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계절을 살피는 시간

by Jennie



명상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마음의 변화가 찾아옴을 느끼게 된다. 오늘은 아침 햇살이 창문을 부드럽게 넘어오는 시간, 오롯이 내 숨결에 집중하며 명상의 자리에 앉았다. 눈을 감는 순간 어제의 일들이 떠오르고, 해결되지 않은 고민도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이번엔 그 모든 생각과 감정이 꼭 내 마음을 누르지 않는다. 그저, 속으로 ‘지금 이 감정도 나는구나’라고 조용히 인정하는 연습을 반복했다.

명상은 내면의 풍경을 고요하게 바라보는 산책과도 같다. 사계절이 저마다 다른 날씨와 온도를 지니듯, 마음도 늘 따뜻하고 평온할 수만은 없다. 때로는 걱정의 비가 내리기도 하고, 불안이라는 바람이 세차게 불어올 때도 있다. 하지만 명상의 좋은 점은 그 모든 감정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려는 태도에 있다. ‘왜 나는 자꾸 불안할까?’ 자책하기보다 ‘오늘은 내 마음에 이런 바람이 부는구나’ 하고 다정하게 마주하는 일. 그 순간 마음은 이전보다 훨씬 부드럽고 너그러워진다.

오늘의 명상은 어깨와 몸에 집중하며 시작했다. 평소 인지하지 못했던 긴장이 몸 구석구석에 쌓여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들숨과 날숨에 맞춰 어깨의 힘을 천천히 빼고, 손가락 마디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느리게 호흡했다. 그렇게 몸의 변화를 따라가다 보니, 머릿속 생각도 자연스럽게 흐려졌다. 명상은 내가 생각만으로 모든 걸 바꾸는 것이 아님을, 몸의 온기를 따라 마음을 천천히 녹일 수 있음을 알려준다.

완벽하게 고요하진 않더라도 내면의 소음에 덜 흔들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한 번의 명상으로 인생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 잠깐이라도 자신을 살피는 시간이 쌓임으로써 마음의 계절이 천천히 바뀐다는 걸 알게 된다. 오늘의 걱정이 내일은 안정을, 긴장이 이완을, 불안이 기대를 탄생시키듯, 마음에는 늘 작은 변화와 순환이 있다.

명상은 그 변화의 흐름을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해 준다. 나의 봄도, 나의 겨울도 애써 외면하지 않고, 느리게 함께 걷는다. 오늘 일상의 수많은 자극에 지쳤다면, 잠시 눈을 감고 자신의 내면 계절을 살피는 건 어떨까. 명상은 조용히 자신을 바라보며,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조금씩 키워준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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