는 것과 달리 과목 성격에 맞게 최적화된 수업설계와 방송국 수준의 스튜디오에서 6개월 이상 사전 제작된 수업이 원격으로 제공되고, 학생들은 PC와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시간대에 자유로이 학습을 하며, 과목별 질의응답과 1:1 상담도 진행된다.

한국은 21개 사이버대학을 갖고 있는 원격교육의 강국이다

대학 캠퍼스가 따로 없고, 시간과 공간에 제약 없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시험을 치르며 학위를 받는 대학. 바로 ‘사이버대학교’이다. 2001년 평생교육기관으로 출발해 2008년 교육부 정식 고등교육기관으로 인정된 사이버대학은 출범 초기 9개교, 재학생 6천명으로 시작해 현재 21개교, 재학생은 약 13만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지구상 가장 유명한 보이그룹 BTS(방탄소년단) 멤버 7명 중 6명이 다니면서 한국發 사이버대학이 해외에 많이 알려진 계기가 되었다.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된 학위수여식에서 뷔, 지민 두 졸업생의 총장상 수상이 전 세계 트위터 실시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BTS 뷔, 지민 총장상 수여장면

2014년 설립되어 하버드대 경쟁률을 뛰어넘었다는 미네르바스쿨 역시 캠퍼스가 없고, 오프라인에서는 산학협력 기반 플립러닝 프로젝트를 병행하며 미래 대학의 상징으로 떠오른다. 수십만명이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무크(MOOC) 역시 미래 교육으로 많이 강조된다.

하지만, 한국은 이미 고등교육법 학사학위를 받는 사이버대학이 19개나 존재하는 나라이고, 20년 역사를 가진 원격교육의 강국이다. 해외에서 주목받는 혁신교육 모델을 벤치마킹하며 지속적인 변화를 해야 할 필요성은 있지만, 우리가 가진 자산을 제대로 바라볼 때 비로소 가야 할 길이 명확히 보인다.

코로나19는 에듀테크(Edu-TECH) 시대가 일상화되는 신호탄이 되었다. 비대면 화상회의가 증가되고, 분야별 재택근무 역시 보편화 되고 있는 시점이다. 인프라와 기술 부족이 아니라 사회적 인식과 정책이 가로막았기 때문에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하기조차 어렵다.

필자가 교수로 있는 뇌교육융합학과는 인간 뇌의 올바른 활용과 계발이라는 학과 특성상 연령대가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데, 20~30대의 증가세가 특히 가파르다. 국내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해외 교포도 있고, 한글이 능숙한 외국인도 입학해 공부한다. 이번 학기 담당 과목별 수강생을 합치면 1천명이 넘는다. 대학 시절과 비교하면 상상할 수 없는 변화이다.

온오프라인 교육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원격학습에 있어 국경의 구분이 없다 보니 새로운 변화 속도는 가파르다. 작년 인도네시아 대학생에 이어, 이번 학기에는 인도 힌두스탄공과대학 학생들이 ‘K명상’ 수업을 원격으로 수강하고 있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단순한 건강법으로서의 명상이 아니라, 자신의 뇌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증진할 수 있는 체계적인 훈련법을 습득하는 과목으로 인기가 높다.

”어느 날 세상이 멈췄어
아무런 예고도 하나 없이
봄은 기다림을 몰라서
눈치 없이 와 버렸어
발자국이 지워진 거리
여기 넘어져 있는 나
혼자 가네 시간이
미안해 말도 없이“

방탄소년단(BTS) 노래 ‘Life Goes On’에 나오는 가사인데 눈길이 많이 가서 자주 듣는다. 기존의 틀에 머물렀다면, 지구에 감성 충격을 주고 있는 방탄소년단이 한국에서 탄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며, 멤버들은 대학을 다니거나 졸업장도 따지 못했을 것이다.

‘인공지능과 공존 혹은 경쟁할 인류 첫 세대’라는 시대적 변화는 인간 고유역량 계발에 대한 질문을, ‘지구 생태계의 위협에 평생 시달릴 세대’는 인간과 자연의 공생의 가치와 지구시민에 대한 의식확장을 요구하고 있다.

20세기 한국은 누군가를 따라가는 나라였지만, 21세기 한국은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혁신을 이루어가야 하는 나라이다. 창의성의 상징이라는 문제해결력을 높이려면 주어진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스스로 만들라고 했다.

‘틀은 깨뜨리고, 가치는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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