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여 여행으로 한 두 번 가본 도시에 살게 되고, 아이를 낳고, 남편을 따라 여행지로 생각해 본 적 없는 나라의 소도시에서 살게 되리라고...
2021년 크리스마스 달에 우린, 코로나로 인한 격리가 해지될 거라 보고, 이미 마스크조차 쓰고 다니지 않는다는 '인도'로 주재원을 가자고 결정했다. 남편 혼자 외벌이로 먼저 나간 다음 나는 두 살배기 아이와 함께 5,553km 거리를 비행기로 가게 되었다.
인도에서의 첫 해를 요약해 보자면... 글쎄
힘듦 반, 신기함 반?
힘든 거는 풍경, 먹거리 등이 아니라
내 가족, 친구, 친지로부터 정말 동떨어져 있다는 외로움이었다.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니 사람이 너무 만나고 싶고, 말을 하고 싶고, 여기 아파트 단지 사람들과 짧은 영어로 교류하는 게 얼마나 그 시간 낙이었는지 모른다. 하필이면 나의 님은 한국인이 하나도 없는 곳에 자리를 잡아 한국말도 너무 하고 싶었다.
나님만 바라보고 있기엔 나의 자존심도 셌고, 주중에 나님이 집에 있는 시간은 하루에 12시간 채우기 힘들었다. 어찌어찌 하루를 견뎌내니 1년이 되었다. 이 1년 안에는 신기한 이곳의 생활, 문화, 사람들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는데,
마침 이번달이 그 주기가 돌아오는 2년째 달이라 차차 글을 쓰며, 작년 이야기도 같이 써보겠다.
인도에서 맞는 두 번째 해는 작년보다는 여유롭고, 덜 외롭고, 즐겁다.
내 인생은 항상 쫓기듯이 압박받았는데 이게 웬 횡재냐, 는 생각이 들면서도 타지까지 와서 뭔 고생이냐 한탄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매일매일 유튜브 쇼츠만 보기에는 이 시간이 아까우니 기록이라도 하여 다시 한국에 돌아갔을 때, 아 내가 이런 경험을 하고 저런 생각을 하였구나, 과거의 나를 보며 또 깨닫는 기회를 만들어 보겠다. fin.
또또 동네 친구 라빅과 함께
길거리 꽃장수 아저씨로부터 화사한 꽃을 받아
인도의 오픈형 택시 릭샤를 타고 집에 가는
화창한 토요일 오후 어느 날
커버사진: 뭐 먹을래, 하면 100에 99는 '국수'라는 또또에게 점심으로 싸준 잔치국수. 국물을 따로 싸줬는데... 잘 먹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