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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오직 비와 바람, 사랑의 빛과
당신만이 고요하게 사는 다른 세상이었다.
밤은 당신을 품은 젖은 공기로 가득 채우고 있었고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들이 잔속에서 살랑거릴 즈음
당신은 팔을 뻗어 가만히 나의 잔에 건배한다.
꿈을 꾸는 것인지 잠시 정신이 아득해졌지만
다시 떠나보내야 할 생각에 아찔해졌다.
찰나의 순간을 스쳐 지나는 많은 것들은
한 순간 붉은 사랑을 쏟아낸 와인에
얼룩진 옷자락처럼
오래 짙어져 검게 곪아갈 것이다.
새벽 두 시, 잠자리에 들면서도 나는
그곳에 다시 가는 꿈을 꾸길 기도했다.
사랑의 빛이 밝을수록 슬픔의 자리는 어두워진다,
그럼에도 늘 당신 있는 그곳이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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