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서적을 이용하고
졸업을 하고 5년의 타지 생활을 끝내고
집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우리 집은 한사코 묵은 짐들과 싸우고 있다
13년을 산 이집에서 애들도 다 컸으니
이제 정리해도 되는 것들은 다 정리를 하자는 어머님의 말씀에 따라
책, 옷, 신발, 갖가지 못 버리고 있던 물건이나 가구들까지
매일매일 버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2016년 1월 8일 알라딘 서적에 35권을 중고로 팔고 61900원을 얻어온 경험을 말하려 한다
불과 열흘 전일이다
우리 집에 십수 년이 넘도록 묵어온 책들을 엄별하여 돈과 바꾼 행위인데
이것은 책을 돈으로 환산에서 기쁘다는 글을 쓰려는 것이 아니다
수천 권들이 꽂혀 있고 많은 사람들이 중고서적을 읽기 위해 발걸음 한 사람으로
그 알라딘 서점에서의 의미를 되새기려 컴퓨터 앞에 앉게 되었다
서점에 들어서게 되면 수천 권의 책들이 우리를 압도한다
또한 그 사이사이 책들을 마주한 사람들을 볼 때면
아 이것은 내가 필요한 책들 즉, 지식을 사는 것과 동시에
그들의 추억을 사게 되는구나 하게 된다
실제로 '작은 포스트잇'에
'내 소중했던 책들을 잘 읽어주세요, 좋은 인연으로 남기를'하는 투의
메모들은 책들 사이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는 귀여운 조언이다
그리고 굳이 메모가 있지 않더라도
책장 사이사이가 꼿꼿하다기보다 술술 넘어간다는 매끄러운 넘김과
햇볕과 세월에 바래진 누런 속지
혹은 간간이 보이는 낙서들이
누군가가 남긴 무언의 추억인 것이다
아무쪼록 그렇게 35권을 떠나보낸 뒤
중고서적과 신간을 하나씩 손에 쥐어 왔다
평소 좋아하는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예지몽과
그의 신간인 라플라스의 마녀를 챙겨 왔다
누군가의 추억을 샀고, 나의 추억을 누군가에게 넘겨주었다
그리고 새 소설책을 사고 잘 보관해두었다가
또 누군가에게도 좋을 추억을 남겨주어야지 하고
그 날 가져온 '라플라스의 마녀'는 애지중지 보는 중이다
묵혀 두었던 글을 하나씩 꺼내 본다.
입을 옷은 패딩밖에 없다며
추운 날씨를 투덜대던 나는 어느새 4월 말.
추억과 바꿔온 라플라스의 마녀는 진즉
예쁘게 다 읽고 동생에게 넘겨주었고,
그 다음 다음 책으로 넘어와
지하철에서 혼자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추억과 지식 그리고 가치를 얻기 위한
알라딘의 지니와 같은 서점은
오늘도 내일도 수많은 추억들과 책들이 오갈 것이다