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 그럼 사주상담의 목적을 어떻게 두시나요? 보통의 사주상담은 운명결정론으로 귀결되곤하는데, 영성도 공부하시고 자유의지를 아신 시점에 상담을 하신다면 어떻게 상담이 바뀌셨는지 궁금하네요.
(라이프코드 디스코드 멤버의 질문 中)
기존의 명리학계와 사주팔자 역술 시장에서는 결정론적으로 운명의 길흉화복을 단정하고, 명리 이론에서도 ‘길신/흉신’을 구분하고, 사주팔자를 ‘성격/파격’으로 구분하는 등 운명의 등급을 매기는 데 거리낌이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그런 식으로 운명의 좋고 나쁨을 단정하는 방식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명리학을 공부하고 사주팔자 상담을 하며 찜찜함과 공허함을 느껴왔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명리학이라는 학문 자체만으로는 해소할 수 없는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결핍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종교,철학,영성은 물론 첨단 과학도 병행해서 공부하게 되었죠. 운이 좋게도 빠른 시간 내에 나름의 답을 찾게 되어서(혹은 찾기 위해서) 명리학을 한 걸음 떨어져서 탐구하는 책(메타명리학)을 집필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음양오행 원리’ 자체는 틀리지 않았지만, 명리학의 체계가 성립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한계와 중간 전달자들의 한계로 인해 적지 않은 오류와 왜곡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 명리학계의 잘못된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명리학의 체계를 최대한 진리에 가깝게 바로잡기 위해 책을 쓰고 있는 것이고요.
학문이 성립됨에 있어 무엇보다 ‘정명(正名)’, 언어를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우선이고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집필한 책에서 새롭게 제안한 용어도 많이 있습니다. 기존에 쓰이던 명리학 용어 중에 길흉-이분법적으로 단정해놓은 경우라면 최대한 중립적인 늬앙스로 치환하려고 했죠. 예를들어 단순히 ’좋다/나쁘다’가 아니라 ‘쉽다/어렵다’고 말하는 식이죠.
쉽다고 해서 다 좋은 것도 아니고, 어렵다고 해서 다 나쁜 것도 아니잖아요? 오히려 쉽고 무난하면 삶이 단조로워지고 매너리즘에 빠지는 등 발전이 적을 수 있는 반면, 어렵고 복잡하면 그것을 극복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의외의 성과를 낼 수 있고, 큰 발전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뭐가 좋고 나쁘다를 쉽게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죠. 그런데 기존 명리학계에서는 너무 단순하게 쉬우면 좋고, 어려우면 나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행히 현대 명리학의 추세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 같아요)
사주팔자 상담을 직접 진행할 때도 섣불리 길흉을 단정짓지 않고 사주팔자의 특징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설명해드리려고 합니다. ‘특징에 따른 장단점’이 있을 뿐이지, 그 자체로 길하거나 흉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래도 최소한의 유불리는 따져볼 필요가 있으니 장점이 되는 방향을 추구하고, 단점이 되는 방향을 피할 수 있도록 유도해드리려고 합니다. 나아가 이러한 사주의 특징을 최대한 잘 살린 경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지에 대한 ‘이상적인 삶의 모델’을 제시해 드리려고 하고요.
요컨대 사주상담의 표면적 목적은 <사주팔자의 특징을 객관적으로 알려드리고, 그러한 특징을 최대한 잘 살리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함께 논의해서 최선의 방향성을 잡아가게 도와주는 것>이죠. 궁극적으로는 '자아 실현'을 위한 '인생의 사명', '소울 미션'을 찾는 데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면의 목적은 <눈에 보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원리가 내 삶에도 직접적으로 엄밀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드리며, 영성에 관심을 갖게끔 자극을 드리는 것>입니다.
사주가 운명의 전부가 아니라 운명을 진단하는 하나의 유용한 '도구'로 삼아 가이드하고자 하고, 운명의 본질적인 개운법이라 볼 수 있는 명상 등 영성 공부의 중요성도 잊지 않고 강조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