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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dianjina Mar 29. 2018

스타벅스의 고향 시애틀(Seattle)

#2. 미국 서부 로드 트립

양면의 도시

시애틀은 미국 북서부의 최대 도시로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스타벅스의 탄생지다. 또한 이곳엔 유통 공룡 아마존과 최대 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 본사가 자리잡고 있다. 천재 기타리스트 지미 핸드릭스의 출생지로도 유명한 시애틀은 첨단과 예술이 공존하는 양면의 매력을 지녔다. 도시 곳곳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아트 카페들이 많고 거리에선 버스킹 중인 음악가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1년 중 반 이상은 비가 내리는 기후는 이 도시의 매력을 십분 채워준다. 덕분에 시애틀의 커피가 유명해지기도 했으며 빗물을 먹고 자란 높은 침엽수들이 즐비한 공원들이 많다. 사람들이 비가 오는 시애틀을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는 이유는 이후 찾아오는 맑은 하늘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늦봄부터 가을까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쏟아지는 햇살을 맞이하게 된다.


시애틀의 대표 명소인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Pike Place Market)
마켓이 위치한 파이크 스트리트. 이곳에 스타벅스 1호점이 있다
Every Day Music 레코드샵


두 번째 고향

사실 시애틀은 남편의 두 번째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남편은 늦은 유학길에 올라 이 곳에서 대학을 다니며 제2의 삶을 시작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나와 결혼 후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으니 미국 생활을 처음 시작한 내게도 인생 2막이 시작된 곳이다. 시애틀이 속한 워싱턴 주에는 나와 같은 동양인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미국으로 건너오며 인종차별을 걱정했지만 이곳에서 사는 1년 동안 특별히 겪어보진 않은 듯 하다. 오히려 워싱턴에는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기에 어딜가든 나를 보는 별다른 시선들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처음 이민 1세들이 들어온 과거엔 사정이 달랐다고 한다. 1880년대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이곳에 정착한 중국인들이 강제 추방을 당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시간이 지나며 아시아인들이 지역에 공헌하는 바와 영향이 서서히 인정되면서 지금의 워싱턴에 이르게 된 것이다.


다운타운에서 보이는 마운틴 레이니어 (Mt Rainier)
워싱턴 주의 상징인 마운틴 레이니어
시애틀은 항구 도시로 바다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사는 것과 여행은 다르다


외국에 사니 늘 여행하는 기분이겠다는 이야길 자주 듣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대 그렇지 않다. 산다는 건 일상의 카테고리 중 하나이고 여행은 일상을 벗어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종종 보고 들르던 장소와 풍경들도 이번 여행에서는 다르게 다가왔다. 시애틀의 대표 관광 스팟인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위에 올라가 바라본 광경은 그간 내가 느끼던 도시의 모습과 사뭇 달랐다. 서울보단 높은 건물들이 많지 않지만 다운타운을 이루고 있는 빌딩숲 너머 마운틴 레이니어(Mt. Rainier)가 보였다. 시애틀로부터 170km나 떨어져 있지만 맑은 날이면 도시 어디에서나 저 산을 볼 수 있다. 만년설이 덮인 레이니어 산은 워싱턴 주의 상징과도 같아 자동차 번호판에도 산이 그려져 있다. 마치 도시를 지키는 수호산 같아 언제 마주해도 경이롭다. 이렇듯 레이니어를 비롯한 높은 산들과 나무, 숲들이 뿜어내는 청량한 공기는 로컬이 가장 자랑할만한 워싱턴의 장점이다.

 

개스 워크 파크 (Gas Works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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