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다섯번째 책.
이전에 읽은 '프레임'을 쓰신 최인철 작가님의 신간이 나왔다고 하여, 서점에 간 김에 들고 온 책.
요즘 한참 노잼시기인 지라, 인생의 행복이란 무엇일까, 라는 고민에 집어들고 왔는데(독서모임의 종영오빠가 들으면 ‘꼭 행복해야해?’ 라고 질문을 던지면서 꽤나 싫어할 책이지만), 읽고나니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프레임을 쓰신 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책 자체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현재의 이 노잼시기를 스무스하게 잘 흘려보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었기에, 그 부분은 좋았던 것 같다. 반복되는 일상의 사소함 속으로 온전히 들어가며 살아가라는 작가의 조언을 새겨보며..
야구장에서는 종종 자아가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고 온전히 공 하나에 집중한다.
그들은 간섭받지 않을 뿐 아니라 타인을 간섭하지도 않는다. 조언이라는 이름으로 타인의 기를 꺾는 쓴소리를 하지 않는다.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에만 지나치게 힘을 쏟아온 것은 아닌지 반성해본다. 투쟁에는 열심이었지만 자기성찰에는 게으르지 않았는지 반성해본다. 마찬가지로 세상을 바꾸는 일에 너무 무관심하지 않았는지 자문해본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훈계로 젊은이들에게 부담을 주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본다."
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연습 방법은 내가 질 수밖에 없는 영역을 많이 만드는 것이다. 내 삶에 내가 중심이 되지 않는 영역 하나쯤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우리는 타인으로부터 무시당하지 않고 존중받을 때, 무언가를 배워서 성장했다는 느낌이 충만할 때, 열등감에 시달리지 않고 일을 잘해낼 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믿을 사람이 있다고 안심할 때, 그리고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살고 있을 때 행복을 경험한다. 행복은 존중, 성장, 유능, 지지, 자유와 같은 내면의 욕구에 의해 결정된다.
"좋은 공간이 좋은 사람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인식 덕분에 일어나는 변화들이다. 삶의 문제를 사람의 문제가 아닌 공간과 방법의 문제로 보려는 인식이 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행복은 그저 일상의 삶을 잘 살아가는 것.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사소함 속으로 더 깊이, 온전히 들어가는 것이 곧 행복이다."
행복은 단순히 기분 좋은 상태만을 뜻하지 않는다. 진정한 탁월함을 목격할 때 경험하는 영감이 행복의 또 다른 요소다.
당연해 보이는 것을 놀라운 감탄사로 받아들이는 것 행복의 비결은 거창한 데 있지 않다.
어떤 규칙에 자신을 너무 구속하기보다는 하나쯤 예외를 만들어놓는 여유가 좋다. 스스로 숨 쉴 공간을 만들 줄 아는 지혜, 그 작은 틈새에서 행복이 싹튼다.
스스로 늘 엄격하고 진지한 사람, 장난기 하나 없이 삶을 대하는 사람에게는 행복이 끼어들 틈새가 거의 없다.
행복의 조건이 많다고 믿는 사람이 행복의 조건이 하나라고 믿는 사람보다 더 행복한 이유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0738594
서른여섯번째 책.
얼마 전에 BTS의 정수기 광고를 보고 놀랐던 적이 있다. 정수기 구입을 하는 사용자층을 고려한다면 맞는 연결고리인가 라는 생각이 1차로 들었고, 나중에 지속적으로 너무 많은 곳에 나오는 BTS의 다른 광고들에 뒤섞여 그 광고는 나의 기억에 더 남지 않게 되었다. 평소에 생각했던 이런 고민들과 연결되는 부분이 많아 흡입력 있게 읽은 책. 다른 쇼핑몰앱들과 다르게 Life라는 폴더에 분류되어있는 29CM의 마케팅을 담당한 분이라는 이력 소개에 더욱 신뢰가 갔던 것 같다.
특정 브랜드를 만드는 일보다는 사내 서비스를 담당하는 조직에서 일을 하기에 많은 부분을 업무에 적용해볼 순 없겠지만, 앞으로 서비스 컨셉을 잡을 때, 그리고 내가 업을 디벨롭 시키면서 가질 마음에 대해서까지 고민해볼 수 있어 즐겁게 읽었던 책이었다. 밋밋했던 요즘의 일상에 모처럼 활기를 넣어주었던 책.
멋진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면, 모두가 우리 브랜드를 알도록 하는 것에만 집중하지 말자. 우리에게 관심 없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이지 말자. 그보다는 우리만의 스타일을 명확히 하고 그것을 좋아해줄 수 있는 팬을 만드는 데 집중하자.
감동은 예상 못한 디테일에서 온다. 즉, 의외성과 섬세함이 감동을 만든다. 이런 사소하지만 디테일한 감동의 포인트에서 브랜드의 팬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법이다.
기업에서 브랜딩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브랜딩을 단지 매출을 올리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써 접근하기보다는, 고객이 브랜드와 만나는 접점들을 돌아본 뒤 그중 가장 차별화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없다면 그것을 새롭게 설계해서 어떻게 보여주고 또 알릴 수 있을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진정한 브랜딩은 브랜드를 사람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이란 말이 있듯이 마치 사람처럼 고객에게 말을 걸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고객과 나누는 역할이었으면 했다.
특정 대상의 경험을 평가할 때 그 대상에 관한 누적된 경험의 총합보다는, 그것에 관한 기억이 가장 절정에 이르렀을 때와 가장 마지막 경험의 평균값으로 결정된다는 이론이다. 쉽게 얘기하자면 우리가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그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와 관련해 누적된 기억이 그 사람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의 경험과 그 사람과의 마지막 경험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가장 잘못된 전략은 모두를 만족시키려 하는 전략이다. 이만큼 두리뭉실하고 차별성 없는 전략도 없다. 모두를 만족시키려다가는 결국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한다. 만들지도 못할 것에 에너지를 낭비하기보단 우리가 획득해야 할 명확한 대상이 반응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데 집중하면 좋겠다.
브랜딩은 브랜드의 시각적 모습을 완성하는 작업뿐 아니라 그 브랜드가 가진 철학을 명확히 구축하는 과정이자, 그다운 모습과 행동을 만드는 총체적인 과정 그리고 그 브랜드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어필해가는 과정이다
브랜딩 디렉터는 큰 그림을 보는 사람이다. 즉, 브랜드를 어떻게 알릴지 괸하기에 앞서 무엇을 알릴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이는 지금까지 살펴봤던 것처럼 몸담고 있는 브랜드가 어떤 특징과 차별점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고객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경험은 무엇인지를 정의하는 일이다. 브랜드 미션과 연결시켜서 말이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1166459
서른일곱번째 책.
아는 만큼 보이고 생각한다고 믿기에 참 바지런히도 독서를 하는데, 여전히 행하기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미술품을 참 좋아하는데, 그 뒤에 복원을 위해 이렇게도 애쓰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간과하면서 미술품을 대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오래된 예술품을 복원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여부 또한 작가의 의도나 상황에 따라 아닐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어, 너무 무지했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이 일었다. 복원을 둘러싼 여러 과정들이 쌓여 현재의 예술품을 만들어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앞으로 예술품을 대하는 내 관점도 조금 다르게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품을 복원하는 직업인으로써 예술품을 대하는 자세와 고민들에 대해 쉽고 재밌게 풀어내어 더 재미있게 읽었던 책.
무엇을 보존한다는 것은 보존 대상이 가진 가치의 지속성을 보장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 가치는 긍정적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이제 보존 행위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죽었던 그림을 마법처럼 살려 내는 일이 아니다. 보존과 복원에 대한 모든 정보와 과정은 공개, 공유되고 있으며 그 자체로 미술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 되어 가고 있다.
그림에 생긴 날카로운 균열도, 내 눈가에 생긴 깊은 주름도, 세월을 잘 견디며 안정적으로 늙어 가고 있다는 증거로 위안을 삼을 수 있을까?
우리는 서로의 시각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깨닫고, 그것이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면 된다.
작가의 손을 떠난 작품은 여러 사람과 만난다. 그러면서 작품은 필연적으로 변화하고 작품을 둘러싼 이야기는 점점 늘어난다.
그림의 내부를 조사하고 이해하는 것은 숨겨진 그림을 찾아내는 데에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가 보는 작품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작가가 어떤 준비를 하였는지, 그림을 그리면서 어떤 수정을 했는지 알아내고 기록할 수 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7302961
서른여덟번째 책.
정신없던 일상만큼 계-속 미뤄지던 나의 독서. 기나긴 흐름 끝에 드디어 마무리지은 이번 책. 재밌게 읽었다.
우리의 행위로 인해 쌓인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숨은 우리의 생각들과 의도와 흐름들을 풀어낸 책.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에는 의미가 있고 욕망이 있음을, 그리고 요즘 내가 하고 있는 많은 고민에 더 깊은 고민을 하라고 미션을 얹어준 듯한 책이었다.
여러분의 감수성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삶에 대한 이해도가 달라질 테고, 몸담은 산업의 전망도 달라질 것입니다.
우리 삶에 초점을 맞춰야지, 기술과 기능에 집중해서는 소비자의 달라진 눈높이를 맞추기 어렵습니다. 전체 삶의 변화를 꾸준히 바라보고, 각자의 삶이 보이는 '다름'을 배려할 수 있는 품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가 일으킨 삶의 변화를 돌아봄으로써 알게 된 건,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변화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오래된 문제들이 이번에 격정적으로 노출됐을 뿐이었습니다.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건 남기고 아닌 것들은 이번에 과감하게 다시 정의해보자는 마음가짐이 우리가 변화와 위기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이자 기회가 아닐까 합니다.
이제는 내가 배우고 싶은 걸 정의하고, 그것을 스스로 체크해야 합니다. 즉 일방적으로 가르침을 받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해 배울 범주를 정하고, 그것을 나의 본진으로 삼는 것이죠.
국룰은 편합니다. 눈치 볼 필요가 없으니까요. 긍/부정을 따질 필요도 없이 그냥 정해진 대로 하면 됩니다. 실수함 위험을 제거해주는 일종의 보험 같은 거죠. 그래서 빅데이터가 좋대요. 국룰이니까.
내 삶을 어떻게 표출해서 나를 증거할지 결정하는 것이죠. 여러분이 하는 모든 행동에 이유가 있어야 하고, 그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0949071
요즘 언급하기 피곤할 정도로 정말 이런저러한 일들이 많았는데(...)
그런 일들을 겪고 나니 어떻게 삶을 대하고 살아가야할 지 고민이 많아졌다.
그러한 와중에 열심히 읽어내려간 책들. 독서모임 책 외 대부분 철학이나 에세이가 땡기는 것을 보니, 다시 마음의 정리가 필요한 연말이 맞구나 싶다.
올해 42권이 목표였는데,
목표 달성하려면 4권이나 더 남았다.
달성할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